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고령화의 물결이 거세게 몰려오고 있다. 각각 시니어의 문제가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인 셈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현재 시점에서는 상대적인 고령화 진행이 늦은 편이다. 통계청 자료로는 지난해 2013년 우리나라 전체 노인 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12.2%로 발표되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2012년 노인 인구 비율은 22.3%로 확인되었다. 기준 연도가 1년의 차이가 있지만, 노인 인구 비율이 거의 두 배에 이르는 것을 볼 때 다행스럽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른다.
동경 지하철을 탔을 때 같은 칸에 탄 노인의 숫자가 서울 지하철을 탔을 때의 노인 숫자가 두 배에 이른다는 단순 계산이 가능해지는 부분이다. 물론 노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마다 불편한 감정을 직접 표출하시는 시니어를 만나게 되지만, 세계 공통의 기준으로 비교할 때는 정성적인 판단에 대해서 너무 민감하게 대립하게 되면 전체 흐름을 해치게 되므로 양해해 주실 것으로 믿고 사용한다.
아무튼, 반대로 얘기하면 일본의 고령화에 우리나라는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외적으로 일본의 고령화보다 훨씬 앞선 시골 지역도 있고, 평균보다 훨씬 밑도는 강남구의 경우와 같이 특수한 상황은 예외로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을 두고 한동안 끊임없는 논쟁을 벌이다가 언젠가는 기초연금으로 초점이 바뀌더니 이제는 국회의 결정을 미루고 있는 사이 관객이 모두 사라진 것 같은 휑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고, 법안을 최종심의 의결하는 국민이 준 국회의 고유권한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면서 권리를 침해하는 것도 바른 방법은 아니다.
▲ 미국 소도시 겨울 온실화초전시 동호회에서 만난 검소한 여성 시니어 / 사진. 김형래
그렇다면 지금까지 논쟁을 지켜보고 있었던 시니어의 인식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문서로 표현할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현실적인 문제이고 이를 위해서는 직접적인 재무적인 준비도 해야 하지만 간접적인 건강을 챙겨서 추가 누수를 방지해야겠다는 심리적 방어선은 아주 확고히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건강’을 챙기려는 행동은 눈에 뜨이도록 과도함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는 현실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국민건강보험이 시작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생명보험이 급증했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국민건강보험이 나의 건강 이상을 100%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대비책을 암보험이니 여타 개인건강보험을 챙겼던 것을 생각하면, 국민연금이 내 은퇴 후의 생활을 모두 보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만큼은 분명하게 인식하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다. 어떤 면에서는 국민건강보험의 실체를 알게 되고 반발 심리로 작용했던 것과 같은 반사 행동도 곧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아직 일본보다 고령화가 덜 되었다는 다행스러운 점을 둘 수 있지만, 반대로 일본의 고령화를 추월할 기세로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주목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준비를 할 시간은 있지만 서둘러 긴급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그 폐해가 고스란히 자식, 손주 세대로 전가가 된다는 업보적 성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에서 발간된 자료 하나가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지난 2012년 미국 국립보건통계센터 (National Center for Health Statistics)에서 발간한 “Why Boomer Widows are Financially at Risk.(왜 베이비부머 미망인은 재무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가?” 보고서를 보게 되면, 지난 2000년에 1백만 명이었던 베이비부머 미망인이 2006년에 2백만 명에 이르고 앞으로 20년 뒤에는 그 숫자가 10배 이상 증가하리라는 것이다.
미망인의 숫자가 늘어난 것은 다름 아닌 연상남과의 결혼과 여성의 수명이 더 긴 것에 기인하지만, 문제는 막연하게 좀 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15~20년을 더 산다는 것이고 그 비율은 베이비부머 세대 전체의 70%에 이른다는 것이다. 심각한 것은 남편과 함께 살았던 시기보다 재무적인 상황이 현저하게 나빠진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 미망인들의 52%가 배우자의 연금에 의존하고 있으며, 52%는 원하기는 했었지만 재무설계사와 한 번도 상의해 본 적이 없었고, 80%는 재무계획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상식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미국 베이비부머 미망인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결론이다. 남편이 먼저 떠날 수 있는 가능성과 이후 혼자 되어 생활해야 할 15~20년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고 있음을 보고서를 통해서 반성하게 된다.
우리네 현실로 돌아보아 ‘소위 아줌마 또는 주부로 일컬어지는 이들의 미래는 미국 베이비부머 미망인들과 얼마나 다를 수 있을까?’에 숙제를 두지 않을 수 없다. 빠듯한 생활에 허리를 동여매는 절약과 내핍에 익숙한 절약의 세대인지, 아니면 명품에 몰방하고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는 실물 경제의 주역인지 모르나, 이제는 단기 투자 성과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재무계획으로 시선을 돌려야 할 것이다.
투자에 대해서 본인이 직접 알 때까지 배워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부분까지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배우는 것은 아는 사람을 통해서 언제든지 가능하다. 문제는 시간이다. 늦추게 되면 그 짐에 바로 남는 자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마트에서 같은 회사의 규격화된 두부 한 모를 살 때는 손으로 들어서 무게를 재보고 눈으로 비교해서 더 크게 보이는 제품을 고르는 섬세함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사 직원이 권하여 약관내용도 꼼꼼히 읽지 않고 단지 ‘권유'에 따라 부실 회사채에 냉큼 전 재산을 쏟아붓는 용기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진정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은 그렇다 치고, 유독 한국 주부들만 남편의 급여 전부를 통제해 왔는데, 우리나라 시니어의 노후준비가 가장 미흡하다는 비교 평가가 주부들의 재무적 무지 때문이라는 평가로 와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시니어파트너즈 김형래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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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27/20140327008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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