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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ifestyle/책Book

여인을 유혹하는 눈길이 왜 '추파' 일까? [유학경림]

by Retireconomist 2005. 8. 7.
유학경림 1 -  /  정등길 選, 추성맥 註, 임동석 역주  /  17820원
중국의 수 많은 교재 중에서도 지금도 어린이용 교재로 널리 쓰이고 있는 대표적인 책 과 . 두 권의 책은 중국에서 '동몽교재'라 불리우며 고유의 정서와 학술, 문화와 상식, 역사 속에 내재된 삶의 방식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학습교재이자, 독서 교재로서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휴가철 해변가. 시원한 비키니 차림 여인들이 모래사장을 거닌다. 그렇다고 함부로 추파를 던지면 곤란하다. 여기서 질문 하나. 왜 유혹하는 눈길을 ‘추파(秋波)’라고 하는 걸까?

‘가늘고 예쁜 손가락을 봄 죽순같다고 하고
아름다운 눈길을 추파 같다고 한다’
(纖指如春筍, 媚眼若秋波)


추파는 원래 ‘여인의 아름다운 눈동자’ 혹은 ‘가을 물에 비친 맑은 햇빛’을 뜻하는 말이었지만 훗날 유혹이라는 뜻으로 바뀌었다.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백보홍’이란 시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추파에 회답하지 않네(佳人未肯回秋波)’라고 읊었다.

중국 명나라때 간행된 이 책은 살아가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상식과 고사를 고전들 속에서 뽑아 편찬했다. 우리말에서 많이 쓰이는 어려운 한자어의 용례를 알아보는데도 유용하다. 천문(天文)부터 화목(花木)에 이르기까지 33개 항목으로 나눠 찾아보기 쉽도록 했다.

‘조손부자(祖孫父子)’ 항목을 보자. ‘시조를 비조(鼻祖)라 하고 먼 후손을 이손(耳孫)이라 한다.’(始祖曰鼻祖, 遠孫曰耳孫) 시조는 왜 ‘코(鼻)’이고 후손은 왜 ‘귀(耳)’일까? 한나라 양웅(楊雄)은 ‘방언(方言)’이란 책에서 ‘사람이 잉태하면 코가 가장 먼저 생기므로 비조라고 한다’고 적었다. 먼 후손에 귀가 들어가는 이유를 알려면 ‘한서(漢書)’를 읽어야 한다. 귀로 들어서 알 뿐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유학경림(幼學瓊林)’은 ‘어린이가 배워야 할 주옥같은 글 모음’이란 뜻이다. 중국에선 “유학경림을 읽고 나서야 천하를 활보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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