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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Publication

[쉰 살에 미국유학 다녀오기-39] 사우스 오마하(South Omaha)는 전형적인 멕시코 마을이네요.

by Retireconomist 2011. 8. 16.
특별히 오전 수업 중에 '메리펫' 교수의 장도를 향한 동기에게 보내준 격려는 큰 힘이 되었다.

"비록 여러분의 여행이 충분한 안식을 제공하거나, 철저히 준비된 여행은 아닐지라도, 미국이라는 여러분이 사는 나라와 다른 곳에서 지내고 있지만, '덴버'라는 도시는 '오마하'라는 도시와는 전혀 경험하지 못한 자연의 풍광과 사람이 만든 문화를 보고 듣고 맛보고 할 좋은 기회입니다. 아마도 여러분이 열차를 10시간 이상씩 타고 오가는 경우로는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겠으나, '덴버' 행 열차는 밤에 출발해서 아침에 도착하고, 저녁에 출발해서 새벽에 도착하는 1개의 노선밖에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라고 하시면서 오히려 시카고로의 열차 여행을 계획해 보라는 말씀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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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기차에서 자면서 900km 서쪽에 있는 '덴버'에 다녀오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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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은 '덴버'에서 오후 7시에 출발해서 새벽 5시에 '오마하'에 도착하는 길.]

"시카고에 다녀오는 열차 일정은 이곳 오마하에서는 새벽 출발이고 오후에 시카고 도착이며, 오전에 출발해서 늦은 밤에 도착하는 일정입니다." 이 말씀을 듣고는 아쉽다는 탄성도 나왔지만, 나로서는 '시카고'에 다녀온 경험이 있으니, 그래도 단 한 번의 기회라면 '덴버'로 다녀오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으로는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적지 않은 학습분량을 채우려면 또 다시 여행을 준비하는 것은 거의 자퇴의사가 아니면 꿈꾸지 말아야 할 일이고, 비용도 지금처럼 내가 모두 결재하고 나중에 구걸하듯이 받아낸다면 그 또한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사진으로 선물을 대신하겠습니다."로 격려에 대한 감사 인사를 드렸다.

어젯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수 없었던 신용카드의 문제에 대한 해답이 나왔다. '카드 사용 한도 초과'

며칠전 아내로부터 폭탄 같은 전화요금 청구서에 대해서 극도의 인내심으로 다져진 소식을 받았었다. 미국에 와서 한 달 동안 사용한 통신요금이 80만 원이라는 것이었다. 밤낮으로 구분없이 걸려오는 전화도 받고, 문자도 받고, 이메일도 받고 그 편한 스마트폰을 애인처럼 가까이하다가 얻은 충격이었지만, 돌이킬 수도 방법을 바꿀 수도 없기에 그저 미안한 마음뿐이었는데, 이번에는 신용카드 한도 초과라는 초유의 사태를 어떻게 헤처나가야 할지 모르는 국면에 다다른 것이다.

동기들 입장도 대부분 신용카드를 쓰기보다는 현금카드를 이용하는가 보다. 미국 유학생활이 길어지게 되면 통장에 있는 잔액을 살펴가면서 생활한다는 것인데, 나는 쓸데없이 영수증만을 수북이 받아 챙겼을 뿐, 얼마나 많은 지출이 있었는지를 별 무신경으로 지냈던 것이 사실이다.

'난 아내의 경제관념과 달라.'라는 차별성만을 강조했지만, 생존력 없는 고집임이 적나라하게 밝혀진 셈이다. '이 사실을 아내에게 알려서 신용카드 한도를 증액시켜 달라고 하는 것은 거의 세상을 포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 여행 경비 선결제한 것을 가능하면 미리 받아내는 것이다. 옳다, 그 방법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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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웃는 친구 '차우' 그의 답은 그저 웃는 것뿐이었다. 조금은 답답하고, 그러나 변함없다.]

제일 먼저 돈이 가장 많은 '차우'에게 다가가서는 "너 돈 가진 것 내놔. 신용카드가 한도 초과라서 내가 점심 먹을 돈이 없다." 거의 협박성으로 요구했다. 다행스럽게 '차우'는 당장 현금인출기로 쪼르르 달려가서 $50을 찾아 주었다. "나도 남은 돈이 이것밖에 없어, 다음 주에 입금될 예정이니 그때까지 참아줘." 하는 것이다. 오마하에 와서 평소에는 전혀 하지 않던 돈거래를 하게 된 것이다. 수첩에 빼곡하게 여행을 위해 소요된 총 경비와 1/5 비용 그리고 각기 갚아가는 것을 적어내려 갈 수밖에 없었다.

적다 보니, 지난주에 '캔자스시티'에 다녀올 때 소요된 비용 중에서 '오스틴'이 아직도 비용을 갚지 않은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오스틴'이 내 주변에서 멀리 있었던 것 같다. '돈이란 것이 이렇게 인간관계를 서먹하게 만드는 것이구나.' 하는 실증적인 상황을 접하게 되었다.

오후 수업은 '지역사회 방문'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날이다. '레이' 교수는 오마하 남쪽에 있는 '사우스 오마하(South Omaha)'라는 지역을 안내하겠다고 수업 시간이 끝나고 나서 설명을 하셨다. 우리가 모두 움직일 별도의 차량이 없는지라, '레이' 교수의 차량과 '나의 애마 코발트'가 뒤를 따르기로 했다.

주소도 없이 '식당이름' 하나만,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휘갈겨 쓴 메모지를 남기고 '레이' 교수는 떠났다. 떠나면서 "이렇게 하는 것도 공부의 하나입니다."라고 했으니, 그 쌀쌀 맞음과 불친절을 교육의 목적으로 이해해야 했다.


크게 보기 [학교에서 사우스오마하 가는 길, 이렇게 가까운 곳에 전혀 다른 풍광의 도시가 있을 줄이야]

'레이' 교수가 출발하고나서, 내비게이션에 식당 이름을 여러 차례 입력한 끝에 만남의 장소를 확인하고 뒤따라 출발했다. 고속도로를 경유해서 10km 가까이 남동방향으로 가야 한다. 출발하자마자 '기름을 넣으세요'라는 경고등이 빨갛게 깜빡거린다. 어젯밤에는 노란색이었는데, 밤새 마음이 변했는지 이번에는 빨간색이다.

길가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기 옆에 차를 세웠다. 먼저 신용카드로 확인하고 기름 종류를 고르고, 넣을 양을 결정하는 무인시스템이 대부분인 미국의 주유환경. 내 신용카드는 이미 한도 초과로 문제 있는 카드이기에 사용할 수 없다. 주유소 직원이라곤 아무도 없으니 어떻게 기름을 넣을 것인가? 같이 탄 '차우'나, '이바타' 그리고 '셉'은 망연히 창밖만을 바라보고 있다. '아마도 외면하고 싶은 상황'으로 인식되는 것 같았다. "누구 신용카드 없느냐?"라는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있어도 안 쓸 거야'하는 것 같았다. '인심을 잃은 것도 없고, 때마다 차량봉사는 도맡아서 하고 있는데, 이럴 때 상황을 조금은 서로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것은 나의 문화적 생각일 뿐. '네가 태워주기로 했으니, 네가 책임져.' 라는 자성적 생각이 들었다.

다행스럽게 잠시 뒤에 주유소 뒤편에 세차장이 있는 것을 발견했고, 세차만은 유독 현금 거래를 하는 곳이어서 아침에 '차우'로 부터 받은 $50 중에서 $20을 주유비용으로 지급했다. 나의 경제활동은 아마도 '덴버' 여행을 위해 다섯 명의 비용을 모두 내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 중 현금으로 받은 것을 다 쓸데까지 '현금'만을 내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게 될 것 같다. 앞으로 '덴버'에서의 여행도 걱정이 앞선다. '그저 차창만 바라보고 내 결정에만 의존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 말이다.

40번 고속도로를 북에서 남으로 쏜살같이 달려서 '사우스 오마하'에 도착했다. 여러번 느끼는 일이지만, 도심에서는 너무도 순한 양같이 운전하는 미국인들은 고속도로에 올라서면 자동차 F1 경주를 하듯이 100mi 즉 160km 시속은 예사로 달려가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무섭기까지 하다.

어쩐 일인지 '사우스 오마하'에는 우리 일행이 '레이' 교수보다 일찍 도착했다. '레이' 교수의 신임을 받은 느낌이었다. 그 이유는 점심을 먹는 '멕시칸 식당'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격조 있는 단어의 사용, 그리고 의사를 묻는 친절함까지. 더구나 '레이' 교수는 묻지도 않은 자신의 가족사를 곁들여 가면서, 이제는 우리 동기에게 마음을 열어 놓는 얘기를 풀어놓았다.'

"저는 헤어지는 게 두렵고 싫어요. 여러분과 정을 쌓지 않는 행동은 그것 때문입니다."

소녀처럼 '레이' 교수는 훌쩍이면서 벌써 이별을 예상하고 슬프다는 얘기를 이어갔다. "이곳 IPD 프로그램은 세상에서 자리 잡고 잘 훈련된 분들이 오셔서 별로 어려움 없이 가르치는 장점이 많은 과목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 교수들에게는 부담이 큽니다. 어쩌면 다들 아는 사실을 다시 정의하고 그것을 주입시키듯 확인하는 과정이 우스꽝스런 쇼처럼 보일 수도 있지 않아요?" 라고 정색을 하면서 "여러분이 단지 서구의 비즈니스 습성을 모를 뿐이지, 그들과 경쟁해서 이기고 있지 않나요? 부족함을 채우는 과정이 아니라, 여러분의 넉넉함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평소에 가장 거칠게 우리를 다루는 교수가 저런 자기 반성적 발언을 하다니, 이것은 반전이고 극단적인 반전이기에 '트위터'를 통해서 전 세계에 송신하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다. "'레이' 교수가 변했어요~!"라고 말이다.

뒤이어 "제가 이 IPD 과정을 가르치는 중에서 '김씨'처럼, 스스로 다른 동기의 귀가를 돕거나, 수업 과정에 협조하는 학생을 만나는 경우가 거의 드믑니다. 이번 IPD 학생중에서 결석하는 학생이 전혀 없는 경우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라면서 감사의 얘기까지 전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제 IPD 과정이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으로 치닫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등이 켜졌음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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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건국신화가 벽화로 그려져 있습니다. 아름답고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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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산품 가게에 있는 돼지 저금통입니다. 특이하게 등줄기에 고리를 만들어 놓았다. 아마도 매달아 놓는 모양입니다. 가게 주인은 낮잠에서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런 습성이 '멕시코적 습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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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물도 상당히 많이 판매된다. 천주교가 국교라서 그런지, 성물도 많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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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음식. '타코(Taco)의 일종? 이곳 '사우스 오마하(South Omaha)' 음식은 '오마하 도심(Downtown)'의 멕시코 음식과는 달리 순수하고 덜 짜고 신선한 것 같다. '레이' 교수의 말씀으로는 진짜 '멕시코' 음식 맛이 이렇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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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교수가 설명하고 있고, 아바타, 타치로 그리고 차우가 듣고 있다.]

저녁은 여행을 떠나는 나를 위해서 '코니' 아줌마께서 아태리식 저녁으로 특별식을 준비해 주셨다. 어떤 경우에는 한국에 있는 집에서 여행을 떠날 때보다 더욱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물론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실망할 수 있겠지만. 변함없이 맛있는 치즈케익으로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마무리된 저녁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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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살에 미국 유학 다녀오기 차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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