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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Publication

[쉰 살에 미국유학 다녀오기-30]'설득력 있는 연설'. 완벽한 점수였지만, 시간을 초과하고 말았다.

by Retireconomist 2011. 7. 15.

대중 앞에서 발표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은 아마도 '용기'를 북돋게 하는 교육과정일 테다.

IPD 과정의 특징이라면 자신이 가진 역량을 최고로 발휘하게 하여주는 관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졌다. 나도 모르는 내 능력을 어떻게 찾아내고 그것으로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것이 이곳 교수진이 맡아서 하는 일이다. 마치 운동선수의 능력을 찾아내고 가장 잘하는 장기를 살려서 위치를 정하고 그 위치에 맞는 운동을 더 강화시키는 축구 감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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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토요일의 캔자스시티 장거리 여행에 대한 피로가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일요일 오전에 교회를 다녀와서는 도서관에서 꼬박 11시간 동안 과제로 내준 독서와 오늘 발표한 '설득력 있는 발표'를 준비했다. 

'메리 팻' 교수의 강좌는 비디오 카메라와 초시계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평가서가 항상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서 준비되어 있고, 교수님이 오히려 집중해서 발표자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서 완벽에 가까운 관찰과 지적을 잃지 않는 친절함과 완벽성이 따르고 있다. 물론 이런 전문성이 비록 박사 학위는 없지만, 더욱 권위 있고 존경스런 마음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번에 발표는 5분. 주제는 쉽고 단순하지만, 청중들이 꼭 강사의 발표 내용에 따라 행동하게 하는 것으로 준비하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가지고 있다. 발표 장소는 강당으로 옮겨서 실시한다. 그 이유는 다른 환경과 다른 청중들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연습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든지 앞에 나서서 설득력 있는 의사전달을 가르치고자 하는 최종 목표에 따른다고 볼 수 있다.

강당인 '랜슬럿 홀'로 발표를 위해서 자리를 옮겼다. '메리펫' 교수는 연단에 다가서는 법, 그리고 바르게 서는 법, 청중들에게 시선을 맞추는 법, 마이크에 다가서서 청중에게 거스르지 않은 목소리의 크기를 조절하는 법, 그리고 손과 몸짓을 통해서 청중에게 보다 설득력 있게 의사를 전달하는 법, 레이저 포인트를 가지고 주목하도록 하는 법, 마무리할 때 강조하는 법 등을 차례로 설명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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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젠테이션에는 모두 이골이 난 베테랑이라고 자부했었지만 '메리펫' 교수의 한가지씩 핀셋으로 집어내는 듯한 지적을 받을 때마다 옥에 수없이 많았던 티끌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이바타'는 짝다리서는 자세가 바뀌었고, '셉'의 발표는 시속 140Km에서 80km 경제속도로 완급 조절되었다. 이것이 교육의 힘이 아닐까 싶다. '메리펫' 교수의 설명이 끝나고 실제 발표가 이어졌다.

역시 이번에도 내가 제일 먼저 '설득력 있는 연설(Persuasive Speech)'자로 연단에 섰다.

내가 발표한 주제는 '일기를 씁시다. (Keep a Diary)'였다. 가볍게 기록한 일기가 역사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야말로 누구나 아는 주제이고 누구나 연상 가능한 내용이었지만, '듀람 박물관'의 '리한센' 시니어의 대화 내용을 인용해서, 모두가 지난 금요일 만났던 시니어이고 그분으로부터 경륜과 경험의 정보를 얻었지만, '리한센'이라는 이름도 그의 직책이 '역장'이었다는 것도 '일기'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기억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고, 나의 역사에 기록되는 주요한 소재가 된다는 내용으로 전체를 이끌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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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표가 다 끝나자 '메리펫'교수의 '평가서'가 바로 나에게 전달되었다. 다음 순서를 준비하는 '셉'을 비롯해서 모두 평가서의 결과를 보기 위해서 동기들이 내 자리로 몰려들었다.

발표시간 7분29초. 2분 29초가 초과하였다. 내 깐에는 그래도 시간을 준수하기 위해서 여러 번 반복해서 연습하기도 했는데, 중간에 내가 만든 분위기에 내가 도취되어 예정에 없던 과거 역사를 한 꼭지 더 넣은 것이 화근이 된 셈이다.

평가 내용은 내용, 구성, 전달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졌고, 그 세 가지 구성의 세부적인 평가 사항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평가 요소 자체가 아마도 '메리펫' 교수의 노하우가 아닐까 싶었다. 물론 객관적인 평가가 뒤따라야겠지만.

내용(Content)에는 적절한 소재(Relevant material), 청중들의 원하고 필요한 것에 대한 인식(Acknowledge audiences wants and needs). 제공하는 소재의 충분한 깊이(Sufficient depth of support material), 흥미로운 예시(Interesting examples), 적절한 볼거리(Appropriate visual aides)에 대한 항목별 내용과 평가가 뒤따랐다.

구성(Organization)에서는 청중의 주목 끌기(Grab audience attention), 분명한 목적 또는 의제의 상태 (States clear purpose or agenda), 잘 짜인 소개 (Well-formulated introduction), 소개에 포함된 이득(Includes benefits in the introduction), 구성계획에 따라 깔끔하게 따라가기(Follows clear organization plan), 주요 강조점에 대한 요약(Summerizes main points), 결론에 있어서  분명한 행동의 요구(Asks for clead action in conclusion), 강력한 마지막 강령 (Strong final statement), 질문과 답변에 대한 적절한 운영(Handles Questions & Answer appropriately)

전달(Delivery)에 있어서는 청중 각자의 표정(Looks at each member of the audience), 편안한 움직이과 자연스런 몸짓(Moves comfortably and gestures naturally), 대화하듯이 열정적으로 발표하기(Speaks conversationally & enthusiatically), 자신과 신뢰로 전달하기 (Conveys confidence and credibility), q볼거리를 효과적으로 다루기(Handles visual aids effectively)

이렇게 많은 항목에 대해서 항목별로 '훌륭함(Good!)' 또는 '더 애쓰세요(Work on) 그리고 간단한 '논평(Comments)'이 뒤따른다. 맨 아래에는 '총평(Overall Comments)'이 적혀져 있다.
 
맨 마지막 줄의 '멋진 결론(Great Final Statement!)'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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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눈을 의심하도록 전체 항목에 '훌륭함'에 표기가 되었다. 각 항목별로 적힌 논평(Comments)은 '잘했다.(Well done)' '훌륭하다(EXCELLENT)' '진짜 전문가답다(very professional)'라고 적혀있었다.

총평에는
- '청중들의 참여를 위해서 매우 훌륭한 질문을 이끌었다.(Very good question to the aucience to engage)'
- '매우 현명하게 언어를 사용했다. (Very wise use of the language)'
- '아름다운 단어를 선택했다. (Beautiful choice of words)'
- '당신의 목소리와 함께 충분히 힘이 있었다. (Excellent power with your voice)'
- '청중에게 그들 자신의 일기를 쓰라는 도구를 통해 훌륭하게 전달하였다. (Good job giviong audience the tools to keep their own diary)'
- '멋진 결론(GREAT Final Statement)' 이라고 적혀 있었다.

동기들의 환호에 으쓱 어깨가 올랐다. 피곤이 일순 사라진 것 같았고, 바짝 마른 입이 언젠가 싶도록 군침이 도는 것 같았다. 그러나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 되돌아보면 발표 환경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만, 시간을 관리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결정적인 실수를 한 것이다.

거꾸로 공부하는 셈이다. '평가서'를 통해서 '설득력있는 연설'을 위해 필요한 요소가 확인되었다.

'셉'은 '홍차(Black tea)를 마십시다.'라는 주제의 발표가 이어졌고, '다치로'는 '녹차(Green tea)를 마십시다.'라는 주제의 발표가 있었다. 이 두 사람의 발표 결과는 나의 평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다음 발표시간에 설전을 벌이며 주장을 펼쳐가는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수업이 끝나고 도서관을 향하면서, 익숙해져가는 유학생활과 가족이 점점 더 보고 싶어지는 향수병 사이에, 소홀했던 회사일이 갑자기 떠올랐다. 전팀장이 홀로 이끌다시피하고 있는 '대한민국 시니어 리포트' 책자 발간 작업은 잘 되어가고 있는지...

서쪽이 될지? 동쪽이 될지? 서울을 향한 방향이 어느쪽인지 잘 구분도 안되는 하늘을 올려다보니 냉정하게 파랗게 질려서 찬 바람만을 밀어내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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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살에 미국 유학 다녀오기 차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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