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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ifestyle/책Book

[청와대 사람들은 무얼 먹을까] 필화를 부른 책

by Retireconomist 2005. 9. 21.
필화(筆禍)를 부른 책 '청와대 사람들은 무얼 먹을까'가 출판사에는 효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9월 12일 책을 출간한 도서출판 '현재' 관계자는 "11일 청와대 직원이었던 저자 두사람의 사표가 수리됐다는 보도가 나간 뒤 거래하는 서점들로부터 책 주문이 쏟아져 재판 인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 9일 매장에 등장한 '청와대…'는 10일까지 팔리지 않다가 11일 10권, 10일 5권이 팔렸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13일 오전까지 판매되는 상황을 지켜본 후 출판사에 추가 주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풍문고에서도 보도가 나간 직후부터 책이 팔리고 있다. 현재 측은 "대통령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 정도의 내용이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군사기밀도 들어있다고 하는데 웬만한 일반인도 알고 있는 내용"이라며 "어차피 팔기 위해 책을 만든 만큼 판매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화관광부나 간행물윤리위원회 등 관련 부처들은 책 판매를 금지할 제재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 '청와대의 심기'를 고려해 무슨 조치를 취하고 싶어도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 문화관광부 출판신문과 관계자는 "책 판매 금지는 사법기관의 판단 대상이지 문화부 업무소관이 아니다"고 밝혔다. 간행물윤리위원회측도 "가령 폭력혁명을 선동하는 등 사회존립의 기본체제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책에 한해 청소년 유해 간행물로 결정, 판매 금지할 수 있을 뿐 일반 성인을 상대로 한 판매금지는 업무 영역을 벗어난다"고 말했다.
신준봉 기자 2002.09.12 18:41 입력

"DJ는 고구마, 李여사는 뻥튀기 즐겨" 출간 기획한 4급 1명도 기강해이·비밀누설 문책

청와대는 11일 '청와대 사람들은 무얼 먹을까'라는 책을 펴낸 여직원 전지영(全智英.9급)씨와 이 책의 기획자인 김운형(金運亨.4급)행정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기강해이와 비밀누설 책임을 물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직원식당 조리사인 全씨는 이 책에서 김대중 대통령 내외의 식사습관, 식단의 특징 등을 소개하고 있다. 기획자인 金씨는 '서편제'의 주연인 여배우 오정해씨의 남편이다. 金씨는 "정몽준 의원 캠프에서 일하겠다"면서 사표를 제출했고 청와대는 바로 수리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책의 내용이 대부분 엉터리라고 주장했다. 책에는 "김대중 대통령은 옥수수를 좋아해 1년 내내 냉동실에 보관한다. 金대통령은 아침식사 후 찐 호박.삶은 밤.떡.고구마.감자 등을 후식으로 먹는다. 金대통령은 겉절이와 젓갈이 들어간 김치 등을 좋아하는 김치광(狂)이고, 이희호 여사는 적당히 익은 김치를 좋아한다"는 것에서부터 "金대통령이 중국음식을 좋아해 청와대 행사에는 중국음식이 자주 식탁에 오른다." "이희호 여사는 거의 매일 꼬치에 끼운 은행을 즐겨 먹는다. 李여사가 길가에서 파는 뻥튀기를 좋아해 여비서가 사러 나간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대통령은 처음에 전라도 음식 특유의 간이 짜고 젓갈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선호했지만 이후 싱겁게 먹으며 체중을 줄였다. 관저 주방팀은 대통령 식사가 나간 후 간장과 소금간을 더해 먹기도 한다"는 대목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全씨는 비서실 직원식당 조리사일 뿐이고 대통령 관저 식당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면서 "청와대 직원이 어떻게 대통령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흥밋거리로 써놓을 수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책에는 청와대 측을 자극했을 것 같은 대목도 있다. "청와대에서 귀빈을 대접할 때는 제비집 수프를 만든다. 주방에서 된장찌개를 준비했는데 대통령이 '설렁탕이 먹고 싶은데' 하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이때는 음식점에 가 구해온다. 당도가 기준미달인 과일은 상에 오르지 못한다" 등이다. 청와대 측은 "게다가 全씨가 청와대 보안시설과 을지훈련 관련사항, 경비병력 인원, 대통령 주관행사의 준비과정 등의 비밀사항까지 책에 적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책에는 "청와대 직원식당 인기메뉴는 잡채인데 비결은 설탕 대신 물엿을 쓰는 것"이라는 내용도 있다.

청와대는 뒤늦게 全씨가 책을 펴낸 사실을 알고나서 법원에 이 책에 대한 '판매정지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법도 검토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히려 책에 대한 호기심만 자아낼 것 같아 포기했다는 것이다. 대신 경찰은 全씨와 金씨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김운형씨는 "외국인에게 한국의 식사문화를 알리기 위해 책을 기획했는데 의도와 달리 파문이 커져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 "청와대 인터넷에 뜬 내용을 주로 소개했다"고 해명했다.

김종혁 기자 2002.09.12 07:50 수정






▲ 최근 청와대 요리책을 기획,말썽을 일으킨 김운형 전 청와대행정관이 영화배우 오정해씨와 97년4월26일 63빌딩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주례는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
요리책 한 권 때문에 청와대가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청와대는 지난 9월 11일 ‘청와대 사람들은 무얼 먹을까’라는 책을 쓴 전지영(全智英·29·전 기능 9급 위생직)씨와 이 책을 기획한 김운형(金運亨·32) 시민사회비서실 행정관(4급)을 청와대 복무규정 위반과 형법 127조 공무상 비밀누설죄 위반 등의 책임을 물어 사표를 수리했다고 발표했다.

이 책은 대통령 내외로부터 고위 비서관, 일반 직원에 이르기까지 ‘청와대 사람들’이 먹는 음식들의 뒷얘기를 속속들이 담고 있어 출간 즉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청와대가 이 책 관련자들의 사표를 받은 것은 저자인 전씨가 대통령 내외의 밥상과는 관계없는 ‘직원식당 영양사’일 뿐이며 따라서 책에 나오는 대통령 부부에 대한 식습관 등 내용이 대부분 엉터리인 데다가 특히 청와대 보안시설 및 경비 병력, 대통령 주관 행사 절차 및 준비과정 등 비밀 및 대외비 내용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이 기획·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던 청와대는 책 발간 사실을 뒤늦게 알고 법원에 판매정지가처분신청을 내는 방법까지 검토했지만 오히려 책에 대한 호기심만 자아낼 것 같아 포기했다고 한다.

이 책에는 대통령 부부의 개인적인 식습관에서부터 “청와대에서 귀빈을 대접할 때는 제비집 수프를 만든다” “당도가 기준 미달인 과일은 상에 오르지 못한다”는 등 민감한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책은 대통령 내외가 90년대 후반부터 여러 매체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짜깁기하고 거기에 그럴 듯한 내용을 덧붙였는데 이 덧붙인 것은 모두 엉터리”라면서 “대식가로 알려진 김 대통령이 소식(小食)을 한다고 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이 여사가 뻥튀기를 즐긴다거나 대통령이 일년 내내 옥수수를 먹는다거나 청와대 식사에 제비집 수프가 빠지지 않는다는 것 등은 모두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청와대 사정을 알리려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공론화시킨 것은 보안을 지키겠다는 서약을 준수하면서 성실히 일하고 있는 다른 직원들의 사기와 기강문제를 고려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런 식으로 한 건 하려고 마음 먹는다면 청와대 직원들 모두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청와대 한 행정관의 돌출 행동으로 빚어진 해프닝으로 간주될 수도 있겠지만 ‘군기 빠진 청와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지적이 많다. 청와대 공보 관계자는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저자와 기획자가 스스로 책 홍보에 나서고 청와대 식당에서 언론보도용 사진까지 번듯이 찍는 등 기강 해이 분위기가 역력하기 때문이다. 책을 낸 출판사조차 청와대와 직접 관련된 책을 내면서도 청와대쪽과 전혀 접촉을 시도하지 않은 것 역시 ‘무력한 청와대’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청와대 직원 채용 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 이 책의 기획자인 김운형씨는 스스로 이력사항에 ‘청와대 최연소 행정관’이라고 적고 다닐 만큼 젊은 나이에 청와대에 들어왔고 미국 석사로 알려져 있지만 아리랑방송에서 잠깐 일했다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경력도 없다.

이 때문에 그가 청와대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1997년 4월 영화 ‘서편제’의 주연 여배우인 오정해(吳貞孩)씨와 결혼할 때 김대중 대통령이 주례를 선 것과 관계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야당 총재였던 김 대통령은 유신 이후 한 번도 주례를 서지 않다가 25년 만에 주례로 나서 주목을 받았고 오정해씨와 함께 각종 여성지 인터뷰에 등장하기도 했다.

● “고시출신보다 빠른 이례적 승진”

또 하나 의문은 1997년 4월 결혼 당시 김운형씨는 미국 시애틀대 국제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던 중 군 복무를 위해 일시 귀국한 상태였으며 같은 해 7월부터 학사장교로 군 복무를 할 예정인 것으로 보도됐지만 아리랑방송을 거쳐 1998년 10월 청와대에 채용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씨는 청와대에 제출한 이력서에 시애틀대 학사라고 썼으며 군대는 의가사 제대한 것으로 돼있다”고 해명했다. 정부의 한 공무원은 “4급 공무원이 되려면 고시를 거쳐 10년 넘게 근무해야 한다”면서 “이같은 사례가 많아질수록 공무원 사기는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정몽준(鄭夢準) 캠프에 합류하기 위해 이 사건 이전에 청와대에 사표를 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몽준 의원 캠프의 정광철(鄭光哲) 공보특보는 9월 1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씨는 캠프에 합류하지 않았으며 그의 캠프 합류 여부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문들을 확인하기 위해 김씨와 부인 오정해씨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오씨는 곧바로 전화를 끊었고 김씨는 휴대전화도 받지 않았고 수차례 녹음을 남겼음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김덕한 주간조선 기자 ducky@chosun.com)




참으로 특이한 사건으로 기억된다.
오늘 청와대 점심메뉴는 무엇이었을까?

ⓒ 개구리운동장

 청와대사람들은 무얼 먹을까  /  전지영 지음  /  8100원
‘베일’에 싸여있는 청와대 음식의 일단이 공개됐다. 지금도 ‘내일 메뉴’에 보안이 걸려있는 마당에, 맨 위로는 대통령 내외부터 고위 비서관, 일반 직원에 이르기까지 ‘청와대 사람들’이 먹는 음식의 속속들이 뒷 이야기가 흥미롭다.-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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