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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금융주의보-060] 개인 투자자를 위한 증권회사는 없다.

by Retireconomist 2008. 7. 12.

어제 한 증권회사가 분석한 증권 산업에 대한 보고서를 인용하여 삼성, 대우, 우리 투자 증권 등 국내 상위 7개 증권사들이 올해 1∼6월 벌어들인 순이익이 7천8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는 내용과 증권 업계 50여 개사인 전체 증권사의 순이익 규모는 1조5천억 원에 이른다는 보도자료를 보았다.

이 기간 동안 KOSPI가 20% 가량 하락했고, 국내 주식형 펀드도 10% 이상의 손실을 낸 것을 감안하면 어려운 가운데 순이익 내느냐고 참으로 고생 많았다는 치하도 해야 할 것이다. 그간 증권회사에서는 각종 경영 혁신을 비롯해서 수익원 발굴 및 고객 개척에 얼마나 많은 노고를 쏟아 부었고 그 성과가 이렇게 수치로 확인된다는 측면에서는 박수를 보낼 일이다. 실제로 증권사는 수익 다변화에 대한 결실로 주식 중개 등의 수탁수수료에서 약 9천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 이외에, 펀드 판매 수수료 수익으로 3천억 원 규모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개인 투자자들의 지난 상반기의 투자 성적은 어떠했을까?

뻔한 답이 나올 것이다. 급등락의 최일선에는 항상 개인 투자자들이 희생양처럼 매달려 있는 듯한 형국이 연출되고 있다는데, 이 시점에서 증권회사는 다시금 고객을 향해 시선을 돌아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과거 증권회사는 과당 매매나 불공정 매매에 대해서 위법 사실을 사전에 방지하고 사후에 엄중한 처벌을 통해서 증권회사의 직원들의 비위 사실을 축소시키는 경영 활동의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보다 고객의 관점에서 경영 혁신을 추구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외국인이 20여 일간 매도 우위로 지속적인 주가 하락이 있는 기간 중에 증권회사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추천 종목은 ‘이 종목을 사세요 하는 매수 추천 일색’이 아니었는가? 거기에 덧붙여 날마다 앵무새처럼 반복적으로 “증권시장이 바겐세일하고 있습니다. 분할 매수의 적기 입니다.”고 하면서 이미 모든 투자금이 하락하는 주가에 묶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주식 뿐만 아니라 그 수익률 좋다고 선전하던 펀드도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인사이트 펀드’를 판매한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사과 한다.’는 말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바 있다. 필자는 지난 2007.11.9 본 사이트 칼럼을 통해 “ ‘묻지마 펀드’에 가입하지 않는 것도 펀드 투자의 한 방법”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 인사이트 펀드의 수익률은 -30%에 이르고 있다. 100만원 펀드에 가입했다면 현재 70만원밖에 찾지 못한다는 얘기다. 물론 제반 경비는 차치하고도 말이다.

증권사들은 상반기에 1조원의 수익을 냈는데, 그의 고객들은 손실에 망연해 하고 있다.

어딘가 모르게 불공평하거나 배려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고 시장 상황이 나쁘면 증권회사의 실적이 적자가 되어야 한다거나, 시장 상황이 나쁜 것이 증권회사에게 잘못이 있다는 얘기도 결코 아니다. 과거 시장 상황이 나쁘면 증권회사들의 수익이 나빴지만 요즈음은 시장 상황에 대한 연관성이 많이 축소된 경영 환경을 가지고 있게 되었다. 이면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협조와 희생이 있지 않았겠는가?

어려운 여건에서 확고한 수익 기반을 갖추어 가고 있는 증권회사로서 더 이상 증권업이 시황에 좌우되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면, 같은 영업 공간에서 고객으로 모시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대처 상황을 만들어 주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주가는 계속 떨어져 불안한데, 쉬지 않고 거래하라고 추천하거나, 이미 더 이상 투자할 돈이 없는데, 매수를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권유하고 있다. 20일간 하락하는데 매일 분할 매수하면 100만원을 가지고 5만원씩 사라고 하는 것인가? 반대로 손실이 이만저만 한 것이 아닌데 이제는 손절매 하라는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증권시장이지만,

아직은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증권회사는 없는 것 같다. 아니, 결단코 없다.

증권회사가 지금까지 각고의 노력으로 경영 혁신과 수익 다변화를 통해 주가 하락기에도 확고한 수익 기반을 가지게 되었다면, 개인 투자자들에게 말로만 사과하지 말고, 안정적인 투자 성과를 제시할 수 있는 진정 개인 투자자를 위한 증권회사가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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