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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살에 미국유학 다녀오기-34] '그레고리' 엄마가 결혼을 한다고? 그 생일초대했던 꼬마의 엄마가!

by Retireconomist 2011. 7. 30.

결혼식에 초대를 받은 날,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정장을 차려입게 되는 날.

한파가 조금 물러간 듯한 토요일, 오늘은 '데이빗' 아저씨 집안에 경사가 있는 날이라서 그런지 토요일 아침부터 '코니' 아줌마가 미장원에 다녀오시는 등 집안 분위기가 분주하다. 도서관을 향해 나서는 나에게 '코니' 아줌마는 오후 2시까지는 귀가하라고 종용한다. 결혼식에 함께 가자는 주문이시다.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앞서서 홈스테이로 돌아오니, '데이빗' 아저씨가 결혼식에 가기 위한 전초전으로 자동차 세차를 하고 계셨다. 눈이 오면 함께 눈을 치워 드리는 봉사정신이 세차하는데 예외일 수는 없다. 가방을 거실에 던져놓고 '데이빗' 아저씨 세차를 먼저 도왔다. 아저씨는 내 차를 보더니, 저런 차로는 결혼식에 갈 수 없다며 함께 세차를 하자고 옆 마당에 불러올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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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나의 애마 코발트는 깔끔하게 세차를 해서 새 차가 되었다. 2008년식인데 세차를 하고 나니 새 차 같았다. 기분도 상쾌해진 것 같다. 지난 1월 10일 인수받고 나서 처음으로 세차를 한 것 같아서 차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다. 거의 매일 눈과 얼음이 범벅되어서 세차에 엄두도 못 냈던 것이나, 스팀 세차장이 있기는 하나 $50이나 하기 때문에 가까이할 이유를 별로 느끼지 못했던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데이빗' 아저씨 차고에 있는 파란색 딱정벌레 차에 숨겨진 얘기. '코니' 아줌마에 대한 사랑이었다!

'데이빗' 아저씨의 차고는 그의 취미 공간이자 보물 창고임이 분명하다. 세차를 하면서 개방된 차고에는 '비치(BEECHIE)'라는 이름이 선명한 파란색 딱정벌레 자동차가 맨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특별한 날, '코니' 아줌마가 외출하는 경우에만 배차되는 이 차에는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의외의 재미있는 얘기를 '데이빗' 아저씨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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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치(Beechie)'는 '코니' 아줌마의 별명이란다. 어린 시절, '코니' 아줌마의 아버지가 과자 만드는 공장에 다녔다고 한다. 그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이 바로 '비치'라는 이름의 껌(Gum). '코니' 아줌마는 아버지가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을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친구들에게 또는 주변 사람들에게 '비치'껌을 나누어 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치'껌 하면 연상되는 '코니'의 별명은 자연스럽게 '비치'가 되었다고 한다. '코니' 아줌마와 '데이빗' 아저씨는 서로 한 번씩의 이혼을 경험하고 재혼을 했는데, 어느 특별한 날 이 얘기를 들은 '데이빗'이 파란색 딱정벌레 자동차에 '비치(BEECHIE)'라는 이름의 번호판을 단 자동차를 선물하게 되었다고 한다. '코니'가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임에는 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오늘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부가 '그레고리'의 엄마라는 사실에 너무 놀랐다.

'그레고리'는 유학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초대받은 '데이빗'아저씨의 손자라고만 알고 있었고, 꼬마의 엄마를 보았는데 무슨 또 결혼이란 말인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복잡한 가족관계를 '데이빗' 아저씨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지난번 초대받은 그레고리의 생일에서 본 '아빠와 엄마'는 결혼하지 않은 동서 상태였으며, 오늘 결혼을 한다는 것이고, 그레고리의 엄마는 다섯 살 '그레고리'와 여덟 살 '조나단 두 아들을 둔 이혼모, 오늘의 신랑은 아직 결혼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총각으로 '데이빗' 아저씨의 남동생 아들, 친조카라는 것이다.

떡본 김에 제사한다고, 정장 입은 김에 사진을 '코니'와 '데이빗' 아저씨 사진을 찍어 드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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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요?"라는 놀라운 의문문이 내 입에서 바로 터져 나왔다. 두 분이 재혼한 지 25년이 되었는데, 이렇게 정식으로 사진을 찍은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이분들에게 잊지 못할 부부 사진을 찍어 드려야겠다고 집중했다. 집안에서 조명도 없이 찍은 사진이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의 사진을 찍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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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stay_Family_David_&_Connie_0438미국 서민들의 결혼식이라고 소개를 받았지만, 골프장에 있는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것부터 생소했다.

나는 옆방 사우디아라비아 유학생 '바들'을 태우고 오마하에서 남쪽으로 20km 정도 떨어진 벨레뷰 시에 있는 컨트리클럽 결혼식장을 찾아갔다. 1105 County club court Bellevue NE 68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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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인 컨트리클럽하우스]

결혼식에는 '데이빗' 아저씨와 전처로부터 낳은 장성한 아들 부부, '코니' 아줌마의 전남편과 낳은 아들 등 많은 가족이 참석했고, 이해가 가지 않는 가족 문화 중의 하나는 신랑의 이혼한 생모와 신랑의 새엄마가 함께 결혼식장에서 다정하게 만나서 얘기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가족관계를 '멋지다(Cool).'라고 표현하는 '코니' 할머니의 손녀인 '케이(Kei)' 말로서 조금은 이해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누구든지 사진만 보더라도 이해할 만한 사진을 함께 나누어 설명을 생략하고, 동영상을 통해서 그들의 결혼 문화를 좀 더 이해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편집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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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결혼식에서 짬짬이 동영상을 찍어보았다. 우리네 결혼식과는 많이 다르다.]

신부의 마지막 인사는 "재미있었느냐?"였다. 그렇다. 미국 결혼식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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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살에 미국 유학 다녀오기 차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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