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 몬스터(Change Monster). 생소한 용어이지만, 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전략, 혁신, 구조조정 등에 대해 고민해 본 사람은 쉽게 이해할 것이다. 보스턴 컨설팅의 수석부사장이자 조직실무 책임자인 저자는 여러 기업의 경영혁신과 합병에 컨설턴트로 참여하여 얻은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그녀는 기업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처해 있을 때 떠오르는 모든 인간적인 문제들을 체인지 몬스터라 부른다. 경영혁신에서는 운영상의 혁신과제 추진보다 인간적인 관점에서의 변화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모든 기업에서 변화는 보편적인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그 패턴을 명확하게 규명하여 변화 자체를 관리하거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취지에서 책을 썼다고 말한다.
기업이 경영혁신 내지는 변화에 성공하려면 세 가지가 꼭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강력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전략, 급격한 변화과정에서 필수요건으로 부각되는 바람직한 경영 그리고 변화과정에 내재되어 있는 구성원의 감정과 행동상의 문제를 찾아 다스리는 변화관리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은 경영자와 변화를 주도하는 참모진, 경영혁신 기획 담당자와 일선관리자 입장에서 조직 구성원의 감정문제 관리 즉, 몬스터 관리를 주제로 삼고 있다.
기업의 변화과정에서 운영상의 제반 요소를 고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를 변화시키기는 더욱 어렵다. 잘 드러나지 않는 인간감정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키고 이에 따르는 문제를 관리하지 않고서는 혁신이 궁극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변화에는 조직 전체로서는 물론 개인적으로 두려움, 집착, 우울, 분노, 기대, 충성심, 기쁨, 성취, 만족감 등 몬스터라 지칭한 인간의 여러 감정이 수반된다.
따라서 저자는 변화관리를 기업운영상의 혁신과제 실행보다는 본질적으로 감정적이고 인간적인 문제라고 정의한다. 운영상의 과제 실행에 성공하고 혁신을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문제를 파악하여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직접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야만 변화는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거의 모든 산업에서 경영환경 변화의 공통적인 추세로 세계화에 따른 지리적 장벽 소멸, 정보기술과 인터넷 등 기술발전, 규제완화 등을 꼽고 있다. 생존경쟁에 앞서기 위해 기업은 날로 변화해야 한다. 기업이 새롭게 변화하는 것을 혁신이라 한다. 그리고 혁신은 고객, 제조과정, 영업과 서비스, 조직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움(Newness)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새롭게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의 중심에 인간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기업의 변화나 혁신은 결국 사람들의 의식구조와 업무방식이 변해야 가능하다. 따라서 변화과정에서 사람의 문제를 극복하고 효과적으로 혁신에 이르게 하는 관리기법, 즉 변화관리가 갈수록 중요해 지고 있다.
조직에 속한 개인이 변화하기까지는 네 단계를 거친다. 앞으로 일어날 변화를 인식(Awareness)해야 하고, 왜 변화해야 하는지 이해(Comprehension)해야 하고, 실천할 것에 대한 의지(Commitment)를 가지고, 행동(Action)에 나서야 한다. 그러므로 변화관리에서는 의사소통이 중요하며, 개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1) 침체기
모든 조직은 침체기에 빠질 수 있다. 소수의 기업을 제외하면 모두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빈약한 전략, 고위 경영층의 지도력 부재, 급격한 시장의 변화, 신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실패, 과거에 고착된 기술과 프로세스, 실행력 부족 등이 원인이다. 매출이나 시장점유율 하락, 주가 하락, 고객 이탈, 낙후된 제품과 서비스, 인재 이탈 등이 외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몬스터가 겨울잠을 자고 있는 시기이다. 변화가 없으므로 대단히 편안하고 위기의식도 없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할 줄 모르는 경우도 있다. 침체기에는 몬스터가 우울증과 과활동성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과활동성은 정신없이 분주하게 활동하지만, 이것저것 시도하나 끝까지 간 적이 없는 현상을 말한다.
과활동성에 빠진 기업에서는 조직원이 열심히 돌을 굴려 올려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난 그리스 신화속의 시지프스와 같이, 열심히 일하나 성과를 내지 못한다. 경영진은 신뢰를 상실하고 구성원은 변화와 혁신에 내성을 키운다. 이 때 혁신은 부가가치가 낮은 일을 과감히 없애는 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침체기에 처한 기업에서 변화는 경영을 맡고 있는 경영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권한과 책임을 가진 경영진이 강력한 의지로 혁신을 꾀해야 빠져 나올 수 있다. 조직원에게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현실을 직시하게 해야 한다. 전략을 명확히 하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파산하거나 합병 등 외적 충격에 의해서 빠져 나올 수밖에 없다.
(2) 준비기
조직 내부에서 변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준비국면은 시작된다. 새로운 조직을 고안하고, 역할과 책임을 정의하며, 핵심사업, 상품과 서비스, 핵심역량을 결정해야 한다. 설비 합리화 등 실무작업도 필요하다.
몬스터가 잠에서 깨어나 조직 전체에 감정적 동요를 불러일으키는 시기이다. 모든 사람들이 변화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감정이 격앙되고, 걱정과 초조, 희망과 위험, 흥분과 배신 등의 증세를 나타낸다. 혁신에 내성이 생긴 기업에서는 짜증, 냉소, 무기력, 불신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저자는 주요한 변화 시도가 실패로 귀결되는 가장 보편적인 원인은 경영진의 일관성 결여에서 비롯된다는 실증적 연구결과를 보여 준다. 경영진의 비전과 전략에 대한 확고한 태도와 의지의 부재에서 실패가 비롯된다. 비전을 구체화하고 상세한 계획을 수립하여 조직원이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 일어날 일과성과에 기대감을 갖게 해야 한다.
내부의 힘겨루기나 반란 등 저항 단계에 이른 몬스터를 용납해서는 안된다. 조직원들이 실천의지와 열정을 갖도록 만드는 것은 쉽지 않으나, 믿음과 자극을 주어야 한다. 기존의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경영진이 진심으로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한다.
변화에 대한 준비정도를 파악하고 조직의 변화 성향과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준비-의지-역량’차트를 유용한 도구로 쓸 수 있다. 건전한 불만을 유도하여 귀를 기울이고, 자주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의사소통해야 한다. 최고 경영자가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면 든든한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해 변화는 천천히 시작해서 점점 속도를 붙여 한다.
(3) 실행기
전체적인 변화 계획과 부서별 또는 개인별 역할과 임무를 발표하고, 새로운 보고체계와 변화된 업무 프로세스를 정하고 나면 여행은 시작된다. 조직과 업무, 각종 업무지침을 고치고,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각종 계획을 수립한다. 인력 계획을 수립하고 재배치한다.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나하나 실행해 나간다. 변화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작업이 시작된다.
몬스터가 기지개를 켜고 은신처에서 기어 나오고 동시에 온갖 유형의 반응이 나타난다. 위기의식, 두려움, 혼란과 무관심, 분노와 무력감, 변덕 등이 안도감, 기대, 흥분 등과 뒤섞인다.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수용하지 못한다. 관망하며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모든 것이 변한 것 같지만, 아직은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경영진은 조직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변화를 강조할수록 고통이 커지므로,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변화를 수용하는 사람에게는 아낌없이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 변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필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 은밀하게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들에게는 희망과 기대를 심어 주어야 한다.
의사소통이 더욱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물을 보는 관점과 행동방식을 바꾸도록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설명하고 납득시켜야 한다. 리더들이 먼저 새로운 생각과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구성원들도 신념을 바꾸고 참여한다. 다양한 비공식 경로를 활용한 의사소통도 효과적이다. 원활한 실무협조를 위해 실무진 사이의 의사소통을 장려해야 한다. 실패와 시행착오를 인정하는 리더의 솔직한 자세는 책임의식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준다.
실행기에는 모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검증한 후 실행한다. 간단한 목표에 초점을 맞춰 일단 성공시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변화를 이끌 의지가 없거나 저항하는 고집 센 리더를 물러나게 한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변화의 주도자를 육성한다.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성공사례를 복제하여 전파한다.
(4) 결정기
새로운 세계가 현실이며, 새로운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다. 계획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실행과정에서의 성공을 정착시키고, 실패와 오류를 진단하여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새로운 신념과 행동 모델을 만들어 내고, 변화를 전사를 길러내고, 저항과 망설임을 극복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움직이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 와중에서 사업은 계속 굴러가게 해야 한다.
변화의 운명이 여기서 결정된다. 실행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조직이 자만심에 빠지고 경영자는 다른 곳에 눈을 돌리기 쉬운 단계이다. 그렇게되면 몬스터는 폐기물이 된 변화 프로그램을 보고 자신의 승리를 확인하며 미소짓는다. 변화가 성공적으로 완성되기 전까지는 조직이 아직 몬스터의 손아귀에 잡혀 있다. 변화노력이 과거로 회귀하거나 중간에 고착될 가능성이 높아 실패로 이어질 위험이 가장 높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몬스터는 조직내 자신의 위치와 미래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다. 보수, 직책, 미래, 자신의 인생, 힘든 과업 등을 변화된 현실과 비교한다. 답이 긍정이면 변화의 일부분인 시련과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더욱 의지를 다진다. 답이 부정이면 회의와 냉소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지금까지 자신의 성공이 변화과정에서 사라져 버린 것같이 느끼고 뒷걸음질친다. 과거를 그나마 좋았던 기억으로 회상하며 고단한 변화의 여정을 포기할 명분을 갈망한다.
새로운 생각과 업무방식에 에너지를 썼기 때문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경영자는 변화에 집중력을 유지하고 계속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자신의 경험과 신념, 의지만으로 현실을 진단하지 말고 신중하게 현실을 파악하여 대처해야 한다. 의사소통 경로를 열어 놓고 변화의 진행과정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애써 쌓아 온 신뢰와 추진력이 일선에서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일선관리자와 직접 의사 소통하라. 개인이 변화하지 않으면 조직도 변화할 수 없으므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일에 역점을 두라.
(5) 결실기
모든 변화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실행과제가 하나씩 성공하고 변화가 상승작용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주가는 상승하고 새로운 고객이 늘어나고 매출과 이익도 증가한다. 비용은 줄고 생산성은 높아지며, 유능한 인재가 가세한다. 각종 상을 수상하고 언론 등 외부 평판도 높아진다. 희망이 무르익고, 성과를 서로 인정하고 축하한다. 그간 쌓아 온 신뢰와 단결심을 더욱 굳힐 수 있으며 성공 경험을 깊이 간직할 수 있다.
무관심, 무력감, 냉소 등 몬스터는 교활한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 잠시 승리의 만족감에 젖어 있는 사이에 변화노력이 중단된 신호로 받아들인다. 더 이상 밀어붙이지 않아도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며, 새로운 업무프로세스를 포기하거나 합의된 규정을 어겨도 방치한다. 과거로 회귀해도 눈총을 받지 않으며,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과거의 낡은 프로세스가 아직 공존하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려는 열정은 급속히 식어 간다. 회사 복도에서 서성이면서 몬스터가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다.
성공의 과실을 폭넓게 공유하고 음미하되, 변화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를 살려 나가야 한다. 긴 여정을 통해 터득한 교훈을 소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나, 바로 맞은편에 새로운 침체기가 도사리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시장은 계속 변하며 고객의 새로운 욕구는 커진다. 경쟁자가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들고 나타난다. 만족감과 안주는 가장 큰 위험요소이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적응법을 개발해서, 조직 스스로 변화에 익숙해지는 것이 가장 큰 자산이 되어야 한다. 변화를 정착시키려면 지속적으로 새로운 변화에 기꺼이 도전해야 한다.
개인의 몬스터 관리
외부에서 자본과 인재 등 경영자원을 공급받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기업의 존재 이유이고 사명이다. 따라서 조직 구성원은 새로운 가치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열망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몬스터에 사로잡힌 사람은 조직이 큰 변화를 꾀할 때, 방관하고 무시하고 기회를 엿본다. 자신의 할 일이나 못한 일에 대해 참견하거나 지적하면, 변명거리나 정당화시킬 상황, 사건이나 사람을 찾는다. 책임을 돌릴 변명거리를 찾는 본성이 발동한다.
인간의 자기방어 본능을 입증하기 위해 저자는 세살박이 딸아이와의 경험을 사례로 들고 있다. 선물로 받는 초콜릿 상자를 풀어 몇 개만 먹고 남겨 놓았는데, 밤중에 이상한 기미를 느껴 부엌에 가보니 흘린 초콜릿 알갱이가 딸아이 방문으로 이어져 있었다. 추궁하는 눈길을 보낸 엄마에게 딸아이는“남동생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당시 이혼 상태였던 저자는 여기서 인간의 방어본능에 대한 교훈을 얻는다.
변화에 직면하면 대게는 자기이해(Self-interest)에 미칠 영향을 따지며 주저한다. 이해하지만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성공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충분히 받을 것으로 확신이 선 후에야 비로소 실천에 나선다. 이해가 부족하고 확신이 서지 않아 주저할 때 이를 흔히 변화에 대한 저항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를 실체로서 인정하고 잘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조직 구성원 각자는 변화에 저항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몬스터를 성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조직에서 자신이 맡은 사명을 깊이 숙고해야 한다. 변화가 필요하고 시작되면, 마음을 바꾸고 자신을 먼저 변화시키는 내적 용기를 가져야 한다. 변화에 참여하여 과실을 공유하기 위해 생각과 관점을 바꾸고,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고, 새로운 방식에 스스로 적응해야 한다.
그녀는 기업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처해 있을 때 떠오르는 모든 인간적인 문제들을 체인지 몬스터라 부른다. 경영혁신에서는 운영상의 혁신과제 추진보다 인간적인 관점에서의 변화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모든 기업에서 변화는 보편적인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그 패턴을 명확하게 규명하여 변화 자체를 관리하거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취지에서 책을 썼다고 말한다.
기업이 경영혁신 내지는 변화에 성공하려면 세 가지가 꼭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강력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전략, 급격한 변화과정에서 필수요건으로 부각되는 바람직한 경영 그리고 변화과정에 내재되어 있는 구성원의 감정과 행동상의 문제를 찾아 다스리는 변화관리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은 경영자와 변화를 주도하는 참모진, 경영혁신 기획 담당자와 일선관리자 입장에서 조직 구성원의 감정문제 관리 즉, 몬스터 관리를 주제로 삼고 있다.
기업의 변화과정에서 운영상의 제반 요소를 고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를 변화시키기는 더욱 어렵다. 잘 드러나지 않는 인간감정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키고 이에 따르는 문제를 관리하지 않고서는 혁신이 궁극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변화에는 조직 전체로서는 물론 개인적으로 두려움, 집착, 우울, 분노, 기대, 충성심, 기쁨, 성취, 만족감 등 몬스터라 지칭한 인간의 여러 감정이 수반된다.
따라서 저자는 변화관리를 기업운영상의 혁신과제 실행보다는 본질적으로 감정적이고 인간적인 문제라고 정의한다. 운영상의 과제 실행에 성공하고 혁신을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문제를 파악하여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직접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야만 변화는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거의 모든 산업에서 경영환경 변화의 공통적인 추세로 세계화에 따른 지리적 장벽 소멸, 정보기술과 인터넷 등 기술발전, 규제완화 등을 꼽고 있다. 생존경쟁에 앞서기 위해 기업은 날로 변화해야 한다. 기업이 새롭게 변화하는 것을 혁신이라 한다. 그리고 혁신은 고객, 제조과정, 영업과 서비스, 조직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움(Newness)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새롭게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의 중심에 인간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기업의 변화나 혁신은 결국 사람들의 의식구조와 업무방식이 변해야 가능하다. 따라서 변화과정에서 사람의 문제를 극복하고 효과적으로 혁신에 이르게 하는 관리기법, 즉 변화관리가 갈수록 중요해 지고 있다.
조직에 속한 개인이 변화하기까지는 네 단계를 거친다. 앞으로 일어날 변화를 인식(Awareness)해야 하고, 왜 변화해야 하는지 이해(Comprehension)해야 하고, 실천할 것에 대한 의지(Commitment)를 가지고, 행동(Action)에 나서야 한다. 그러므로 변화관리에서는 의사소통이 중요하며, 개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1) 침체기
모든 조직은 침체기에 빠질 수 있다. 소수의 기업을 제외하면 모두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빈약한 전략, 고위 경영층의 지도력 부재, 급격한 시장의 변화, 신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실패, 과거에 고착된 기술과 프로세스, 실행력 부족 등이 원인이다. 매출이나 시장점유율 하락, 주가 하락, 고객 이탈, 낙후된 제품과 서비스, 인재 이탈 등이 외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몬스터가 겨울잠을 자고 있는 시기이다. 변화가 없으므로 대단히 편안하고 위기의식도 없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할 줄 모르는 경우도 있다. 침체기에는 몬스터가 우울증과 과활동성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과활동성은 정신없이 분주하게 활동하지만, 이것저것 시도하나 끝까지 간 적이 없는 현상을 말한다.
과활동성에 빠진 기업에서는 조직원이 열심히 돌을 굴려 올려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난 그리스 신화속의 시지프스와 같이, 열심히 일하나 성과를 내지 못한다. 경영진은 신뢰를 상실하고 구성원은 변화와 혁신에 내성을 키운다. 이 때 혁신은 부가가치가 낮은 일을 과감히 없애는 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침체기에 처한 기업에서 변화는 경영을 맡고 있는 경영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권한과 책임을 가진 경영진이 강력한 의지로 혁신을 꾀해야 빠져 나올 수 있다. 조직원에게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현실을 직시하게 해야 한다. 전략을 명확히 하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파산하거나 합병 등 외적 충격에 의해서 빠져 나올 수밖에 없다.
(2) 준비기
조직 내부에서 변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준비국면은 시작된다. 새로운 조직을 고안하고, 역할과 책임을 정의하며, 핵심사업, 상품과 서비스, 핵심역량을 결정해야 한다. 설비 합리화 등 실무작업도 필요하다.
몬스터가 잠에서 깨어나 조직 전체에 감정적 동요를 불러일으키는 시기이다. 모든 사람들이 변화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감정이 격앙되고, 걱정과 초조, 희망과 위험, 흥분과 배신 등의 증세를 나타낸다. 혁신에 내성이 생긴 기업에서는 짜증, 냉소, 무기력, 불신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저자는 주요한 변화 시도가 실패로 귀결되는 가장 보편적인 원인은 경영진의 일관성 결여에서 비롯된다는 실증적 연구결과를 보여 준다. 경영진의 비전과 전략에 대한 확고한 태도와 의지의 부재에서 실패가 비롯된다. 비전을 구체화하고 상세한 계획을 수립하여 조직원이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 일어날 일과성과에 기대감을 갖게 해야 한다.
내부의 힘겨루기나 반란 등 저항 단계에 이른 몬스터를 용납해서는 안된다. 조직원들이 실천의지와 열정을 갖도록 만드는 것은 쉽지 않으나, 믿음과 자극을 주어야 한다. 기존의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경영진이 진심으로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한다.
변화에 대한 준비정도를 파악하고 조직의 변화 성향과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준비-의지-역량’차트를 유용한 도구로 쓸 수 있다. 건전한 불만을 유도하여 귀를 기울이고, 자주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의사소통해야 한다. 최고 경영자가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면 든든한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해 변화는 천천히 시작해서 점점 속도를 붙여 한다.
(3) 실행기
전체적인 변화 계획과 부서별 또는 개인별 역할과 임무를 발표하고, 새로운 보고체계와 변화된 업무 프로세스를 정하고 나면 여행은 시작된다. 조직과 업무, 각종 업무지침을 고치고,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각종 계획을 수립한다. 인력 계획을 수립하고 재배치한다.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나하나 실행해 나간다. 변화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작업이 시작된다.
몬스터가 기지개를 켜고 은신처에서 기어 나오고 동시에 온갖 유형의 반응이 나타난다. 위기의식, 두려움, 혼란과 무관심, 분노와 무력감, 변덕 등이 안도감, 기대, 흥분 등과 뒤섞인다.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수용하지 못한다. 관망하며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모든 것이 변한 것 같지만, 아직은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경영진은 조직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변화를 강조할수록 고통이 커지므로,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변화를 수용하는 사람에게는 아낌없이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 변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필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 은밀하게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들에게는 희망과 기대를 심어 주어야 한다.
의사소통이 더욱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물을 보는 관점과 행동방식을 바꾸도록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설명하고 납득시켜야 한다. 리더들이 먼저 새로운 생각과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구성원들도 신념을 바꾸고 참여한다. 다양한 비공식 경로를 활용한 의사소통도 효과적이다. 원활한 실무협조를 위해 실무진 사이의 의사소통을 장려해야 한다. 실패와 시행착오를 인정하는 리더의 솔직한 자세는 책임의식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준다.
실행기에는 모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검증한 후 실행한다. 간단한 목표에 초점을 맞춰 일단 성공시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변화를 이끌 의지가 없거나 저항하는 고집 센 리더를 물러나게 한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변화의 주도자를 육성한다.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성공사례를 복제하여 전파한다.
(4) 결정기
새로운 세계가 현실이며, 새로운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다. 계획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실행과정에서의 성공을 정착시키고, 실패와 오류를 진단하여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새로운 신념과 행동 모델을 만들어 내고, 변화를 전사를 길러내고, 저항과 망설임을 극복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움직이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 와중에서 사업은 계속 굴러가게 해야 한다.
변화의 운명이 여기서 결정된다. 실행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조직이 자만심에 빠지고 경영자는 다른 곳에 눈을 돌리기 쉬운 단계이다. 그렇게되면 몬스터는 폐기물이 된 변화 프로그램을 보고 자신의 승리를 확인하며 미소짓는다. 변화가 성공적으로 완성되기 전까지는 조직이 아직 몬스터의 손아귀에 잡혀 있다. 변화노력이 과거로 회귀하거나 중간에 고착될 가능성이 높아 실패로 이어질 위험이 가장 높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몬스터는 조직내 자신의 위치와 미래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다. 보수, 직책, 미래, 자신의 인생, 힘든 과업 등을 변화된 현실과 비교한다. 답이 긍정이면 변화의 일부분인 시련과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더욱 의지를 다진다. 답이 부정이면 회의와 냉소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지금까지 자신의 성공이 변화과정에서 사라져 버린 것같이 느끼고 뒷걸음질친다. 과거를 그나마 좋았던 기억으로 회상하며 고단한 변화의 여정을 포기할 명분을 갈망한다.
새로운 생각과 업무방식에 에너지를 썼기 때문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경영자는 변화에 집중력을 유지하고 계속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자신의 경험과 신념, 의지만으로 현실을 진단하지 말고 신중하게 현실을 파악하여 대처해야 한다. 의사소통 경로를 열어 놓고 변화의 진행과정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애써 쌓아 온 신뢰와 추진력이 일선에서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일선관리자와 직접 의사 소통하라. 개인이 변화하지 않으면 조직도 변화할 수 없으므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일에 역점을 두라.
(5) 결실기
모든 변화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실행과제가 하나씩 성공하고 변화가 상승작용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주가는 상승하고 새로운 고객이 늘어나고 매출과 이익도 증가한다. 비용은 줄고 생산성은 높아지며, 유능한 인재가 가세한다. 각종 상을 수상하고 언론 등 외부 평판도 높아진다. 희망이 무르익고, 성과를 서로 인정하고 축하한다. 그간 쌓아 온 신뢰와 단결심을 더욱 굳힐 수 있으며 성공 경험을 깊이 간직할 수 있다.
무관심, 무력감, 냉소 등 몬스터는 교활한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 잠시 승리의 만족감에 젖어 있는 사이에 변화노력이 중단된 신호로 받아들인다. 더 이상 밀어붙이지 않아도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며, 새로운 업무프로세스를 포기하거나 합의된 규정을 어겨도 방치한다. 과거로 회귀해도 눈총을 받지 않으며,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과거의 낡은 프로세스가 아직 공존하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려는 열정은 급속히 식어 간다. 회사 복도에서 서성이면서 몬스터가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다.
성공의 과실을 폭넓게 공유하고 음미하되, 변화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를 살려 나가야 한다. 긴 여정을 통해 터득한 교훈을 소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나, 바로 맞은편에 새로운 침체기가 도사리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시장은 계속 변하며 고객의 새로운 욕구는 커진다. 경쟁자가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들고 나타난다. 만족감과 안주는 가장 큰 위험요소이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적응법을 개발해서, 조직 스스로 변화에 익숙해지는 것이 가장 큰 자산이 되어야 한다. 변화를 정착시키려면 지속적으로 새로운 변화에 기꺼이 도전해야 한다.
개인의 몬스터 관리
외부에서 자본과 인재 등 경영자원을 공급받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기업의 존재 이유이고 사명이다. 따라서 조직 구성원은 새로운 가치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열망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몬스터에 사로잡힌 사람은 조직이 큰 변화를 꾀할 때, 방관하고 무시하고 기회를 엿본다. 자신의 할 일이나 못한 일에 대해 참견하거나 지적하면, 변명거리나 정당화시킬 상황, 사건이나 사람을 찾는다. 책임을 돌릴 변명거리를 찾는 본성이 발동한다.
인간의 자기방어 본능을 입증하기 위해 저자는 세살박이 딸아이와의 경험을 사례로 들고 있다. 선물로 받는 초콜릿 상자를 풀어 몇 개만 먹고 남겨 놓았는데, 밤중에 이상한 기미를 느껴 부엌에 가보니 흘린 초콜릿 알갱이가 딸아이 방문으로 이어져 있었다. 추궁하는 눈길을 보낸 엄마에게 딸아이는“남동생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당시 이혼 상태였던 저자는 여기서 인간의 방어본능에 대한 교훈을 얻는다.
변화에 직면하면 대게는 자기이해(Self-interest)에 미칠 영향을 따지며 주저한다. 이해하지만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성공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충분히 받을 것으로 확신이 선 후에야 비로소 실천에 나선다. 이해가 부족하고 확신이 서지 않아 주저할 때 이를 흔히 변화에 대한 저항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를 실체로서 인정하고 잘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조직 구성원 각자는 변화에 저항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몬스터를 성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조직에서 자신이 맡은 사명을 깊이 숙고해야 한다. 변화가 필요하고 시작되면, 마음을 바꾸고 자신을 먼저 변화시키는 내적 용기를 가져야 한다. 변화에 참여하여 과실을 공유하기 위해 생각과 관점을 바꾸고,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고, 새로운 방식에 스스로 적응해야 한다.
난 변화관리 소용돌이 속에서 오랫동안 순응하는 듯 따라왔다. 그러나 본질적인 부분은 인간문제라는 것에 동의하며 이 책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변화에 순응하면서 의심하는 경우 이 책은 교과서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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