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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ifestyle/책Book

[마케팅 잘하는 사람 잘하는 회사]

by Retireconomist 2002. 1. 10.

저자 : 이장우
출판사 : 더난출판

■ 이제는 소프트 마케팅이다

마케팅 원론에 대한 책이 아니라 사례와 실생활 중심으로 쓰여진 마케팅 책으로 거창한 전략이나 시스템에 의존하기 보다는 마케팅하는 사람의 감각과 감성, 상상력의 혁신성을 바탕으로 한 '소프트 마케팅'이란 개념을 제시한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고객의 감수성과 느낌에 호소하는 제품과 발상의 전환을 통한 마케팅으로 성공한 여러가지 사례를 소프트 마케팅의 예로 들면서 마케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노란콜라, 햇반, 스포츠 투데이 등의 국내사례와 영화 <캐스트 어웨이>를 통해 본 영화마케팅, 할리 데이비슨 등 외국의 사례를 다양하게 제시하면서 광고전략, 브랜드 네이밍 등 마케팅의 다양한 지점을 다루고 있다. 이런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 저자가 말하는 감성 마케팅, 소프트 마케팅의 가닥을 잡을 수 있다.

■ 소비라는 행위는 유형적이지만, 그 속에는 무형적이고 심리적인 용인이 흐르고 있다. 마케팅을 전개할 때 고객의 마음을 사로 잡으려면, '모멘트 보므 컨슈밍(moment of consuming)'. 즉 소비의 순간에 고객이 만족감을 느끼고 성취감에 사로잡히게 해야 한다. 소비 마케팅의 목표를 소비의 순간에 느끼는 고객의 만족감으로 보면, 인터넷 서핑이나 영화 관람도 모두 일종의 소비가 된다.
--- p.263

■ 부드럽게 팔아라, 그러면 마케팅이 산다

문명은 이제 디지털 기술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변화의 길목에 들어선지 오래다. 이 책의 저자 이장우는 지금이 바로 마케팅에 대해 다시 숙고해 볼 때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마케팅은 기나긴 역사와 함께 해 온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마케팅 중심의 세상에서는 감성과 체험, 정서를 중시하며, 창조성과 유연성 그리고 부드러움이 마케팅의 주요 화두가 될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마케팅을 소프트 마케팅이라고 칭하고 있으며, 마케팅과 문화, 스포츠, 오락, 연예 등과의 만남을 현장 중심으로 쉽고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고, 외국 사례와 한국 사례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한층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 책에서 독자는 마케팅에 흔히 나오는 기본 개념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즉 전통적인 마케팅의 이론적 틀을 과감히 깨고 현장 중심의 실전 지향적 마케팅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우리 주변과 생활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살아 있는 마케팅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다.

■ 感性과 마케팅의 '운명적 만남'

2차대전으로 유럽이 온통 화염에 휩싸였을 때다. 영국 수상 처칠은 부랴부랴 짐을 싸들고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을 찾아갔다. 도버해협을 넘어와 폭탄을 퍼붓고 가는 독일군 때문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던 영국으로서는 무엇보다 미국의 도움이 절실했던 것이다.

처칠은 짐을 풀기도 전에 루스벨트를 붙잡고 하소연했지만 반응은 시원찮았다. 미국으로서도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던 탓이다. 처칠은 지친 몸을 끌고 호텔로 돌아왔다. 풍전등화 같은 영국의 운명이 눈앞에 아른거려 견딜 수가 없었다. "에이,목욕이나 해야지"

목욕을 하고 있는데 조용히 방문이 열리면서 루스벨트가 나타났다. 동맹국 수상에게 마땅한 선물을 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불쑥 호텔을 찾은 것이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알몸으로 걸어 나오는 처칠. 아마도 둘 다 아뿔싸,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그게 어디 보통 해괴망측한 광경이었겠는가. 하지만 처칠은 태연했다. "미합중국 대통령 각하,영국의 수상은 더 이상 숨길 게 없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대 라이벌인 리눅스 개발자 리누스 도팔즈는 "컴퓨터를 처음 보는 순간 나는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 순간 단순히 "돈을 좀 벌어봐야지"라는 생각을 했다면 오늘날의 리눅스는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처칠의 알몸과 도팔즈의 말은 비즈니스와 마케팅에 있어 감성적인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다. 이것은 거시적 이론이나 학설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하지만 루스벨트는 마음이 움직였고,영국에 대한 지원을 결정했다. 리눅스는 OS(운영체제)시장에서 MS를 견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적수임에 분명하다.

이런 의미에서 "감성 마케팅 전략"이란 부제가 붙어 있는 『마케팅 잘하는 사람,잘하는 회사』(이장우 지음,더난출판,9천5백원)는 마케팅의 대상들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에 반응하는지,이메이션코리아 대표인 저자는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통해 분명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설득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적인 부드러움(혹은 본능적인 감동)이며 감성 마케팅의 기본이 된다는 것.

지난 85년 미국의 벨연구소는 휴대폰을 처음 개발한 뒤 컨설팅 회사에 휴대폰의 예상 시장규모를 조사해 달라고 의뢰했는데, 결과는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전화(?) 집에서 쓰면 되지, 가지고 다닐 것까지 있나’하고 당시 소비자들은 생각한 것이다. 지금은 휴대폰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휴대폰은 신기술, 신시장이었던 것이다. 만일 고객을 중심으로 했으면 휴대폰은 출시되지 않았을 것이다.

회사가 만든 제품을 고객이 원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마케팅이다.

‘고객 중심’의 회사가 듣기에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마케팅 중심’의 회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의 노드스톰 백화점은 보통 백화점보다 물건값이 월등히 비싸다. 하지만 고객은 정말 많다. 노드스톰은 구입 후 몇 년이 지난 구두나 셔츠를 품질 문제로 항의했을 때 즉시 바꿔주는 것으로 유명해졌다. 고객 우선이라는 인상을 확실히 심어준 셈이다.

그러나 이것은 노드스톰이 고객 중심의 회사였기 때문은 아니었다. 여기서 돋보이는 것은 고객의 불만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노드스톰의 마케팅 전략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가격이 비싸더라도 고객이 이 백화점을 다시 찾게 하는 고단수의 전략인 것이다.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전략이다. 그 중에서도 마케팅 전략이 21세기 기업의 미래를 움직이게 될 것이다.

미래 마케팅 핵심은 '인간의 감성'  그래서 부제도 ‘이장우의 감성마케팅 전략’이다.

하지만 반대로 마케팅에 능숙한 사람은 크고 거창한 것에만 몰두하는 사람이 아니라 단순함에서부터 마케팅의 왕도를 찾는 사람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2002년 1월 10일 사장님께서 일독을 명하시며 하사하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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