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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금융주의보-058] 싼 수수료보다 책임있는 투자권유를 원한다.

by Retireconomist 2008. 6. 28.

요즈음 증권가에 요상한 짝뚱 오페라 가수가 등장해서 짝뚱 가사로 오페라의 일부분을 노래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광고 수준이 높아 가는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광고의 원곡은 모짜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다. 어느 시대에나 사회적 불만 세력은 있기 마련이지만, 이 오페라 역시 그 당시 사회에 대해서 잔뜩 불만스러운 의사표시를 오페라 대사에 넣었다고 한다.
 
"권력에 복종하고 권력에 아첨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라든가 "그만한 명예를 얻기 위해 대체 당신이 한 일이 무엇인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 이외에 한 일이 없지 않은가?" 라고 오페라 주인공인 피가로가 그의 주인인 알마비바 백작에게 던진 대사는 당시 왕이었던 루이 16세의 신경을 거슬렸고, 급기야 귀족을 비웃었다는 이유로 상연이 금지 되었었다.
 
우리네는 오페라의 음률이 좋을 뿐, 내용을 잘 알지 못하고 듣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원곡이 오페라의 대사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요즈음 방송 광고를 통해서 전달되는 짝퉁 대사는 영어와 한국어가 섞여서 귀담아 듣기만 하면 무슨 뜻인지 금새 알 수 있도록 아주 쉽게 번안되어 있었다. 혹시 수수료가 비쌌던 것을 대변하는 뜻이 있었을까?
 
짝퉁 오페라 가사를 굳이 번역하자면 "수수료가 싸졌다!"는 것이다.
 
특화된 증권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알고 있는 증권회사의 수익원중 60~70%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 팔면서 내는 위탁 매매 수수료이다.  쉽게 말하면 증권회사는 증권 중개업이 전체 업무의 60~70%를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고, 수수료를 받아서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 투자자들이 방문해서 거래하는 일선 영업점에서는 거의 대부분을 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고, 일부는 펀드 판매 수수료와 맡긴 돈을 운영해서 남는 이른바 금융수익이 차지하고 있다.
 

[사진설명 : 증권사 객장에서 주가 하락에 불편한 한 투자가의 뒷 모습]

주 수익원인 수수료를 낮춘다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불안 요인 중 하나이다.
 
보다 높은 수익을 목적으로 직접 주식을 매매하는 투자자에게 있어서 매매수수료는 2차적인 문제이다. 수익이 우선이다. 그런데 이렇게 매매 수수료가 낮아진다면, 증권 브로커들은 본인에게 할당된 목표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객을 모셔 오거나 더 많은 매매를 통해 목표 수익을 달성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는 악순환에 비자발적으로 개입하게 된 형국이다.
 
물론 아직은 은행에서 개설된 증권 계좌에 대해서만 수수료가 낮아지고 있는 상태이지만, 증권회사 지점을 방문해서 거래하는 고객들이 은행에서 개설된 계좌로 옮긴다고 한다면 현재 수수료를 낮추어서라도 붙들어야 하는 이른바 '협의 수수료'가 암암리에 적용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는 불안감을 씻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과당경쟁 속에서 발생되는 매매 수수료의 하락이라는 1차적인 혜택을 누릴지는 모르나, 여전히 변함없는 증권회사의 목표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지 고객을 '봉'으로 단행될 지 모르는 새로운 영업 형태에 대해서 걱정스럽게 지켜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다가온 것이다.
 
증권시장은 하루도 편안한 날 없이 출렁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마음도 주가에 따라 청룡 열차를 타고 수직 하강을 거듭하고 있는 형국에, 증권 브로커들은 그래도 '할당목표'를 채우기 위해서 "더 떨어질 것 같으니 지금 손해라도 파세요."와 "이제는 다 떨어졌으니 사시죠?"라는 양심에 반하는 투자 권유를 어찌 절대로 안 할 것이라고 하겠는가?
 
증권회사의 매매 수수료 수익은 지금까지 천수답이었다. 시장 상황이 좋아 거래가 많으면 수익이 많았고, 시장 상황이 나쁘면 거래가 줄어들고 수익이 낮았다. 인위적으로 올리고 내릴 수 없는 한계가 분명 있는 영역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요즈음처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분위기를 몰고 가고 있는 것이 투자자를 위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유이다. 망하는 증권회사가 나오는 것도 원하지 않고, 수익 보전을 위해서 '봉'인 개인 투자자들을 ‘(소위)작전 현장’으로 꼬드기는 것도 원치 않는다. 그저 투자자들은 합당한 수수료를 내고, 책임 있는 투자 권유를 받고 싶을 뿐이다.
 
역발상으로 증권매매 수수료를 투자자들이 정하게 하면 어떨까? 이익이 나면 수수료를 많이 내고, 손해가 날 때는 수수료를 내지 않는 방식 같은 것 말이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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