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을 키우고 계시나요? 키우신다면 얼마나 사랑하시는지요?
몇년전 신문을 보면서 애완견에게 126억원의 유산을 남겼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많이 놀랐습니다. 하나는 애완견에게 유산을 남겨준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금액이 126억원이나 되는 거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놀란 것은 애완견에게 남겨준 유산이 자신의 손자에게 물려준 유산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얘기의 주인공은 미국 뉴욕에 있는 호텔 경영자이기도 하면서 부동산 업계의 거물인 리오나 헴슬리(Leona Helmsley)라는 여장부가 자신이 기르던 말티즈 종의 애완견 '트러블'에게 유산을 남겨준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뉴스는 전 세계에 아주 빠른 속도로 전파되었습니다.
[사진설명 : 왼쪽 사진은 레오나 헴스리의 젊은 시절, 오른쪽 사진은 유산상속 받은 애완견 '트러블'과 함께 찍은 레오나 헴슬리]
사람보다 애완견에 더 친밀감을 느끼는 현상이 병리학적으로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와 같은 상식적이지 않은 유산 상속 결정은 세간에 엄청난 비난과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평소에 그녀는 부유한 여성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이면서 특유의 오만하고 방자한 성격으로 어떤 사람도 견디기 어려웠던 탓에 그녀 주변에 아무도 붙어 있지 못했고, 이 때문에 유산 상속을 애완견에게 해주었을 것이라는 등 분분한 억측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애완견 등 동물에 대해 사람보다 더욱 큰 친밀감을 보인 경우가 리오나 헴슬리라는 그녀에게 유일했던 현상은 아니라고 합니다. 애초 심리치료학에선 동물과의 친밀한 관계에 대해 잘못된 애정의 발산이나 인간관계를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부작용으로 이해했었지만, 지금은 많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합니다.
애완견에게 유산 상속했다는 얘기는 여기서 남들 얘기로 접고, 이 시점에서
유산 상속을 누구에게 얼마나 남겨줄 것인가를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은퇴의 미래'라는 설문조사를 통해 은퇴 및 고령화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HSBC그룹이 세계인들이 생각하는 노후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기 위한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옥스포드 대학의 노후 연구소와 함께 진행된 '2008 은퇴의 미래' 조사는 전 세계인들의 노후 준비에 대해 유산, 준비, 기대, 선택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누어 분석했는데, 그 중에서 유산에 대한 생각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유산 상속의 경우 자녀에게 돈을 물려주고 싶다고 답한 사람은 10%미만
이 조사에서 자녀에게 돈을 물려주고 싶다고 답한 사람은 10%미만으로 나타났습니다. 돈 말고 인생관을 물려주고 싶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라시아, 아프리카, 북남미 대륙 등 응답자들도 돈 대신 인간적인 가치를 물려주고 싶어하는 답이 훨씬 많았습니다.
유럽인 가운데 30%는 유산으로 돈, 자산을 물려주겠다고 했고, 64%가 유머 감각, 정신, 지역에 대한 봉사 등 인생관을 물려주고 싶다고 답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종교를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다는 비중이 50%에 달했고, 유라시아, 아프리카의 경우에도 종교를 유산으로 물려주겠다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인간적인 가치관을 물려주고 싶어하는 경향이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의 결과를 살펴보니 인생관이나 종교 등 정신적인 유산을 상속하겠다는 것 또한 세계적인 추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참에 돈이나 자산 만을 유산 상속의 대상으로 생각하셨다면, 바꾸어서 생각해보는 발생의 전환도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 세계인의 의식이 이렇게 바뀌고 있으니, 물려줄 돈이 없다고 위축되실 필요가 전혀 없을 것 같습니다.
유산으로 지금까지 올곧게 살아오신 시니어 여러분의 인생관을 물려주심이 좋지 않을까 추천드립니다. ⓒ 김형래
'칼럼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융주의보-079] 가장 적극적인 시니어 재테크는 취업! (0) | 2008.12.06 |
---|---|
[금융주의보-078] 차별화된 서비스라면 직접 보여주세요 (0) | 2008.11.29 |
[금융주의보-077] 일본 단카이 부자들의 6가지 행동 특성 (0) | 2008.11.22 |
[금융주의보-075] 어떤 유형의 부자가 되고 싶으십니까? (0) | 2008.11.15 |
[금융주의보-074] 펀드회사 사장님들, 이런 펀드 만들어 주세요. (0) | 2008.11.08 |
[금융주의보-073] 재테크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이신가요? (0) | 2008.11.01 |
[금융주의보-072] 앞으로는 의사들처럼 '투자 진단서'를 남기자구요. (0) | 2008.10.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