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마케팅의 원칙에서 슬로건은 주체가 되는 국가나 도시, 단체, 개인 아니면 기업이 가진 가치나 비전, 과거의 역사, 특징 등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문구를 말한다. … 서울의 슬로건은 서울시민이 바깥세상에 대해 '우리는 이런 사람'이라고 선언하는 형식이어야 하는데 자기가 자기한테 인사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따라서 ‘하이서울(안녕하세요 서울)’은 집안의 가훈이 ‘안녕하십니까 우리집’인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결국 서울시는 지금까지 슬로건이 뭔지도 모르면서 슬로건을 제정하고 도시마케팅 사업에 엄청난 예산과 정열을 쏟아 부었다는 말이 된다.--- p.87 <콩글리시 폭주기관차 ‘하이서울’> 중에서
이 세상에 drive my way를 안하는 운전자는 하나도 없다. … 그리고 미친 사람이 아니라면 운전할 때는 당연히 my way로 가지 his way나 her way로 엉뚱하게 몰고 가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운전이라는 것은 모두 자기가 알아서 제 갈 길로 자동차를 모는 것뿐인데 Drive your way([당신의 길로] 알아서 운전해 가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은 소비자들을 거의 바보로 취급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p.35 <미치거나 바보거나_Drive your way (현대자동차)> 중에서
영어에서 morning은 그저 점심이나 저녁이 아닌 '아침'일 뿐이다. 따라서 특별한 상징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별다른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키지도 않는다. 따라서 자동차 이름으로 모닝이 가능하다면 Evening이나 Night, Noon, Afternoon 아니면 Midnight 등도 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여기에 모닝이라는 이름의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것이다.--- p.119 <자동차 이름 다시보기, 모닝(Morning)> 중에서
모든 사람들이 특정 정당을 ‘우리당’이라고 부르게 만드는 것은 명백한 독선이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당원이나 지지자들에게는 당연히 ‘우리당’이겠지만 정치적 성향을 달리하는 사람들로부터도 ‘우리당’라는 명칭을 듣고야 말겠다는 자세라면 이보다 더 닫힌 태도는 없을 것이다. 억지로 우리당이라고 부르는데 대한 반발심 때문인지 ‘열린당’ 혹은 더 이상한 이름을 만들어 사용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이다.--- p.144 <열린우리당의 ‘비밀’> 중에서
“이 문제는 또한 우리 회사가 전 세계에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하면서 내가 지속적으로 회사 동료들과 갈등을 겪는 이유가 되고 있다. 광고 (문안)에 관한 한 서양인인 나의 의견은 항상 한국인 동료들과의 투표에서 무시된다. 유명 해외 언론매체에 광고를 새로 낼 때, 우리 사무실에서는 투표로 문안을 결정한다. 한국인이 아닌 사람은 나 하나밖에 없고 나는 항상 진다. 지금 한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하이서울’이나 ‘다이내믹 부산’ 또는 제주도에서 사용하고 있는 ‘즐거운 섬 보물섬’과 같은 (엉망으로 만들어진) 슬로건은 아마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을 것이다.”--- p.277 <콩글리시 마케팅은 자해행위, 외국인 코멘트> 중에서
우리는 지금 콩글리시로 세계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결국 우리가 우리의 소중한 가치를 헐값에 넘기면서 스스로의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 기업이나 국가는 언제 어떠한 형태로 마케팅의 원칙을 무시하는 결정이 내려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기초가 탄탄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바닥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시점에.--- p.284 <한국에선 콩글리시 마케팅도 괜찮다?> 중에서
저자는 이런 문제점들이 생겨난 원인으로 수직적 기업문화를 지목한다. 실무자들이 몇 가지 슬로건을 제안하면 경영진들이 영어권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절차 없이 마음에 드는 한 가지를 골라 그대로 밀어붙인다는 것.
저자는 "영어가 공용어인 홍콩도 'Asia's World City'라는 홍보문구를 만들 때 18개월 동안 여러 나라에서 리서치를 실시하고, 총 125만 달러의 비용을 들였다"며 "큰 비용이 들더라도 국가나 서울, 삼성 등이 훌륭한 슬로건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에서 오히려 자신의 얼굴에 먹칠하는 콩글리시 슬로건들을 몰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데 잘못된 영어가 문제라니 영어를 바르게 익하는 일은 멀고도 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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