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컨셉이 뭐야?
탁정언 저
원앤원북스
2005년 01월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05 | 537g
요즘은 누구나 컨셉을 말하는 시대다. 굳이 컨셉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의미를 쉽게 전달할 수 있을 텐데 ‘있어 보이게’ 하려는 의도인지 컨셉이란 단어를 갖다 붙인다. 그러나 컨셉은 치장하는 것이 아니다. 컨셉은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이 치밀하게 작용하는 교차점에 존재하며, 제품의 운명과 기업의 미래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인생과 생활을 바꾸기도 한다.
도대체 컨셉이 뭐냐고 묻거든
1장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에서는 컨셉이 필요하다
CASE 1 : ‘이태백’과 ‘청사초’
CASE 2 : ‘삼팔선’과 ‘삼팔광’
CASE 3 : ‘기발해’와 ‘깐깐해’
CASE 4 : ‘몽상파’와 ‘행동파’
CASE 5 : ‘헛손선장’과 ‘후크선장’
CASE 6 : ‘파리집’과 ‘호떡집’
CASE 7 : ‘불리한’과 ‘유리한’
CASE 8 : ‘예전에’와 ‘여전히’
2장 ‘이렇다 저렇다’ 컨셉을 설명하는 다양한 관점 8가지
說 1 : 컨셉은 전략의 핵심이다
說 2 : 컨셉은 개념으로 무엇인가를 의도한다
說 3 : 컨셉은 제품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다
說 4 : 컨셉을 위해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說 5 : 컨셉은 위치를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說 6 : 컨셉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說 7 : 컨셉은 고객과의 약속이다
說 8 : 컨셉은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다
3장 컨셉, 그 치열한 체험과 실체의 진실은?
체험 1 : 밑도 끝도 없는 아이디어도 컨셉이 된다
체험 2 : 차별화의 길을 따라 컨셉은 가야 한다
체험 3 : 컨셉은 시장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체험 4 : 컨셉은 생각으로 하는 건축이다
체험 5 : 컨셉이 있으면 아집을 부려도 된다
체험 6 : 컨셉에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체험 7 : 컨셉은 사람의 마음에 숨어 있다
체험 8 : 컨셉은 경험이라는 벽도 뛰어넘는다
4장 확실한 컨셉을 도출하는 8가지 방법
빈칸 채우기 1_컨셉트리 : 컨셉에 도달하기까지 머리로 설계하고 건축하라
빈칸 채우기 2_목표 : 어디로 갈 것인가, 그 발상의 시작은 어떻게 하는가?
빈칸 채우기 3_나 : 나는 누구인가, 내가 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빈칸 채우기 4_상황 : 상황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빈칸 채우기 5_사람 :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
빈칸 채우기 6_부정 : 컨셉이 옳고 꼭 성공할 것이란 사실을 부정하라
빈칸 채우기 7_비우기 : 컨셉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마음을 비운 다음 완전히 잊어라
빈칸 채우기 8_컨셉워드 : 컨셉을 구체적인 한마디로 말하라
5장 훌륭한 컨셉의 7가지 조건
조건 1 : Unique, 독특한가?
조건 2 : Differential, 차별화 했는가?
조건 3 : Relevance, 연관성이 있는가?
조건 4 : Consumer Oriented, 고객 지향적인가?
조건 5 : Condition, 조건에 맞는가?
조건 6 : Reaction, 즉시 반응이 오는가?
조건 7 : Scenario, 시나리오가 있는가?
6장 무엇이 그들의 컨셉을 성공시켰는가?
사례 1_경영 컨셉 : 해가 지지 않는 모자의 제국 ‘다다실업’의 컨셉
사례 2_제품 컨셉 : 골리앗의 뒤통수를 때린 ‘하이필 데스크탑 정수기’의 컨셉
사례 3_브랜드 컨셉 : 후발 주자로 뛰고도 선두 그룹으로 앞질러간 ‘LG자이’의 컨셉
사례 4_창업 컨셉 : 우울한 시대 모든 명퇴자들의 희망 ‘블루클럽’의 컨셉
사례 5_출판 컨셉 : 컨셉의 명품 사례『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의 컨셉
사례 6_영화 컨셉 : 컨셉의 선을 긋고 성취한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컨셉
사례 7_연예 컨셉 : 디메리트를 메리트로 바꾼 가수 ‘왁스’의 컨셉
사례 8_오래된 제품의 새 컨셉 : 늙지 않는 신화 ‘박카스’의 컨셉
컨셉이 없으면 이태백이 된다. 취직을 했다 하더라도 얼마 안 있어 다시 이태백이 된다. 그러나 컨셉이 있으면 청사초가 된다. 컨셉은 패러다임의 차별화다. 얕은 수의 차별화가 아니라 근본적인 틀의 차별화다. 청사초를 꿈꾸는 젊은이라면 지금 당장 이태백이 되기 위한 공부를 잠시 멈추고 컨셉을 설정해야한다. --- p.27
컨셉은 목표의 설정이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이며, 결정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모티브이자 엔진이다. 단지 상상 속에서 메아리쳐서는 컨셉이 될 수 없다. --- p.39
오랜 세월 변함 없이 사랑받는 제품에는 분명한 컨셉이 있다.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사랑하는 이유는 제품의 특성이라기보다는 컨셉 때문이다. 소나타가 세계의 명차이기 때문에 계속 인기를 끄는 것이 아니며, 현대아파트가 가장 튼튼해서 분양받으려고 줄을 서는 것도 아니고, 신라면이 매콤하기 때문에 즐겨 먹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컨셉을 사랑하기 때문에 구매하는 것이다. --- p.55
컨셉의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컨셉은 한마디로 ‘이것이다’라고 정의를 내리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포괄하고 있다. 같은 개념이라고 해도 일이나 입장에 따라 다르게 말하기 때문에 헷갈리며, 컨셉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 p.58
컨셉은 단순히 제품의 보이는 특성이라는 개념을 넘어 새로운 주장, 제품이나 서비스에 부여된 특별한 사상이나 의미,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품질과 편익을 개념화 한 것, 본성이나 본질, 생각의 방향, 일반적인 통념을 깨는 새로운 개념, 눈에 띄게 다른 무엇 등으로 다양하게 갈래를 쳐나갔고, 시대적 상황에 따라 컨셉은 달라지고 있다. --- p.75
컨셉은 도출 과정에서 최고경영자의 의지와 실무자 사이에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실무자는 경영자의 의지를 무모하다고 여기고, 경영자는 실무자가 소극적이라고 불만을 표시한다. 그러나 경영자의 의지와 실무자의 역할은 최고의 컨셉을 실현하는 양쪽 날개로 서로 한 몸이다. 어느 한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추락하게 마련이다. --- p.158
컨셉을 한마디로 당의정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즉 쓴 것을 달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 컨셉이란 주장이다. 그것은 수동적이고 책임 회피식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물론 당의정처럼 실제와는 달리 달콤한 상품으로 이미지를 만들고, 근사한 기업으로 고객의 마음에 자리 잡게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 맨 앞에서는 광고가 달콤하고 매혹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다. --- p.167
컨셉은 경험에서 나온다. 특히 실패한 경험에서 좋은 컨셉이 나온다. 그렇다면 경험이 많은 노숙한 사람만이 컨셉의 명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굳이 컨셉을 공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타깃 프로파일을 기술해봐야 한다. --- p.213
차별화란 본질의 차별화이며, 그것은 패러다임의 차별화다. 컨셉이 차별화 되어 있지 않으면 결국 단골손님을 확보할 수 있는 창업자의 유별난 수완과 뼈를 깎는 노력만이 기반이 된다. 그것은 마케팅의 퇴보를 의미하는 것이다. 컨셉을 정했다면 차별화 되었는지 분석하라. --- p.237
컨셉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아이디어로 시작해 일정한 과정을 거쳐 컨셉으로 탄생하게 되지만, 최초의 아이디어가 바로 컨셉이 될 수도 있다. 흔히 아이디어가 컨셉이 되는 경우를 디자인?영화?전시?공연 등 예술 분야로 한정지으려고 하지만, 신제품 기획이나 새로운 비즈니스의 창조 역시 아이디어가 바로 컨셉이 되는 경우가 많다. --- p.280.
1장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에서는 컨셉이 필요하다 ‘삼팔선’ 과 ‘삼팔광’
OB는 신중한 사람이다. 사소한 일도 쉽게 결론 내리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검토에 검토를 거듭한다. 그는 주어진 일을 꼼꼼하게 잘 처리하며, 상사가 지시하는 일이 다소 무리라 생각되더라도 그 일을 묵묵히 수행한다. 그가 팀장이 되고 나서 가장 힘든 것은 투자 유치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이다.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고 자금을 끌어들여야 하는 것이 팀장의 주요 업무인데, 발표 공포증이 극심한 그로서는 사람들 앞에 나가 발표하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어한다. 그는 불황에 따른 매출 급감으로 단행한 인사에서 명퇴 대상자가 되었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YB는 꽉 짜여진 조직생활이 맞지 않아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지금의 벤처기업으로 전직했다. 그는 남의 지시를 받기보다 자기 스타일로 새롭게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대리 시절 꼼꼼하게 일을 처리하지 못해 상사로부터 자주 핀잔을 들었지만, 순발력이 좋아서 그런대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는 팀장이 되자 복잡한 아이템 개발은 팀원들에게 일임하고, 자신은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투자사와 자본가들을 설득하러 바깥으로 뛰었다. 특히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해 프레젠테이션이라면 자신 있게 앞장섰다. 그는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결국 굵직한 자본을 유치하는데 성공했고, 회사는 명퇴자 명단을 발표하는 날 그에게 이사 진급이라는 파격적 인사를 단행했다.
본성에 맞아야 힘이 생기는 컨셉 : 30대 후반에 명예퇴직 대상에 오르는 일은 금융․IT․연구․광고․서비스․제조업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일상사가 되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억대 연봉을 받는 30대 젊은 중역들은 탄생하고 있다. 명퇴 당하는 사람과 중역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하기 쉬운 말로 ‘능력’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능력 이전에 생각해야 할 것이 ‘컨셉’이다. 컨셉은 앞에서 말한 대로 차별화이자 또한 본성이기도 하다. 본성은 본질적이며 잘 변하지 않는 성질이다. 보이는 면은 상황에 따라 변하더라도 그 근본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유한킴벌리는 나무를 많이 심어 국토를 푸르게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그 기업이 환경 마케팅을 펼치면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툭하면 환경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기업이 ‘환경 마케팅’이라는 컨셉으로 광고를 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그 컨셉은 제 살을 깎아먹는 일이 될 것이다. 본질적인 컨셉에 어긋나지 말아야 한다. 상황에 따라 변하더라도 그 뿌리는 본성에 내리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흔히 보기 좋고 듣기 좋은 남의 컨셉을 따라 가지려고 한다. 무조건 글로벌․친환경․디지털․휴머니즘․미래가치 같은 것들을 컨셉으로 말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실체 사이에 틈이 벌어지게 되면, 그 틈은 벌어진 만큼 배신감이 되어 되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발해’ 와 ‘깐깐해’
KS는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 시장개발부서의 중간관리자다. 그가 하는 일은 시장 분석과 신제품 개발이며, 그의 주특기는 아이디어 발상이다. 그런데 그에겐 극복하기 힘든 장애가 있다. 바로 제품개발부의 JS가 사사건건 그의 앞을 가로막는 것이다. 이공계 출신 기술자인 JS는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말만 반복한다. 그래서 KS의 머리에서 나오는 수많은 아이디어들은 대부분 JS의 반대와 의견 묵살로 인해 휴지통으로 사라져버린다. 한편 JS는 도무지 시장개발부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은 입만 살아서 뭐든지 번지르르한 말로 때우려고 한다. 되지도 않는 아이디어를 들고 와서 시제품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한다. 기술적으로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공학적 전문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KS라는 작자는 유별나다. 그는 제품개발부와 상의도 하지 않고 시제품 설계를 외주로 내보내기도 하고, 또 중역에게 제품개발부 때문에 일의 진행이 안 된다고 고자질까지 한다. KS의 그런 행위에 대해 JS는 적대감마저 느낀다. 제품 개발은 기술로 하는 것이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컨셉을 위해 동거해야 하는 니즈와 시즈 : 매일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제품의 숫자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신제품들은 모두 저마다의 주장을 갖고 있고, 그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브랜드가 있으며, 그에 걸맞는 매혹적인 패키지로 포장되어 자신을 구매해달라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을 기억하기에는 사람의 머리 용량에 한계가 있으며,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의 주장을 일일이 기억해 주지도 않을 것이다. 소비자들이 아무런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하찮은 제품이라고 해도 그것이 제품으로 만들어져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개발비용이 투입되며, 또 그 과정에서 많은 진통이 따른다. 진통의 중심에는 니즈(needs)와 시즈(seeds)가 있다. 쉽게 말해서 니즈는 ‘무엇인가 하고 싶은 욕구’이며, 시즈는 ‘기술의 뒷받침’이다. 니즈는 거의 잠재되어 있어 보이지 않고, 아무리 좋은 니즈를 찾았다 해도 시즈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히트상품이 될 수 없다. 니즈와 시즈는 컨셉의 양쪽 축이다. 니즈와 시즈는 마케팅과 테크놀로지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되는데, 꼭 이에 국한된 개념은 아니다. 시장 개발과 제품 개발, 영업과 생산, 마케팅과 디자인, 광고 기획과 크리에이티브, 영화 기획과 영화 제작, 출판 영업과 출판 편집, 투자와 자금 등 하나의 짝을 이루는 개념은 니즈와 시즈의 관계를 맺고 있다. 컨셉을 정하고 진행하는 데 있어서 어느 하나가 부실하면 컨셉도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좋은 컨셉이 되기 위해서는 니즈와 시즈가 함께 나아가야 한다. 제품을 만드는 컨셉뿐만 아니라 광고 컨셉이나 투자 컨셉에 이르기까지 니즈와 시즈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2장 ‘이렇다 저렇다’ 컨셉을 설명하는 다양한 관점 8가지 컨셉은 전략의 핵심이다
개념화(conceptualization)는 말이나 글․그림․느낌․센스 등 모든 것이 될 수 있으며, 특히 문자화 될 때 그 명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컨셉을 말할 때면 꼭 전략이라는 말이 나온다. 컨셉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략이라는 또 다른 개념이 더해지면, 컨셉과 전략이 섞여 엉뚱한 해석을 내리기 쉽다. 전략은 컨셉을 이해하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되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를 동반해야 한다. 전략의 이해 없이는 컨셉의 이해가 힘들다. 전략은 원래 군대에서 사용되던 군사용어다. 전략은 적을 속여 파탄에 이르게 하고, 아군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절묘한 군사작전으로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펼치는 수많은 술책을 떠올리면 된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전략의 의미는 과거 군사용어의 의미와 많이 달라졌다. 전략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총체적인 계획이 되었다. 일정 기간 동안 전략의 주체가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체적으로 집중해 전개할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집요하게 추진하는 방법을 짜내는 것이 전략이라면, 그 전략을 한마디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개념화 한 것이 바로 컨셉이다. 컨셉은 전략의 핵심이자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명확한 개념이다. 정치권에서 즐겨 사용하는 전략과 컨셉을 보자. 노태우 대통령은 보통사람의 정부, 김영삼 대통령은 문민정부,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 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정부를 내세웠다. 이렇듯 정치 분야에서 전략적 개념의 활용도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보통사람의 정부․문민정부․국민의 정부․참여정부가 컨셉이며, 그런 컨셉을 뽑아내기 위한 사고가 전략이다. 컨셉은 보이는 개념이며, 전략은 보이지 않는 음모와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컨셉은 개념으로 무엇인가를 의도한다
일상생활에서 컨셉은 개념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한번 살펴보자. ‘개념이 다른 청소기’, ‘신개념 MP3', '신개념 자동차’, ‘개념을 초월한 만남’, ‘토크쇼 개념의 오락 프로그램’, ‘개념이 없는 사람’ 등 일상적인 용어로 어렵게 정의를 내리지 않아도 컨셉은 개념이 되어 있다. 따라서 ‘컨셉은 개념’이라는 근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깊이 있는 컨셉의 중심을 잡고 실무에 적용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컨셉의 추출에서 확장까지 자유로운 컨셉츄얼리스트(conceptualist)의 선상에 서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개념이란 무엇인가? 개념은 생활 속에서 ‘개념 없이’ 사용되고 있지만, 존재론과 인식론의 주요 대상이기도 한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용어다. 즉 개념이란 각각의 ‘사물’에서 ‘공통적인 성질’을 뽑아 만든 ‘하나의 뜻’이다. 여기서 ‘사물’이란 생명체를 비롯해 실제로 존재하거나 머릿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며, ‘공통적인 성질’은 각각의 사물에 내재되거나 외재된 성질이다. 또한 ‘하나의 뜻’은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개념을 만드는 사람의 주관적 행동이다. 컨셉에는 개념을 부여하는 사람의 특정한 의도가 담겨 있다. 이러한 사고를 ‘컨셉적 사고(conceptual thinking)', 그 과정을 ’개념화(conceptualization)'라고 한다. 다시 말해 컨셉은 ‘의도된 개념’이다.
개념은 크게 언어적 개념과 비언어적 개념으로 나뉜다 : ‘언어적 개념’은 개념을 언어로 만든 개념이며, ‘비언어적 개념’은 개념을 느낌이나 영상․이미지로 만든 개념이다. 컨셉을 이해하고 컨셉을 뽑는 데 있어서는 비언어적 개념보다 언어적 개념이 중요하다. 물론 비언어적인 개념, 즉 영상이나 이미지로도 충분히 컨셉을 만들 수 있다. 어쩌면 컨셉의 의미가 더 풍부해질 수도 있다. 한국의 기업들은 비언어적인 개념에 익숙하다. 오늘날과 같은 영상․이미지 시대가 오기 이전에도 그랬다. ‘인간, 기술, 미래’, ‘정성을 다하는 기업’, ‘Beautiful Dream',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기업’,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기술’ 등 듣기는 좋으나 추상적이어서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한참 설명을 해야 하고, 마케팅을 하는 데 그만큼 돈도 많이 든다. 크든 작든, 건설업을 하든 가전업을 하든 어느 기업에나 적용된다. 그렇다면 컨셉화 능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언어적 개념, 즉 발표력과 문장력을 통해 나온다. 컨셉에 강한 서구사회를 보자. 서구에서는 언어적 개념화 능력을 중시해 발표와 작문 같은 과목이 대학 입시의 매우 중요한 조건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문장 연습이 요구된다. 문장 연습이란 글을 아름답게 쓰는 연습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사고하는 방법과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컨셉은 제품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다
컨셉이란 교과서적인 의미로는 제품 아이디어를 소비자 니즈의 관점에서 현실적으로 생산 가능한 제품으로 구체화 한 것을 말하며, 기업이 기능적으로 시장에 제공 가능하다고 판단한 제품을 소비자 입장에서 의미 있는 제품으로 명확화 한 것이다. 컨셉을 정확히 설명하는 말이긴 하지만 열심히 읽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엔 한참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품 선택의 이유로 제품의 특성을 거론할 것이다. 제주도 물이라서, 남성적 힘을 느낄 수 있어서, 처음 사용할 때 느낌이 좋은 구강청결제라서,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PDA라서, 외제라서 등 선택의 이유는 그들이 선택한 제품의 특성일 경우가 많다. 그들이 거론하는 제품의 특별한 성질이 컨셉이 된다. 따라서 컨셉을 정하려면 제품의 특성을 무엇으로 할지 정하면 된다. 컨셉을 볼 때도 먼저 제품의 특성이 무엇인지 찾으면 된다. 지금이 만약 생산자 중심의 마케팅 시대라면, 컨셉을 제품의 특성으로 이해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나 마케팅이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이동한 지 이미 오래이며, 시대는 계속 변하고 있고 컨셉도 확장되고 있다. 컨셉은 단순히 제품의 보이는 특성이라는 개념을 넘어 새로운 주장, 제품이나 서비스에 부여된 특별한 사상이나 의미,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품질과 편익을 개념화 한 것, 본성이나 본질, 생각의 방향, 일반적인 통념을 깨는 새로운 개념, 눈에 띄게 다른 무엇 등으로 다양하게 갈래를 쳐 나갔고, 시대적 상황에 따라 컨셉은 달라지고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일방적으로 컨셉을 특성이라고 하기에는 의미가 빈약하고 활용 가능성이 떨어진다.
다변화되고 있는 컨셉을 상황에 맞게 낱낱이 다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컨셉을 영역과 확산으로 이해하면 어떤 경우라도 적용되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컨셉의 한가운데 제품의 특성(attribute, 본성 또는 속성)이 있다. 이 영역에서 보면 컨셉은 제품의 특성이다. 그 바깥 영역으로 확장하면 편익(benefit)이 있다. 편익은 제품의 특성이 고객에게 주는 특별한 혜택이다. 여기서 보면 컨셉은 편익이 된다. 이때 컨셉은 제품의 특성을 포함하고 있으면서 소비자의 니즈를 잡고 있다. 컨셉이 제품의 특성에 머무는 것보다 집요하며 풍부하고 강력하다. 그 다음 영역은 가치(value)다. 가치는 제품의 특성이 구매자나 사용자에게 주는 느낌․정서 또는 만족감을 의미한다. 가치의 영역에 이르면 컨셉은 제품의 특징과 고객의 편익을 끌어안고 사회적 가치를 지향한다.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후발기업의 경우 제품 개발의 컨셉은 제품의 특성으로, 독특한 컨셉을 설정하기 위해 노력하면 효과적이다. 비슷한 특성의 제품으로 치열하게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컨셉은 고객 편익을 찾아야 하며,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이나 제품일수록 가치가 컨셉이 된다. 삼성전자나 SK텔레콤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한국 사회의 희망과 변화를 논하는 것은 가치 영역의 컨셉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3장 컨셉, 그 치열한 체험과 실체의 진실은? 밑도 끝도 없는 아이디어도 컨셉이 된다
컨셉은 컨셉이다. 아이디어가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는 생각의 파편 같은 아이디어와는 달리, 컨셉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결론에 도달하는 논리 체계를 통해 구축된다. 히트상품의 전제조건은 철저한 컨셉의 과정이다. 그러나 예외도 많이 있다. 왜 단순한 아이디어로 만든 것도 히트상품이 되는 것인가?
아이디어는 컨셉이며 컨셉은 아이디어 : 막중한 프로젝트일수록 아이디어보다는 전략에 치중한다. 조직에서 일을 가장 잘한다는 인재들을 모아 테스크포스팀을 만들고 프로젝트를 추진하면, 전략적 사고가 전체 주조를 이루며 전략적 틀이 하나씩 짜여진다. 일정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어느 누구도 아이디어를 말하려 하지 않는다. 혹시 아이디어 발상을 중시한다고 해도 수많은 가이드라인으로 아이디어 발상이 쉽지 않다. 일정한 틀을 벗어나지 못하게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다 보니, 아이디어 발상의 흐름은 마치 포로 이동처럼 생동감이 없고 처량해 보이기까지 한다. 아이디어라는 것은 컨셉의 하위 개념으로 시장 상황이나 소비자분석․조사를 근거로 한 컨셉의 지배 하에서 나오는 것이며, 컨셉으로 여과되고 정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마케터나 기획자들은 컨셉과 아이디어를 명확하게 구분하려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창작과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르다. 아이디어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컨셉이 된다.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들의 일에서 아이디어가 컨셉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접대가 많은 비즈니스맨을 위한 숙취 해소 음료, 위에 사는 균을 억제하는 요구르트, 도미노피자, 디지털 카메라나 MP3가 달려 있는 휴대전화, 「아침형 인간」등은 컨셉이 명쾌하게 드러나는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아이디어 이전에 이미 컨셉이 정해져 있거나 수많은 아이디어를 통제한 결과물인 것이다. 반면에 캐릭터 ‘마시마로’, 얼음 조끼, 키높이 구두, 안동헛제삿밥 식당, 뮤지컬 <난타>, 몰래카메라 등은 무엇이 컨셉인지 어떤 것이 아이디어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즉 아이디어와 컨셉이 거의 분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겹쳐 있다. 아이디어가 컨셉이 된 상품군은 컨셉과 아이디어를 구분하려고 해도 잘 구분되지 않는다. 아이디어가 컨셉이 되고 컨셉이 아이디어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 자체만으로도 방향과 힘을 충분히 갖고 있어서 공감을 유발하고, 마음을 끌어당기며, 구매를 일으키는 것이다. 컨셉의 명수들은 굳이 컨셉과 아이디어를 구분하지 않는다. 아이디어가 컨셉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4장 확실한 컨셉을 도출하는 8가지 방법 컨셉에 도달하기까지 머리로 설계하고 건축하라
컨셉의 명수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컨셉에 도달하는 일정한 체계가 있었는데, 그들이 머리로 하는 컨셉 도출의 노하우에서 공통점을 찾아내 하나의 체계도를 잡는 것이 바로 컨셉트리다. 컨셉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와 요소들이 필요하다. 컨셉트리는 그것들을 컨셉 프로세스의 흐름에서 적절하게 분류해 자리를 잡게 하고, 가공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다. 컨셉트리는 데이터와 재료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게 만들며, 그 영향력은 최종 컨셉에까지 다다른다. 특히 컨셉트리는 데이터와 요소의 중요성을 놓치지 않되 전체를 보는 시각을 유지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컨셉트리는 컨셉을 뽑기 위한 체계다. 체계는 시스템이자 유기체다. 예를 들어 최고 품질의 시멘트를 만들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할 일은 좋은 석회석 광산을 찾는 것이다. 그 다음 석회석 광산을 다이나마이트로 폭파시켜 거대한 석회석 덩어리들을 수거한다. 수거된 거대한 석회석 덩어리들을 더 거대한 믹서기에 넣고 크게, 중간으로, 잘게 부순다. 첨가물을 섞어 대형 킬른에 넣고 쪄낸다. 그리고 잘게 부숴서 포장을 한다. 컨셉도 마찬가지다. 이런 체계화 된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컨셉의 공정을 이해하고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컨셉트리를 이해해야 한다.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만의 색다른 컨셉트리를 개발하면 된다. 상품 기획에 맞게, 마케팅 기획에 맞게, 광고 기획에 맞게, 창업 기획에 맞게, 인생 기획에 맞게 컨셉트리를 만들면 된다.
5장 훌륭한 컨셉의 7가지 조건 Unique, 독특한가?
유명 패션디자이너의 의상이 잘 팔리는 것은 디자인이나 색상․소재․질감 이전에 그 디자이너의 컨셉 때문이다. 하나의 제품이 히트상품이 되는 이유는 상품성 그 이전에 컨셉이 소비자에게 어필했기 때문이다. 과연 내가 뽑아낸 컨셉이 좋은 컨셉인지 확인하기 위한 기준이 바로 유니크(Unique)이다. 유니크한 컨셉으로 구현된 상품이나 서비스는 접하는 순간 사람의 눈길을 끌고, 마음을 열게 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유니크한 컨셉은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확실하게 사람의 마음속을 파고든다. 컨셉은 유니크해야 한다. 무심코 떠오른 아이디어로 출발한 컨셉이든, 철저한 시장분석을 통해 나온 컨셉이든, 기술을 바탕으로 도출된 컨셉이든 유니크해야 한다. 머릿속으로 스타벅스, 헬리코박터 윌, 청풍 공기청정기, 물먹는 하마, 앙드레 김, 빅마마를 떠올려 보라. 단 몇 초 내에 그들의 구체적인 개념이 떠오를 것이며, 각자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개념이 다르다 해도 모두 유니크하다는 데 공감할 것이다. 그것이 컨셉의 조건이다. 컨셉은 상품이나 서비스가 생겨나기 전에 정한 개념이며, 그 개념은 유니크해야 존재할 수 있다. 여기에서 조심할 것이 있다. 유니크하다는 말은 뭔가 가벼워서 톡톡 튀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는 묘한 뉘앙스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렇다 보니 무조건 튀기 위해 모양을 엽기적으로 만들고, 색깔을 기묘하게 칠하고, 거부감이 드는 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그것은 유니크하다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유니크는 튀는 것이 아니다. 본질적인 특성이다. 한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가 내세웠던 카이홀맨이라는 서비스를 떠올려 보라. 서비스의 타이틀부터 튀었으며 광고는 매혹적이어서 청소년들에게 선풍적인 화제가 되었다. 캐릭터 인형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나중에 사업 부진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통화 품질의 근본을 바꾸겠다는 컨셉으로 마케팅을 바꾸었다. 유니크는 가볍게 튀는 것이 아니라 심각하고 근본적인 것이다.
Differential, 차별화 했는가?
어렵게 정한 컨셉이 과연 좋은 컨셉인지 검증하고자 할 때, 그 최초의 기준은 제대로 차별화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컨셉이 차별화 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차별화를 문자 그대로의 차별화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차별화 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조금도 차별화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차별화란 본질의 차별화이며, 그것은 패러다임의 차별화다. 컨셉이 차별화 되어 있지 않으면 결국 단골손님을 확보할 수 있는 창업자의 유별난 수완과 뼈를 깎는 노력만이 기반이 된다. 그것은 마케팅의 퇴보를 의미하는 것이다. 컨셉을 정했다면 차별화 되었는지 분석하라. 차별화의 조건에 걸려 컨셉을 뽑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도무지 차별화 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차별화에 성공한 컨셉을 따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차별화를 주장하는 미국의 마케팅학자나 국내 창업 컨설턴트들은 새로운 것 또는 앞서 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영세한 자금으로 시작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누군가 유기농 재료 김밥이라는 컨셉으로 차별화에 성공해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면 유기농 김밥을 따라가는 것도 좋다. 남이 잡아 놓은 컨셉을 재빨리 파악해 따라가는 것도 방법이다.
Relevance, 연관성이 있는가?
컨셉을 검증할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중요한 개념이 바로 연관성(Relevance)이다. 연관성은 개념론이며 인식론이다. 모든 사물은 공통적인 특성을 갖고 있으며, 언어에 의해 상징된다. 이때 사물과 언어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다. 또한 사물은 그것이 포함하는 요소들과도 연관성을 갖는다. 사람은 연관성에 의해 보는 것과 믿는 것이 일치할 때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아기’라는 단어(언어)를 듣기만 해도 행복해 하거나, ‘거미’라는 단어를 듣기만 해도 소름끼쳐 하는 것은 모두 연관성 때문이다. 컨셉에서 연관성은 개념론과 인식론 그 이상이다. 컨셉과 회사, 컨셉과 기술, 컨셉과 제품, 컨셉과 브랜드, 컨셉과 광고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이 있어야 그 컨셉은 성공할 수 있다. 좋은 컨셉임에도 불구하고 연관성이 부족하면 컨셉은 힘을 잃는다. 컨셉은 조약돌처럼 동글동글하고 예쁜 모양의 사탕인데, 제품은 거칠거칠하고 모가 난 사탕이라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겠는가? 소비자는 연관성 단절에 의한 인지 부조화를 일으키게 되고, 다시는 그 제품을 구매하지 않게 될 것이다. 컨셉에서 연관성은 기업의 마케팅활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파티에 참석할 때 파티의 성격을 의식하고 의상 컨셉을 잡는 것에서부터 레저컨셉․강의컨셉․면접컨셉․소개팅 컨셉을 설정할 때까지 연관성은 신중하게 재고되어야 한다.
Consumer Oriented, 고객 지향적인가?
고객을 지향해야 한다는 말은 너무나 당연해서 굳이 보충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기업들 거의 모두가 고객감동을 외치고 있는 것도 모두 고객을 지향하려는 마음 자세 때문이다. 기업들은 고객을 위해 일하고 있으며 고객의 편이 되겠다고 한다. 도심을 걸으면서 갖가지 광고판의 카피를 보다 보면 고객이 왕인 것처럼 착각이 든다. 그런데도 실제는 이와 다르지 않은가? 지금 당장 체험해 보라. 한국에서 노트북 점유율이 높은 외국계 회사에 A/S를 받아야 한다고 전화를 하면, 돌아오는 답변은 저녁 6시 이전에 오라고 한다. 시계를 보니 5시다. 늦어도 받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러나 안 된다는 답변이다. 애원조로 부탁을 해도 돌아오는 것은 짜증 섞인 거부의 한마디뿐이다. 컵라면을 먹다가 벌레를 발견했다. 화들짝 놀란 소비자가 전화를 한다. 제대로 만든 제품이지만 유통 과정에서 변질되거나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다는 무성의한 말뿐이다. 신문사에 전화하고 목소리를 높이면 그때서야 억지로 얼굴을 보인다. 그들은 열 받은 고객보다 언론 보도를 막으려는 데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그렇다면 왜 고객 지향을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가? 자기 지향적이 되기 때문이다. 고객 지향을 외치는 마케팅 담당자도 컨셉을 뽑을 때는 쉽게 자기 지향적으로 바뀐다. 확신 때문이다. 확신은 컨셉을 뽑은 사람을 고집쟁이로 만든다. 컨셉은 소비자 지향적이어야 한다. 소비자 지향은 구호나 표어가 아니라 실천 사항이다. 컨셉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고객 지향보다 컨셉 검증 과정에서의 고객 지향이 더 중요하다. 컨셉은 고객에 의한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여건이 허용한다면 타깃그룹을 선정해 돌아가면서 테스트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직접 뛰면서 테스트해도 좋다. 비록 이미 자신이 뽑은 컨셉에 미쳐 있더라도 검증할 때는 냉정해져야 한다.
Condition, 조건에 맞는가?
SH는 중국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야채를 수입해 팔겠다는 야심 찬 컨셉을 잡았다. 이미 중국 현지를 방문해서 가능성을 엿보았다. 역시나 듣던 대로 시장은 넓었고 인건비는 저렴했다. 하지만 돈이 문제였다. 믿을 언덕은 부모와 장인․장모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분들은 절대로 주머니를 열지 않았다. 자금을 빌리기 위해 뛰어다녔는데 형제들조차도 보증을 서주지 않았다.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지 않는 가족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런데 과연 그가 억울해 하거나 열 받거나 분노할 자격이 있을까? 상상은 자유지만 컨셉은 현실이다. 컨셉은 무시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가 독특함이나 차별화는 고사하고 적어도 컨셉의 조건만이라도 따져봤다면 그렇게 무모하게 달려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컨셉은 조건이 따르지 않으면 허깨비 같은 것이 된다. 설정한 컨셉이 좋은 컨셉인지 검토를 할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바로 주어진 조건이다. 컨셉은 조건에 맞아야 하며, 조건이 따라주어야 한다. 그러나 컨셉을 뽑을 때 조건을 망각할 때가 많다. 컨셉은 비용․기술․능력이라는 조건이 따라야 한다. 컨셉의 조건은 그 정도에 머물지 않는다. 추진하는 영역에 따라서 성격․인간관계․유통․기온 등 그 컨셉을 둘러싸고 있는 제반 조건이 검토되어야만 한다.
Reaction, 즉시 반응이 오는가?
컨셉의 조건은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언어적 개념(문장)으로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언어적 개념은 표현의 스킬이 아니라는 점이다. 표현을 잘하거나 멋있게 만든 것과 컨셉은 전혀 다르다. 언어적 개념은 굳이 문장에 맞지 않아도 되며 다소 거칠어도 상관이 없다. 컨셉을 검증하는 단계에서 멋진 표현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길 수도 있다. 실무에서는 마케팅이나 광고 분야에서 베테랑에 해당하는 전문가도 그런 강박관념을 갖는다. 단순․명확하면서도 가능하면 멋지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멋지게 표현하기 위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한다. 컨셉을 멋진 문장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삼성의 래미안 아파트, 마몽드화장품의 ‘산소 같은 여자’, 대교의 ‘눈높이 교육’ 등을 성공한 사례로 든다. 그러나 컨셉은 멋지게 말을 하거나 세련된 글을 쓰는 스킬과는 다르다. 멋있거나 화려한 말로 표현할 필요도 없다. ‘산소 같은 여자’는 '무덤 같은 여자‘로 들렸다는 사람도 있고, ’래미안‘은 ’네, 미안해요‘로 들렸다는 사람도 있다. 컨셉워드는 ’EQ 아파트‘처럼 표현은 멋지지도 세련되지도 않지만, 구체적이면서 차별화 되며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개념이면 된다.
Scenario, 시나리오가 있는가?
컨셉은 전략의 요체다. 한 번 더 반복하면 전략이란 일정 기간 어떤 주체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체적으로 집중해 전개할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집요하게 추진하는 것이며, 전략을 개념화한 것이 바로 컨셉이다. 한편 전략적 사고는 컨셉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사고의 체계이며, 컨셉을 실행에 옮기는 구체적 방법이다. 컨셉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컨셉을 실행에 옮기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구체적 방법이란 무엇인가? 바로 시나리오다. 컨셉시나리오 작업은 실제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시뮬레이션으로, 창업을 하기 전 거쳐야 하는 중요한 단계다. 이렇게 작성된 시나리오는 창업자의 경영 지침이 되며 종업원들을 관리하는 메뉴얼이 된다. 컨셉시나리오를 컨셉메뉴얼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성된 시나리오가 바로 전략이다. 전략뿐 아니라 전술까지 마련해야 한다. 전술은 예상하지 못한 일의 발생과 그것에 대한 대응이다.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 행패를 부리는 손님에 대한 대응에서부터 종업원의 곤조까지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술이 있어야 한다. 그뿐이 아니다. 중금속 콩나물 사태, 중국산 콩나물 대량 유통 등 예상하지 못했던 치명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전술적으로 대응하는 내용이 시나리오에 들어가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최상의 상황으로 바꿀 수 있는, 즉 디메리트를 메리트로 바꾸는 방법까지 기록해야 한다. 컨셉시나리오는 창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신제품 개발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런 컨셉시나리오 작업을 등한시한다. 최고라는 확신에 빠져 실천에 옮기는 데 급급하다. 실패한 이후에야 경험이라는 수업료를 지불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그것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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