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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금융주의보-068] 멜라민 첨가와 금융위기는 자홍동색(紫紅同色)

by Retireconomist 2008. 9. 29.
멜라민을 첨가시키게 된 이유는 높은 단백질 함량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 때문입니다. 

부작용만 없었다면 멜라민은 참으로 고마운 화학물일 것입니다. 단백질  농도가 높은 유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때문입니다. 소비자는 식품영양학을 공부한 학자들로부터 배운 지식을 활용해서 단백질 높은 유제품이 고급이라고 교육되어진 셈이겠지요. 그 지식을 활용한다면 당연히 단백질 농도가 높은 제품을 선호할 것이고, 그 제품을 만드는 회사 역시 당연히 단백질 농도가 높은 원료를 찾아내는데 경영자원을 투입해서 찾아냈을 것입니다.

생산자는 고민하게 되겠지요. 어떻게 하면 값싸게 단백질 함량을 높일수 있을까?

아마도 고심해서 찾아낸 값싸고 효과적인 화학원료를 찾아낸 것이고, 그 것이 바로  멜라민(Melamine)이라는 것일 겁니다. 멜라민에는 질소가 아주 풍부하기 때문에 이것을 우유에 멜라민을 섞는다면 제품성분 검사시에 비단백질소(Non-protein nigrogen,NPN)함량이 높게 나와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제품으로 확인이 된다고 합니다. 이 단계까지는 아주 과학적인 과정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멜라민이 함유된 유제품은 아주 좋은 성적을 받겠지요. 제품검사과정에서 멜리민이 함유된 제품이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좋은 제품으로 합리화되는 것입니다.  아주 전문화된 검사결과에 따라서 나온 결과이지요.

그런데 검사과정의 처음부터 멜라민의 부작용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 화근입니다.

그저 단백질 함유량만 염두에 두었지, 멜라민이라는 화학물질이 첨가되면서 발생되는 부작용이 있는 지를 우선 검사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고도화된 과학기술이 단백질 함유라는 한 쪽은 보았지만,  멜라민 분유를 섭취하게 될 경우 영·유아 다수가 신장염과 방광염에 걸리게 된다는 부분을 간과한 것입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멜라민이라는 화학물질은 공업용 화학물질로 접착제, 플라스틱, 염료 등의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합성한 것이라는 것을 무시한 것입니다.  생산자의 윤리가 무너진 것이지요.


생산자의 윤리만을 평가할 수 없습니다. 검사자도 소홀히 한 것이고, 지식의 사용도 잘못되었던 것이지요.

질병이나 장애를 부르는 성분이 포함된 재료는 당연히 만들어 팔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러나 왜곡된 음식상식, 예를 들면 비타민 함량이라든지, 말썽이 된 단백질 함량이라든지 하는 그릇된 지식이 무리한 원료를 투입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무게로 복어의 가치를 평가하니, 당연하게도 복어의 뱃속에서 납덩이가 나올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사과와 유명 햄버거를 영양성분을 비교해 보면 유명 햄버거의 영양성분이 더 높게 나타납니다.

사과에는 비타민 C만 있지만 유명 햄버거에는 13가지 비타민과 핵심 미네날이 있다는 것입니다. [ '불량식품' 마이클 오크스 지름, 열대림 출판 참조] 이 결과를 근거한다면 햄버거를 많이 먹는 것이 건강해지는 지름길이 된다는 것이 되겠지요.  과학적 맹신이 낳은 어처구니 없는 근거있는 결과입니다.

최근 미국의 금융위기의 원인 중에 하나는 투자자의 '과도한 수익률' 요구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00년은 전세계적으로 닷컴 기업들의 붕괴와 더불어 외환위기가 닥쳐왔었지요. 그 여파 중에 하나로 우리나라는 IMF 구제금융으로 겨우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운 기간이었습니다.  이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들이 보다 높은 수익률을 쫓아다니는 요구에 금융공학이라는 원료를 선택한 셈이지요. 수익이 좋을 것이라는 이면에 나쁠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감안하지 못하다가 (화학성분에서 멜라민의 이면인 단백질 함량이 부풀려진 것처럼) 또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겉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 전개된 것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원하는 투자수익률 기대치는 실제금리의 5~6배에 달했습니다. 

지난 연말 증권업협회에서 투자자들에게 희망수익률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그러니 묻지마 투자에 전재산을 던진 것입니다. 금리가 5% 전후인데, 펀드에서는 어떻게 30%에 가까운 수익률을 만들어 내겠습니까? 위험한 자산에라도 과감히 접근해야 소비자들의 투자결과 예상치에 근접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쩌면 운 나쁘게, 아니면 당연한 귀결로 대량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일 수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지 않는 위험에 왜 금융기관에 뛰어들었겠습니까?

고수익의 이면에 위험이 있는데, 그 위험을 간과한 것이지요. 지난해 필자는 묻지마 펀드에는 투자하지 말라는 칼럼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원한다고 소비자가 왕이라고 해서 그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손실의 한계도 모르는 채 위험을 감수한 월가의 투자은행과 중국의 멜라민 함유 분유를 생산한 생산자와 같은 부류가 아닌가 싶습니다.  무위험 고수익 상품은 절대로 있지 않습니다. 있었다면 아주 일시적이겠지요.

그러고 보니, 멜라민을 식품에 첨가한 것과 미국의 금융위기는 자홍동색(紫紅同色)같습니다.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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