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피하고 싶은 안타까운 뉴스를 접하면 모른 척 외면하기도 하기도 하는데, 시니어와 관련된 뉴스를 접하게 되면 오히려 집중하게 된다. 직업 정신이 이제는 본능 수준으로 끌어올려진 모양이다.
일요일 저녁 뉴스부터 시작해서 온 언론이 경찰청에서 발표한 통계자료를 근거로 얼마나 늘었는지 따져보고 전문가를 내세우고 대책을 세우느냐고 아주 바쁜 주말이 된 것 같다. 서울지방경찰청 통계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신규 고령운전자는 2011년 32만 2,897명에서, 2012년 36만 5,734명으로 13.3% 증가한 데 이어서 지난해는 40만 8,906명으로 11.8% 늘었다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서울 시내의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도 2011년 31명에서 2012년 43명, 그리고 지난 2013년에는 51명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고령 운전자가 사망사고를 더 많이 낸다는 것이 초점이고 그 수치가 증가한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기에 자료의 투명성이라든지 증가의 연속성에 대해서 부인 등으로 피해가자는 의도는 아니지만, 사회적 이슈가 될 만큼 정말 심각한 수준인지 확인해 볼 사항이다.
▲ 길거리에서 경찰을 보면 항상 알 수 없이 긴장된다. / 사진. 김형래
서울경찰청에서 발표한 통계를 근거로 2011년 고령운전자가 사망사고 확률은 0.0096%인데, 2012년에는 0.0117%로 늘었고, 2013년에는 0.0124%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대략 이수치는 고령 운전자의 1만 명 중에서 1명의 사망사고를 냈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추이니 당연히 대책이 함께 거론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 대책에 직접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가장 먼저 내세운 대책 중의 하나가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을 방문해 교통사고 위험성과 운전 시 주의 사항에 대해서 안전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라는 것이다. 고령운전자가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몰라서이거나 운전 시 주의사항을 더 교육하면 교통 사망사고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는가?
지난해 1,159회에 걸쳐 노인정 등을 방문해서 32,919명에게 교육을 했다고 하는데, 교육 대상자가 고령 운전자였는지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 왜냐하면, 고령운전자 사고는 대부분 평일 주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발생하고, 택시, 화물차 등 사업용 차량 발생 비율이 높고, 특히 고령자가 운행하는 택시 사고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된 내용을 근거로 본다면, 교통 교육 대상자의 선정이 잘못되지 않았나 싶다.
또 하나의 대책으로 법규 위반 시 즉시 제지 등 현장 조처를 하겠다고 한다. 지금까지 고령 운전자는 나이를 고려하여 계도 위주 단속을 했다고 하는데, 마치 지금까지 고령 운전자가 법규 위반을 계도한 것이 교통사고 사망자를 늘리게 한 것과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것 같다.
소위 교통법규 위반을 봐주었기 때문에 교통 사망사고가 늘었는가? 법규 위반이 교통사망사고와 개연성은 높지만, 직접적인 연관성은 입증된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수많은 속도위반과 같은 기계적 장치가 나이를 고려하고 단속해왔는지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또 다른 대책이 서울청 자체 실버마크를 제작해서 4월 중 노인정 등 현장교육 방문 시 활용할 예정이라는 것인데, 차량 후면 창가에 붙인 ‘실버마크'가 운전자의 핸들과 브레이크에 어떤 작용을 하도록 연결된 것이 아니라면 오히려 안전운전에 방해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
실버마크를 부착한 차량에 대해서 가벼이 보고 위협운전을 하거나 도로 정체의 원인이라고 불평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고령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다면 실버마크 대신 젊은이에게 인성교육을 해야 할 것이고, 실버마크가 교통 사망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편이라는 발상은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했으면 한다.
종합하면 서울경찰청의 보도자료를 보면서 내내 아쉬운 것은 뭔가 앞뒤가 연결되지 않는 듯한 부조화가 있다는 것이다. 시니어의 입장에서 본다면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대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먼저 지난 사망사고의 원인을 좀 더 깊숙하게 조사하여 직접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그것을 제거하는 대책이 시행되었으면 한다. 조사 결과가 한 원인에 집중된다면 그것을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제거하는 것을 시행해야 고령 운전자가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다. 만일 여러 원인으로 분산되는 경우로 귀결된다면, 양쪽 다 해당하는 일이지만 고령 운전자가 안전 운전할 수 있는 교통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사고가 잦은 곳에 대한 교통여건을 안전하도록 개선하고, 훼손된 도로에 대해서는 긴급하게 복구하고, 교통표지판, 노면 표시도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잘 보이도록 정비하는 등 고령 운전자가 안전운전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개선 활동이 필요하다. 그다음이 교육 등 인식개선이고, ‘실버마크'와 같은 전시행정으로 논란이 예상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시행 우선보다는 충분히 경청하고 협의한 후에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나라의 교통정책을 보고 복사식으로 대응하는 미봉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두고 시니어 의견을 경청한 교통사고 절감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인구구조 동태 상 틀림없이 고령 운전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시니어파트너즈 김형래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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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4/03/20140403009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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