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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준비하는 재테크-199] 금(金) 현물시장이 열린다고 하는데

by Retireconomist 2014. 3. 21.


요즘 금 한 돈은 얼마 하나요? 3월 11일 인터넷을 통해서 조회한  ‘OO금거래소'에서 제시한 3.75g 한 돈 판매 시세는 18만 원이다. 이 가격은 누가 정하는 가격일까? 국내 금 시세는 공식 통계는 없고, 거래 가격은 도매업체가 국제 금 가격에 환율을 반영해서 정하는 도매가격에 유통비와 영업 중간이윤을 더해서 결정하게 된다. 소비자가 접하는 금 매매 시세는 일정한 인증기준이 없어서 제각각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국내 금 현물 시세는 여전히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금 산업은 세계 금 산업 수요의 약 10% 수준에 이르며 지난 2012년 한국의 금 산업 소비량은 40.2톤이었고, 치과 소비량만도 2.4톤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정부는 국내 금 유통규모를 밀수금을 제외하고는 연간 100~110톤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금광석으로부터 제련한 금이 약 5%, 외국에서 수입한 금이 약 10%, 나머지 85%는 일반 소비자들이 되판 금제품을 녹여 만든 정련 금이다. 수입금은 대부분 반도체 등 전기 전자 소재업체에서 제품 생산을 위해 해외 금융기관에서 수입한 것으로 보면 된다.


▲ [아침에 뜨는 해를 보면서 황금이 어둠에 뿌려진다는 착각을 하곤 한다 / 사진. 김형래]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전체 유통량 중 50~75톤은 거래 증거를 남기지 않고 현금으로 사고 팔리는 무자료 음성거래로 추정하는 부분이다. 불투명한 금 거래는 탈세로 이어져 부가세로 연간 3천억 원 이상이 포착되지 않고 있으며, 이는 금 가격에 대한 신뢰뿐만 아니라 함량 미달 같은 품질 저하도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통구조도 복잡해서 개인 소비자가 구입하는 금은 제련회사를 통해서 대형도매업자를 통해서 세공업자 그리고 소매사업자를 통하는 경로 이외에도 일반 소비자가 금방 또는 고금 수집업자를 통해서 음성 시장에 유입되고 이것이 소형 도매업자를 통해서 세공업자 그리고 소매사업자에게 가는 경로와 홍콩 등지의 밀수금이 소형 도매업자를 통해서 소매사업자에게 전달되는 유통구조 등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여기서 고금(古金)이란 개인이 선물로 받거나 소장용으로 가지고 있던 금이 시중에 판매되어 귀금속의 원재료 등으로 쓰이는 것으로 쉽게 풀어서 고물금(古物金)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러한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잡기 위해서 금융위원회에서는 자본시장법에 따라서 한국거래소(KRX)와 한국예탁결제원에 금 현물 거래 관련 업무를 승인하였다. 한국거래소는 금 현물의 매매계약 체결과 청산을 맡고, 한국예탁결제원은 금 현물의 보관과 인출을 맡도록 했다. 이를 통해 금 거래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탈세를 차단하고,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의 금을 공개된 단일 가격으로 매매할 수 있고, 금 거래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 현물시장의 거래방식은 주식을 사고파는 것과 유사한 부분은 많지만, 금 현물은 국제표준인 순도 99.99%의 금지금(金地金)으로 거래단위는 10g 이하로 소액 거래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나, 금을 실물로 찾을 경우에는 국제적인 관행을 고려해서 1kg을 단위로만 허용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3월 24일 ‘KRX 금 시장'을 개설할 예정이다. 개인투자자들이 계좌가 개설된 증권회사나 선물회사에 전화, 모바일 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서 금을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전 모의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개영업이 가능한 대우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 등의 9개 증권회사와 선물회사 등에서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거래할 수 있다.


금방에서 산 금은 차액에 대해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KRX에서 금매매에서 차액이 발생하면 이 또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금 가격의 변동에 따라 이익을 볼 수 있는 금융상품인 골드뱅킹은 이익이 발생하면 이에 대한 배당소득세 등을 내고, 현물을 인출할 때는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혹자는 ‘안방에 있던 고금(古金)이 IMF를 이겼다.’라고 한다. 금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강인한 속성과 전도성이 큰 특성이 있기에 귀금속의 첫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에 인기 또한 변하지 않고 있다. 더더욱 장기 투자 자산으로도 유망하기에 ‘KRX 금 시장'을 통해서 정정당당하게 정상 거래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꼭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 ‘OO금거래소'의 시세를 확인하는 것은 틀린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인정한 공식 금거래는 ‘KRX 금 시장'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양하게 검색되는 ‘OO금거래소’는 거래소라는 이름을 선점한 사업자일 뿐, 정부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공공기관이 아니고, 그래서 ‘OO금거래소'의 시세는 공식적인 시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주)시니어파트너즈 김형래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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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된 것입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20/20140320007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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