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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적대적 고객인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청했다.

by Retireconomist 2008. 7. 6.

사마리아 지역의 한 우물가에서 생긴 일이다. 워낙 더운 지역인데다 한낮이어서 기온이 더 올라간다. 때문에 그 시간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낮잠을 잔다. 사람들이 잠든 틈을 타 한 여인이 우물로 물을 길러왔다. 그런데 아무도 없을 줄 알고 찾아온 우물가에 웬 청년이 지친 행색으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내심 놀랐다. 하지만 모른 척했다. 청년은 자신을 못 본 척하며 우물에 두레박을 내려 물을 퍼 담는 여인에게 말을 건넸다. 그 청년은 다름 아닌 예수였다. 예수는 여인에게 물을 좀 달라고 청했다.


유대인 랍비의 복장을 한 사람이 물을 달라고 하자 여인은 속으로 무척 당황했다. 사마리아인과 유대인은 오래 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다. 유대인들은 이들이 이교도와 섞여 순수하지 않다며 배척했다. 그런 유대인이 목이 마르다면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달라고 청하는 것이었다.

  • “당신은 유대인이고 저는 사마리아 여자인데, 어떻게 저더러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요한복음 4:9)
    이에 예수는 겸손한 표정으로 부드럽게 말했다.
  •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이 무엇인지, 또 당신에게 물을 청하는 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나에게 물을 청했을 것이다. 그러면 내가 너에게 샘솟는 물을 주었을 것이다.”(요한복음 4:10)

2,000년 전 우물가에서 일어난 사마리아 여인과 예수의 대화는 이렇게 시작해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의 추종자가 되는 것으로 끝난다. 이 부분은 무척 중요하다. 두 사람의 대화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원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는 ‘공감대’라는 접점에서 제품과 자본이 교환된다. 사마리아 여인과 예수는 상식적으로 접점이 일어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전혀 이질적인 두 사람이 만나 짧은 시간에 무한한 노력을 기울인 어떤 거래보다도 바람직한 마케팅 결과를 낳았다.

예수는 고객과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나눴다. 이는 언어로만 의사소통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는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추상적 제품을 ‘우물의 물’이라고 하는 구체적 실체와 연결시켰다. 언어로 하는 의사소통이 1차원이라면 비주얼 의사소통은 3차원이다. 특히 초면이거나 민망한 관계에서 나누는 언어는 극히 피상적이며 의례적이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으로 어떻게 마케팅이 되겠는가?

마케터가 고객의 언어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옳지만 언어의 이면에 있는 진실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언어 너머의 진실에 접근하려면 3차원적 대화가 필요하다. 여인은 우물가의 물로 육신의 갈증은 해소할 수 있으나 그녀의 삶의 자국에서 생겨난 심리적 갈증은 해소할 수가 없었다. 예수는 그런 여인의 상처 난 과거와 치유 받고자 하는 현재의 기대를 이해했다. 고객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희망을 알고 나누는 대화가 그들의 마음을 열게 한다. 현재 고객의 컨셉트를 가장 잘 이해하면서 시작하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언어보다 흡인력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최고 마케팅 경영자 예수 - 사람을 낚는 예수의 마케팅 비밀  이동연 지음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이다. 사람을 얻는 것, 그것이 바로 영원히 변치 않는 마케팅의 원칙이다. 이 책은 '예수'를 사람 중심의 마케팅을 몸소 펼쳤던 최고마케팅경영자였다고 말하고, 예수의 행적에서 현대 마케팅의 정수를 발견해본다.


후텁지근한 일요일  오후, 책과 벗하면... 좋은 책과 벗하면 더위는 어디갔는지 행방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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