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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살에 미국유학 다녀오기-16] 오마하의 과거를 짚어볼 수 있는 '박물관'과 '올드마켓'을 구경하다.

by Retireconomist 2011. 1. 22.

오늘은 토요일, 조슬린 박물관(Joslyn Art Museum)과 올드마켓(Old Market)에 가다

토요일 기상 시간은 변함없이 일곱 시로 맞추어져 있는가 보다. 일어나자마자 카메라용 충전지의 충전 상태를 점검했다. 메모리도 확인하고, 추운 바깥 날씨를 고려해서 양가죽코드도 챙겼다. 코트의 나이가 오래된 탓인지 모자를 연결하는 지퍼가 말썽이다. 결국, 모자는 떼어놓고 말았지만, 든든한 차림으로 바깥 활동에 지장 없도록 옷차림을 점검했다.

그저 오늘은 눈과 귀와 입이 즐거우면 그만인, 머릿속의 긴장은 풀어놓고 다녀도 되는 그런 날이다. 박물관에 가는 날이다.

어제 '로이' 교수가 울면서 사과한 인디언에 관련된 기록과 서부 개척의 시작점인 오마하의 역사를 볼 기회가 온 것이다. '로이' 교수는 미국이 반성하고 사죄해야 할 역사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노예 제도'이고  또 하나는 '인디언 추방'이라면서, 그들을 통한 약탈이 현재 미국의 성장기반이 아니었는가 하는 얘기를 하면서 그 큰 덩치 교수가 '끄억 끄억'하면서 눈물을 지었던 '인디언'에 대한 기록이 나의 관심을 끌었다. 내가 얼마나 이해하고 돌아올지 새삼 걱정도 되었다. 분명히 월요일 '로이' 교수가 감상을 돌아가면서 얘기해보라고 할 테니 말이다.

그림으로도 느낌으로라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이해하자는 것이 내 목표. 고양이 걸음으로 1층 식당에 내려와서 과일 광주리에 있는 바나나를 두어 개 잘라서 주머니에 넣고, 식은 커피에 굽지도 않은 식빵 두 조각을 구겨 넣듯 먹으며 집을 나섰다.

15년 전 뉴욕으로 펀드매니저 과정 교육받으러 갔을 때다. 양복을 갖춰 입고 그곳의 전문가들과 함께 허리를 세우고 월스트리트를 힘차게 걸어가면서 영상 4도의 적절하게 상쾌한 기온과 머리가 쨍하도록 상쾌하도록 차가운 바람이 머리를 스칠 때, 짜릿하도록 긴장된 느낌이 참 좋았고, 그 장면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았었다. 오늘 그 기분을 느껴보려고 턱을 쳐들며 기온과 바람을 느끼려 집을 나섰다가 '쉭~'하는 한 줄기 찬바람을 경험하고는 새우처럼 굽은 자세로 기어가듯 차 안에 몸을 던졌다.

자동차의 내장재가 그나마 헝겊이길 다행이지, 비닐이거나 가죽이었으면 엉덩이에 동상이 들것이 분명했다. 차 안에서 동상에 걸린다는 얘기가 거짓말이 아니다. 바람이 어찌나 '쌩쌩' 부는지, 누군가 차를 흔드는 것처럼 바람에 일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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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노란색 통학버스, 아마도 30년은 족히 된 듯한 구형버스이다.]

학교의 시계탑 앞에는 대학교 1학년부터 IPD 학생까지 모두 100여 명의 학생이 펭귄 걸음으로 추위를 견디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우리 아들 같은 나이의 학생들이지만, 이곳의 문화는 '나이'를 전혀 인정해주지도 우대해주지도 않은 그저 '평등'만이 존재하기에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을 때에서 대화할 때에도 오직 '여자'와 구분되는 다른 사람일 뿐이다.

버스에 올라타 앞을 보니 노란 경고문처럼 붙어 있는 노란색의 부착물이 있었다. "저는 '돈나'라고 합니다. 여러분을 모시게 되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붙어져 있었다. 이 차의 학생들처럼 어린 나이의 여자 운전사가 '돈나'라는 이름인 줄을 알게 되었지만, 왜 저렇듯 공개적으로 붙여 놓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모든 것이 평등한데, 마치 운전사에게는 인격적 평등이 적용되지 않는 것인지? 아무튼 '돈나' 아가씨는 시종 무기력한 표정으로 운전해서 불안했던 것은 사실이다. 통학버스라서 그런지 맨 앞쪽 창문 위 선반에는 구급용품들이 잘 보이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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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조슬린 박물관'으로 이동하는 '통학 버스' ]

작은 도시의 언덕에 자리 잡은 '조스린 박물관' 그 안에는 인디언의 심장이 화석처럼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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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조슬린 박물관 웹사이트 (http://www.josly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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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박물관 로비에 세워진 기부자 명단, 제일 먼저 ConAgra 재단 이름이 보인다. 기업탐방 예정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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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조슬린' 박물관의 소장품, 서부개척과 인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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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존 콜먼의 작품 (1949년), 이 시기에 살았던 인디언을 묘사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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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더는 설명이 필요없는 인디언의 조끼, 섬세한 손뜨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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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서부 개척 시절의 토네이도를 묘사한 그림]


[동영상설명: 박물관 해설사가 그림을 설명하고 관람객과 의견을 나누는 장면, 관람객들의 자세가 자못 심각하다.]

조슬린 박물관을 나오니 '통학버스'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가 태우고는 '올드마켓' 입구에 학생들을 풀어놓는다.

순식간에 버스에서 내린 학생들은 사라지고 보이질 않는다. 이유는 매서운 찬바람 때문, 어딘가 상가 안으로 숨어든 것은 아닐까? 되돌아 오는 시간까지 동행을 하고 있는 IPD 동기들 이외에는 사람들이 거의 사라져 시야안에 보이질 않는다. 이런 시장에 오면 우리 과정이 아닌 다른 과정의 학생들과 대화할 기회를 생각해 보았으나, 기대와는 달리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춥지만 미국의 개척시대를 이해하는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자

그야말로 옛날 시장이니 1950년대와 1960년대 장난감이며 풍물들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했다. 가게 한 곳을 들어가니 가게들이 내부적으로 모두 연결되어 큰 블럭안의 가게를 하나의 입구로 모두 다닐 수 있도록 지붕 안에서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다. 이우리네 추억은 아니었지만, 한 눈에 시절지난 추억의 가게들이 즐비해서 눈요기거리로는 그만이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나와 '차우'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통해서 동기들의 우정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유톡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셉'이 사진욕심이 많아서 내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오히려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점심은 '동기들을 이끌고 '오마하에서 제일의 맛집이라는 '지오스 (ZIOS) 피자'에서 뉴욕피자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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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를 만드는 종업원들에게 만드는 과정도 설명을 듣고, 도우를 만들고 위에 메뉴별로 장식을 하거나 오븐에 굽는 과정도 그들과 대화를 하기위해 사진을 찍으며 접근해서 구경시켜 달라고 하면서 식당 전부를 누비벼 돌아다녔다. 아마도 이런 행동은 내가 '학생'이기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었다.

올드마켓(Old Market) 구경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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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사진을 찍고 찍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아직 이 사진을 보내주지 못했으니 동기들이여 이 사진을 복사해 가시요. 지나가던 한국 유학생 한명이 내 뒤에 바싹 달라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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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가수도 만났다.

[동영상설명: 인적도 드문 올드마켓(Old Market)에서 만난 길거리 가수, 노래는 좋았다]

아직 토요일 하루가 다 지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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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살에 미국 유학 다녀오기 차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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