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사항 : 21세기북스, 2003
형태사항 : Paperback, 328 p
가격 : ₩ 13,000
부서 회식을 마치고 집에 가느라 저녁 늦게 지하철을 타면 다른 사람들도 역시 어느 정도 술 냄새를 풍기는 경우가 많다. 술집이 몰려 있는 주요 지역은 밤 11시, 12시가 되면 택시를 잡느라 전쟁이다. 아침 출근길, 전철이나 버스 속에 앉아 있는 사람은 백발백중 눈을 감고 자거나 애써 잠을 청한다. 운전을 해서 출근하는 사람들은 길이 막히진 않는가, 누군가 잘못해서 접촉사고를 내진 않는가 등 1분, 1초를 다투며 마음을 졸인다.
바쁘게 정말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대의 삶은 우리 소비자를 아무런 휴식 없이 앞으로 앞으로만 가도록 밀고 있다. 그러나 문득, 오랜 친구가 갑자기 과로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간 경화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모든 재산을 사회공헌재단에 헌납하는 사람의 뉴스를 접할 때, 오랜 시간 공들여 작성한 보고서가 상사의 한 마디로 사무실 바닥에 내 팽개쳐 질 때, 하루 12시간, 1년 365일을 열심히 일해도 손에 쥐는 월급으로는 전세금 메우기도 힘들 때, 소비자는 갑자기 뒤통수가 띵해지면서 갑자기 무엇을 위해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
『욕망의 진화』는 물질적 풍요를 개인과 기업, 국가의 목표로 달려 온 현대 사회에서 물질적 풍요에 대한 욕구는 접어들기 시작하는 반면 ‘스트레스 Free 직장’, ‘화목한 가정’ 등 ‘정신적 안정과 풍요’에 대한 욕구로 소비자 욕구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음을 다섯 가지 소비자 트렌드로 정리해 놓은 책이다. 결론으로, 단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마음의 평화와 정신적 안정을 줄 수 있도록 ‘치유(Healing)’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인간욕망 프로젝트(Human Desire Project)’의 결과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넥스트 그룹(The Next Group)이 주관하여 1996년에 시작된 방대한 프로젝트로 인간욕망이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추론한 대형 리서치이다. 기업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기본 전제는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며 앞으로는 무엇을 원할 것인지를 잘 아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구체적인 하나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 요구사항이 아니라 인간이 앞으로 어떻게 살고자 하는지를 큰 그림으로 그려내었다. 특이하게도 소비자를 직접 조사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미래생활을 만들어 나가는’각 분야 전문가들을 조사하였다. 그들은 바로 학자, 예술가, 마케터, 작가, 교육자, 최고경영자, 영화감독, 하이테크 전문가 등이었다. 이 책으로써 이 프로젝트가 마감된 것은 아니며 저자인 멜린다 데이비스는 소비자 욕망이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계속 연구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물질적 풍요에 식상하고 정신적 불안정에 시달리는 소비자는 스위치 현상(The Switch)을 경험한다. 스위치 현상이란, 대부분의 중요한 현실생활이 물리적 세계가 아닌 마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가상세계에서 진행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나(벤자민)는 잠옷 바람으로 노트북을 켰다. 네트워킹을 통해 세계 각국과 실시간으로 회의를 하고 있었다. 침대에 앉아 회의에 접속했을 때는 현재 진행중인 신규 브랜드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런던, 홍콩의 담당자는 내게 자기들 편에 서 줄 것을 요청하였다. 내가 직접 만나 본 적도 못한 사람들과 가상세계에서 접속해서 사람들 마음 속에나 존재하는 추상적 주제를 토론하다니. 그 사람들은 날 보고 자기들 편에 서 달라고 하네. 나는 서 있는 것도 아닌데……? 같은 상황을 말한다.
또 예로 “(필라, 유방암을 진단 받은 여성) 의사는 유전자 이상이 있는지 검사해야 한다고 했어요. 내 여생 전부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작은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달려 있다니……. 난 그 전날까지도 하찮은 세상일에 매달려 살고 있었어요.? 등이다. 이런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늘 벌어지는 일이다.
현대사회를 바꾸어 놓은 가장 혁신적 요소 중 하나인 인터넷과 그를 통해서 확산되는 가상세계, 부가가치를 내기 위해서는 육체적 자산보다는 지식이 중요하다. 지식경제의 보급 등으로 인해 소비자는 점점 몸이 아닌 ‘두뇌와 마음’으로 생활하고 일하게 되었다. 2000년 11월~2001년 3월, 미국에서 3조 달러 주식가치가 허공으로 증발하였다. 실물가치의 변동은 없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그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 경영사례에서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인, AOL의 타임워너 매입은 물리적 통합이 아닌 가상적 자산 합병이었다. 3천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신앙치료나 대체요법을 시도한 적이 있으며 스트레스나 슬픔으로 인해 병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은 없다. 또한 육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성공하는, 심지어 스포츠 스타가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이제 인간이 극복해야 할 문제는 정신장애이다. 바보상자라고 취급되는 TV, 제법 똑똑한 것 같았던 신문, 인터넷게임, 온라인 채팅 등의 미디어가 현대문화를 점령하여 소비자는 자신의 독자적인 의식 없이 집단적으로 반쯤만 의식 있는 상태로 몰려가고 있다.
사실, 모든 기업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숫자와 돈으로 환산해 자랑하는 기업이미지, 브랜드파워, 소비자신뢰 등은 모두 손에 잡히지 않는 비물질적 실체이다. 즉 눈에 보이는 제품은 더 이상 기업경영의 실질적 목표가 아니다. 오히려 소비자 마음 속에 형성되는 브랜드 이미지 즉 가상적 무엇인가가 궁극적 목표이다.
우리는 지금 무엇 때문에 괴로워 하는가?
인간의 두뇌회로는 과부하 상태로 매일 엄청난 내면적 혼란을 경험한다. 매년 2엑사바이트의 새로운 정보가 생산되어 사람들은 1인당 250메가바이트 정보 트래픽을 겪는다. 일본에서는 메시지 하나 전달을 위해 1일 1인당 6달러를 소모한다고 한다. 최근의 미국은 TV 뉴스의 77%가 범죄 폭력사건 소식으로 사람들에게 사회가 점점 살기 무서운 것으로 인식시키고 있다. 미국 성인의 50%는 잠자야 할 시간에 평안하게 잠들지 못하고 들끓는 생각에 시달린다.
이와 같은 격렬하고 급속한 세상 변화로 인해 스트레스는 어린이도 사용하는 하나의 유행어, 유행병이 되어 버렸다. 미국은 의료비의 80%가 스트레스와 관련되어 지출되며, 미국 직장인 70%가 근무중 중간 또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여기를 보건 저기를 보건 “비전! 비전! 변화의 앞장에 서라!?는 구호가 사람들이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고 재촉한다. 미국의 한 대형 컴퓨터 매장에서 고객은 가장 최신제품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기보다는 아무 것도 안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무엇인지 문의한다.
사람들은 점점 정신적 능력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염려에 시달리게 되었다. 정치 후보자들의 76%는 정신적 능력 상실이 미래에 대한 가장 큰 위험이라고 하였으며, 선진국의 질병관련 비용의 15% 이상이 정신질환 때문에 발생한다. 세계적으로 1억 2천만 명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매년 100만 명이 자살하며 영국인의 10%는 삶의 변화속도를 이기지 못해 신경쇠약 직전상태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소비자들은 물질적 희망보다 정신적 희망을 갈구하기 시작하였다. 소비자들에게 갖고 싶은 장래 희망이 무어냐고 하면 집, 자동차, 전자제품보다 행복한 가정, 마음의 평화가 더 많이 응답된다. 유명제약회사는 이미 심리상태 조절약품 연구에 막대하게 투자하고 있으며 미국에서의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2%는 집에 있어야 하는 필요한 것들 중 1순위로 명상할 수 있는 공간을 꼽았다. 이러한 소비자 스트레스 해소는 이미 상품화되어 나타났는데, 에스티로더의 인기상품 「마음의 평화(Peace of Mind)」로션, 「맑은 머리(Clear Head)」 샴푸가 대표적이다. 아로마 용법, 목욕치료, 음악치료, 치유용 정원(Healing Garden)은 이미 성행하고 있다.
소비자 욕망은 어떤 트렌드로 진화할 것인가?
결국 소비자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 상태는‘O’라고 하는 일종의 최적의 마음상태이다. 이는 가상계의 극치적인 상태이며 소비자가 가장 활력 있게 성공적으로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체험이다. 또 어려움에 대처하고 정신적으로 번영하는 데 방해가 되는 스트레스나 정신장애와는 상반되는 개념이다.
‘O’상태는 우리의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이다. 예술가나 운동선수는 이 같은 완전한 기쁨의 상태를 더 존(the Zone)이라고 한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한 마디로 더 많은 시간을 ‘O’상태에 머무르는 것이다. 앞으로는‘O’의 탐구가 우리 생활의 모든 면을 차지하는 시기가 올 것이고, 이러한 상태로 나가기 위해 소비자는 몇 가지 단계를 거쳐 진화해 나갈 것이다. 정신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소비자가 미래에 제품을 선택할 때는 “A 브랜드는 값이 싸고 B 브랜드는 기능이 우수하지만 C 브랜드가 더 기분을 좋게 할 것 같해. A와 B는 제품성능은 많이 좋아졌지만 나를 골치 아프게 만드는 건 안 변했어?라고 할 것이다.
소비자가 정신적 평화를 얻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현실세계로부터의 탈출’이며 이는 도피와 분노로 나타난다. 바로 ‘트렌드 1’이다. 물리적 세계에 익숙해 있던 소비자는 삶의 중심이 정신적 가상 세계로 옮아감에 따라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는다. 그간 익숙했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각종 PC게임이 성행하고 있는 것은 가상세계에서 펼쳐지는 현실적 도피의 한 예이다. PC로 작업하는 사무직 노동자의 90%가 근무시간에 도피주의적 인터넷 서핑을 즐긴다고 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가정, 학교, 직장, 패스트푸드점, 보육시설 등 장소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총기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 역시 삶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다. 운전자의 70%는 “난폭 운전을 하는 사람에게는 진로를 막거나 겁을 주어야 한다?고 응답하여 이미 자신도 폭력적인 대응을 생각하고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의 제작자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영화를 좋아하는 10대 소년들은 女전사를 보기 원합니다?라고 하여, 거친 행동을 하는 여성이 인기라고 했는데 이 역시 분노의 한 표출이다.
두 번째 트렌드는, ‘병든 마음, 찌들은 스트레스를 치유’하려는 것이다. 앞에서 본 것처럼 육체적 고통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심각한 문제로 대두할 것이고 사람들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치유하기 위해 아로마 용법을 쓰기도 하고 알코올 등 약물에 취하기도 하며 스포츠에 빠져들기도 한다. 미국에서 9?11 이후 매출이 76%나 성장한 피부 진정로션은 “세상이 너무 바싹 다가와 압박감을 느낄 때, 두 번 정도 가볍게 두드려 주세요?라고 홍보하였다. 앞에서 보았던 「맑은 머리」샴푸 외에 「해피엔딩(Happy Endings)」헤어 컨디셔너 등도 계속 출시되고 있다. 녹차요법, 抗 스트레스 목욕용품, 초콜릿, 심지어 마늘이나 매운 음식이 심리 안정제로 유행하고 있으며, IBM과 몬산토처럼 유머 컨설턴트를 고용하여 일터에 활기를 부여하려는 회사도 많이 생겼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미국 요가수업은 두 배로 증가하여, 마음을 다스리려는 소비자의 욕구가 얼마나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육체적 성과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포츠계에서는 대규모 시합을 하기 전에 심신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올려놓기 위해 명상법을 활용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세 번째 트렌드는, ‘공동체에서 안식 찾기’이다. 범죄와 테러 위협에 늘 시달리는 현대인은 가족과 친구, 가치관이나 취미가 같은 사람, 性 정체성이 같은 사람 등과의 작은 공동체를 그리워한다. 9?11 후 미국에서는 “함께 살아야 합니다?, “참여합시다?라는 사진과 전단이 유행하였고, 이혼율은 감소한 반면 결혼율은 증가하였다. ‘플래티넘’, ‘VIP’ 등 가상적 인간관계에 호소하는 멤버십 마케팅 이 등장하였고 문신이나 피어싱 등 공동체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활동이 점점 인기를 몰고 있다.
이제 소비자의 대응은 좀더 적극적으로 나간다. 네 번째 트렌드는‘가상세계에 나를 알리기’이다. 소비자들은 보이지 않는 가상세계 속에서 온갖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고 한다. 인터넷관련 컨설팅 회사인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의 컨설턴트는 자신의 여자 친구와 함께 사는 생활 모습을 www.weliveinpublic.com에 24시간 생중계하여 공개하였고 이와 유사한 www.iliveinpublic.com, Reality TV 등이 사람들의 비난 속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가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 중 가장 최고는‘소비’이다. “엘리트는 아니라도 엘리트가 소유한 것을 가지고 싶다. 나는 최고를 쇼핑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식의 고가품 소비는 계속 증가한다. 동서를 막론하고 능력이 개인을 돋보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최고의 능력인이 되고 싶다’는 소비자 욕구는 각종 두뇌개선 약품이나 동기부여 훈련 등 개인능력 컨설팅 호조로 나타나고 있다.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각종 보조식품의 매출은 계속 증가하며 자기계발용 도서와 세미나는 언제나 인기이다.
마지막 트렌드는, ‘미로에서 길 찾기’이다. 즉 불확실하고 복잡한 정글같은 세상을 안내해 줄 가이드가 필요한 것이다. 이미 자동차에는 복잡한 길을 찾아가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 주는 각종 네비게이터가 소비자를 안내하고 있다. GM의‘On-Star’는 2003년까지 4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스타워즈에서 주인공 제다이의 스승으로 나왔던 요다(Yoda)의 이름을 따라, 세상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 막강한 존재에 의존하는 현상을 요다이즘(Yodaism)이라고 한다. 티벳 국민과 많은 서양인들의 정신적 지주인‘달라이 라마’,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 가는‘빌 게이츠’, 가장 화목한 가정을 꾸미는 데는 최고의 스승인‘마사 스튜어트’,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많은 책들 중 무슨 책을 읽으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완벽하게 해소해 주기 위해 북클럽을 운영하는‘오프라 윈프리’ 등이 요다이즘의 한 예이다.
같은 맥락에서 스타일 컨설턴트, 일정관리사, 화술지도사, 개인생활비서 등이 성행하고 있으며,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좋은지 만이 아니라 어떤 것이 유행인지도 안내하는 수퍼브랜드(Super Brand), 메타브랜드(Meta-brand)를 소비자는 갈구하게 되었다. 무엇이 좋은지,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는 것인지를 고민할 필요없이 그 브랜드가 알려 주는 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그런 전지전능한 브랜드이다.
치유자(Healer)로서의 마케터
과거의 마케터는 어떤 방법을 쓰던지 고객에게 많이 팔려고 하였다. 따라서 판매자로서 “우리는 치약을 팝니다, 우리는 거래를 하지요?라고 외쳤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수많은 물건과 판촉활동 속에서 시달렸다. 그 다음의 마케터는 오락가(Entertainer)였다. 즉 “연예인을 출연시키거나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즐겁게 해 드릴께요. 우리 제품을 사 주세요?라고 했던 것. 이 역시 소비자에게는 짜증과 잡음만을 만들어 주었다.
이제 앞으로의 마케터는 소비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존재가 아닌‘치유자’가 되어야 한다. “고객님께 마음의 위안과 정신적 평화를 드리겠습니다. 우리 브랜드가 고객들께 이런 기쁨을 널리 퍼트리도록 허락해 주세요?라는 것이 미래의 마케터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21세기의 소비자를 사로잡을 혁신은‘마음의 평화’에 있다. 우수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기본이고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소비자는 “당신 제품이 최고라고 하자, 그래 그 다음엔 뭐지??, “당신이 지금 계속 떠들고 있는 제품 특징이나 가격을 떠나 내게 가장 절실한 관심사에는 무엇을 해 줄 수 있지??라고 질문하기 시작한다.
치유하는 마케팅을 위해서 소비자 니즈 조사는 병을 진단하는 과정으로 되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치유책을 고안해야 한다. 진단 및 치유적 마케팅 활동의 예를 보면 ‘신분상승 갈망 높은 그룹’에게는 제품, 서비스가 높은 지위를 나타낼 수 있어야 하나 스트레스를 유발할 정도는 아니어야 할 것이다. ‘겉모양에만 집착하는 그룹’에게는 세련되어 보이는 상표와 표식을 제공하되 쉽게 알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 ‘내부관계자가 되려는 그룹’에게는 “여러분도 당연히 알고 계시겠지만……?하며 뭔가 은밀해 보이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 치유책이다.
고객을 치유하는 마케팅에는 마음을 실질적으로 치유하는 것, 과거의 상처를 교정하는 것, 요다 브랜딩 등이 가능하다. 실질적으로 마음을 치유해 주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 새로운 기술보다 쉬운 기술로 승부하거나 영양보조식품, 인터넷 중매, 인간노동을 기계로 대체하는 것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과거의 상처를 교정하는 것은 고객이 과거에 싫어했던 과정을 만족스런 과정으로 변화시켜 다시 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새턴은 고객 특히 여성고객이 두려워했던 자동차 구매과정을 즐거운 경험으로 전환하여 다시 제시하였다. 요다 브랜딩은 한 제품에 국한되지 않고 일종의 만능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인데, 이미 코카콜라, 할리데이비슨, 매리어트 등은 해당 산업분야에서는 소비자에게 신뢰와 안심을 주는 만능 브랜드가 되어 소비자는 고민없이 그대로 따르기만 한다.
끝으로 ‘디지털’이라는 스트레스 가득찬 기술사회로 소비자를 이끌고 나가야 하는 엄청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화를 위한 12단계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버려야 할 습관에 의해 얻는 것보다 훨씬 높은 만족을 드리겠다는 믿을 만한 약속, 새로운 디지털 행동을 시작하기 위한 편의와 지원, 지속적이고 누진적인 보상제도, 정서와 자아감과 관련된 만족감 제공, 선량하고 전지전능한 요다의 손에 고객 스스로를 맡길 수 있는 가능성 등이 그 단계들이다.
책을 읽다 보면 물질적 풍요를 목표로 달려 온 미국을 중심으로 이러한 욕망의 진화가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음을 한 눈에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우리 나라를 돌이켜 보면 서구인들이 부러워 할 한국 고유의 철학과 문화는 뒷전에 두고, 서구적 물질주의에 쫓아오기 시작한 지 50여 년, 이미 과도한 물질적 욕구의 병폐를 많은 사람들이 깨달아 가고 있다. 바로 이 책에서 예상하는 소비자 욕구의 미래진화 방향은 서구 소비자는 물론 우리 나라 소비자에게도 적용되는 독특한 시야를 제시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재미는 책 중간 중간에 나오는 몇 가지 진단표에 따라 나 자신의 상태를 진단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형이상학적 자기진단은 우리가 어느 정도로 가상세계에 참여하고 있는지 진단하여 소비자가 스위치 현상을 이미 경험한 것인지 등을 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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