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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ifestyle/책Book

인간을 이해하는 새로운 안경을 얻다. [컬처 코드]

by Retireconomist 2008. 6. 24.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아이를 낳으면 그들은 새나 물고기 또는 악어가 아닌 작은 인간을 얻게 된다. 그들의 유전 코드가 그렇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 남자와 미국 여자가 만나 아이를 낳으면 그들은 작은 미국인을 얻게 된다. 이것은 유전 코드 때문이 아니라 다른 코드, 즉 컬쳐 코드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어로 '태양'은 남성 명사인 '솔레이(le soleil)'인데, 프랑스인은 솔레이 하면 곧 태양왕 루이 14세를 연상한다. 어릴 때 부터 이런 연관성이 각인된 프랑스인은 태양을 남성으로 인식하며, 나아가 남성을 찬란하게 빛나는 존재로 본다.

그러나 독일인에게 이 단어들은 거의 정반대의 의미를 나타낸다. '태양을 뜻하는 존네(die sonne)는 여성형이며, 독일인은 여성을 이 세상을 따뜻하게 하고, 사물을 자라게 하며, 아이를 기르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태양'과 같은 단어의 습즉과정을 통해 프랑스인과 독일인이 정반대의 각인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모든 문화는 저마다 이런 단어들에 대한 해석, 즉 코드가 다르다. 다양한 각인들에 대한 다양한 코드들이 모두 결합되면, 이 문화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않고 사용하는 '준거 체계(reference system)'가 생겨난다. 그리고 이런 준거 체계들이 지침이 되어 다양한 문화가 다양한 방법으로 형성되어간다. --- 본분 26~27p

외국기업이 출자를 한 회사에 다니면서 코드가 다름에 대한 인정보다는 의문으로 불편을 겪은 적이 참으로 많았다. 친구의 소개로 우연히 접하게 된 이 책에서 "아하!"하는 감탄으로 이유를 찾았다. 결국 '컬처 코드'를 이해함으로써 상호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동양이건 서양이건간에 '공동의 목적'이면 '공동의 코드'가 나올 것이라고 믿었던 어리석음을 알게되었다. 그 다음 상대의 코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나의 문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짜피 나의 몫.

오랜 숙원 중 하나를 해결해 준 책이다.

남과 다른 내가 어울려 이 세상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책. 문장도 평이하고 전문용어는 영어를 병기하는 친절도 아끼지 않은 책 . 강력추천 ★★★★★


  컬처 코드 - 세상의 모든 인간과 비즈니스를 여는 열쇠  클로테르 라파이유 지음, 김상철 외 옮김                                                              
왜 패스트푸드는 미국에서 시작되었을까? 왜 미국인은 축구가 아닌 야구에 열광할까? 왜 일본의 이혼율은 상대적으로 낮을까? 이탈리아의 남자들이 여자들을 쉽게 유혹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세계 사람들이 이토록 다르게 행동하고 판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모든 질문의 답은 바로 '컬처 코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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