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으로 보면 세계 금융시장의 모양은 커플링(Coupling)으로 보입니다.
국내 금융시장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과 함께 움직일 때를 동조화 또는 커플링이라고 합니다. 그야말로 애인이랑 같은 모양의 반지를 끼고 있는 것처럼,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각국의 금융시장이 함께 움직이는 모양을 커플링이라고 함께 부릅니다.
금융기관의 직원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반드시 미국 금융시장의 뉴스를 챙깁니다. 그래서인지 뉴욕 특파원은 금융전문기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주로 금융뉴스를 전해주니까요. 아무튼 아침6시 뉴스는 밤새 사건사고와 미국 금융시장의 뉴스가 가장 인기있는 뉴스가 됩니다. 그날 뉴스를 듣고는 출근하는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주식(主食)과도 같은 셈입니다.
아침뉴스는 시장상황을 늘 감지해야 하는 금융기관에서 일하는 분들에겐 필수 메뉴
몇 년 전 "시장 예측 뭐 별거 있나요?" 하면서 사석에서 너스레를 떠는 모 증권사 시황담당자와 공감의 파안대소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 증권시장의 주가가 떨어졌다는 아침 뉴스를 듣고는 시황예측 코너에 발빠르게 적어 올리면 영낙없이 국내 주가가 떨어지더라는 것입니다. 얼마나 신나는 일입니까? 반대로 아침 뉴스에 미국 증권시장이 오르면서 끝났다는 보도를 놓치지 않고 외우듯 시황 전망을 하면 여지없이 올라가서 착! 맞아 떨어지더라는 것입니다. '아침뉴스만 잘 참조하면 어김없이 시황을 맞춘다.'
아마도 커플링이 대세적 정답이라면 누구도 시황 전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디커플링(Decoupling)이란 반대 현상도 있기는 합니다. 디커플링이란 같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미국 증권시장이 떨어졌어도 우리 나라 증권시장이 오르는 반대 현상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시황 전망을 할 수도 없고, 시황은 수많은 변수가 작동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디커플링이 나타나지만, 크게 보아서는 커플링이 대세입니다.
우리 경제가 수출을 해야 먹고 살 수 있고, 수입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이른바 개방형 경제체제에서는 커플링 현상을 자의반 타의반 겪어야 하는 현실을 믿고 싶지 않아도, 의도적으로 피하고 싶어도, 커플링이라는 굴레를 크게는 벗어날 수 없습니다. 미국의 경기 침체는 우리나라 수출기업에게 판매부진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체는 아니지만 아주 기초적이고 연속적인 예측이 가능해 집니다.
세계적 경기 침체 소식이 단지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님이 분명합니다.
미국의 경우처럼 장기간의 저금리 체제가 불러온 부동산 과열과 이은 거품이 걷히면서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면서 금융위기를 불러오고 더불어 제조업의 경기불안이 다시 신용카드 부실까지 연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 현재 경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2천년대 초반부터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 가격의 급등으로 얼마나 많은 서민들의 고통이 있었습니까? 그 상승만 하리라던 부동산 가격도 하락하고 있고 미분양이 속출하는 믿고 싶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세계적인 경제 커플링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그 확신이 아니라 가능성을 가지고 투자 결정에 적용해 본다면,
기회좋게 반등하는 상황이 보여지면 주식이건 펀드건 짐을 조금 줄이세요.
반등은 하락기에 일시적인 오름을 뜻합니다. 상승은 상승기에 지속적인 오름을 뜻하구요. 왜 반등이냐 하면, 계속적으로 오르는 것을 단정하기 어렵게 보여집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하락기이고 오름이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할테니까요. 반등의 크기와 시기가 명확하다면 전체 짐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겠지만 누구도 확신에는 자신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반등이 나타나면 투자 자산의 일부를 줄이는 현금으로 바꾸는 기회로 삼아 보십시요. 물론 하락기말고 말입니다. 추가적인 하락이 있을 때는 위험도 피하게 되는 것이고, 그것을 보다 저점에서 시장참여할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 오른다면 전체를 정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등의 기회에 손실만회를 모두 다 상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 번의 반등으로 금융시장을 호황으로 전환시킬 수 없습니다.
커플링으로 경제가 동조화되는 상황에 홀로 오름 현상을 보이는 반등 상황을 투자자산을 줄이는 기회로 활용해 보시도록 추천합니다. 이런 식으로라도, 그 많던 장밋빛 시황전문가들이 숨죽이고 있어 더욱 답답한 금융 시장 상황에, 시니어 투자자들을 위해 조심스럽게 생존 방법을 함께 찾아보았으면 합니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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