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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ifestyle/책Book

<남자의 종말> The End of Men and The Rise Of Women

by Retireconomist 2012. 11. 5.







주도권은 여자에게로 넘어갔다! 


여자들이 일자리를 몽땅 차지해 버렸다고 울부짖는 남자들, 아이들에게 더 이상 존경받지 못하는 아빠들, 가정의 중요한 결정을 아내에게 미루는 남편들……. 이런 모습들은 더 이상 시트콤 속에나 등장하는 상황이 아니다. 바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남녀 성 역할 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장면이다. 이때 여자들은 직업을 갖고 일하는 동시에 가사 노동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해나 로진은, 변화된 질서로의 이동이 여자에게만 해당된다고 주장한다. 여자들은 새로운 역할을 열정적으로 떠맡은 반면, 남자들은 주저하며 새 역할을 떠맡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심지어 돈을 벌어오지 않을 때조차도 부양자 또는 가장이라는 개념 중에서 보호자라는 측면을 보존하는 남자들 때문에 그러한 부양자 역할이 여자들에게 전수되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이렇듯 ‘모든 일을 해결하는 여자’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남자’의 모습은 가모장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남녀의 역할은 모두 주고받기가 가능한 것이다. 이 청년들이 그런 것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여성 독립의 시대가 남성에게 기적을 가져왔으며, 고등교육을 받은 계층에게는 더 향상되고 더 안정적이고 더 부유하며 더 행복한 결혼 생활로 안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오늘날 학사 학위를 가진 기혼 남자는 아내 덕분에 더 건강하고 은퇴 후에 즐길 돈을 더 많이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일이나 정치 또는 관심 가는 그 어떤 것에 관해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아내가 있다는 것도 큰 위안이 된다. 기혼 남자라면 시간이 멈추지 않고 서서히 흐르고 있음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그 자신은 아닐지라도, 일상적으로 여자들을 위해 일할 사람들이 그의 아들 또는 손자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본문 중에서 


여성이 경제를 이끌게 된 순간 


시대가 변하면서 여성이 지배하기 시작한 직업은 수백 가지에 이른다. 그중 이 책의 저자는 약학을 전공하고 약국을 운영하는 여성들의 사례에 집중한다. 여자 약사의 비율은 1960년대에는 6퍼센트였던 데 비해 오늘날엔 거의 60퍼센트에 이를 정도로 이제 약사는 교사, 간호사와 더불어 엄연히 여성의 직업이 되었다. 해나 로진은 약사야말로 여성에게 더 알맞은 서비스와 정보 경제로 이동한 근대 경제의 성공을 위한 대본을 충실히 따른 직업이며, 보살피고 공감하는 여성적인 특성을 살리기에 가장 적합한 직업으로서 각광받았다는 점을 여성이 약학을 지배한 근거로 삼는다. 남성들이 ‘오염’이라는 단어로 여성 위주의 직업을 폄하하는 동안 자신들의 몫이었던 직업까지 차례로 빼앗기고 마는 오늘날의 형국은, 미래의 직업에 관한 청사진이 오로지 여자의 몫이며 남자들에게는 적응이라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는 사실을 짚어낸다. 


지난 40년간 어떤 부분에서, 노동시장은 신체적 크기나 힘에 대체적으로 무관심해졌고, 그 이후 남자 노동자들은 더 이상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와 정보 경제에서 가치 있는 것은 사회적 지능과 열린 소통, 차분히 앉아서 필요한 자격증을 얻을 때까지 충분히 오래 집중하는 응력이다. 이 모든 영역에서 여자들은 남자들과 적어도 동등하며, 많은 s부분에서 남자들을 능가한다. 기술은 남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 시작했고, 육체노동은 한물갔다고 여겨지며 경제학자들이 ‘대인관계 기술’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가치 있는 능력이 되었다. 

-본문 중에서 


대학에서 시작되는 역전의 상황 


‘여학생은 지원할 필요 없음’이라는 꼬리표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이것은 최근 미국의 몇몇 대학에서 등장한 새로운 유형의 차별이다. 대학 입학 시 남학생에게 해당하는 이러한 특별대우는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뒤처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 그러나 이 중요한 변화에 정확한 판단을 내려 줄 수 있는 상황은 마련되지 않았다. 미국 대학 캠퍼스에 존재하는 권력 역학 관계의 반전은 모든 이들이 똑똑히 아는 사실이었으나, 미국 민권위원회의 위원들에게는 여러모로 불편했으리라는 것이 저자의 추측이다. 현재 대학졸업자는 물론, 남자들의 가장 일반적인 학문 분야인 이공계, 석사 학위 취득에서도 여자들의 힘이 강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비단 미국 내 상황만은 아니다. 남아메리카, 카리브 해, 중앙아시아, 아랍국가 등 아프리카를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에서 여자대학생이 남자대학생보다 많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실제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캔자스시티 주변의 몇몇 대학을 직접 방문하고 재학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녀 간 교육 격차가 얼마나 극심한지 보여 준다. 


노동인구, 경제, 문화 등의 미래를 보려면, 조용한 혁명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대학교와 전문학교에 가서 지내볼 필요가 있다. 대학은 경제적 성공으로 가는 관문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중상류층으로의 진입은 물론이고, 중산층으로의 진입을 위해서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전제 조건으로 점차 인식되고 있다. 고군분투하는 폭넓은 중산층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정의하는 계층이다. 여성의 중산층 진출이 늘고 있는 주된 이유는 그들이 대학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낯설고도 잔혹한 여성의 공격성 


폭력과 살인, 과거 이 두 영역 역시 남성의 전문 분야였다. 공격성은 가장 남성적인 특성으로 여겨져 왔으며, 이를 통해 남자들이 선천적으로 더 지배적인 성별로 평가되었다. 그 이유에 대해 저자는 역사적 배경을 언급하면서 농경이 시작되는 상황을 꼽는다. 농경사회는 상반신의 힘이 좋은 남자들에게 유리했으며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남성이 저지르는 폭력 범죄의 발생률이 급락하고 있는 반면 여성의 범죄와 체포율은 증가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수치가 확연히 증가하는 청소년 여학생들의 체포율을 보면서 저자는 범죄를 저지른 여학생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를 통해 순종적이고 소극적이며 우리가 선천적이라 여겼던 여성적 자질들이 알고 보면 정황과 관련이 있음을 깨닫는다. 또한 고정관념은 천천히 바뀌며 새롭게 등장할 여성 폭력에 대한 구성원의 인식이 어떻게 정립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어떤 사람들에게 여성 폭력의 증가는 실망으로 다가올 것이다. 우리의 미래에는 여성이 경영하는 유토피아가 있고, 권력이 똑같이 부패하는 것은 아니라는 희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여성적 유토피아의 상상 뒤에는 늘 우월감이 숨어 있었다. 더 친절하거나 부드럽다거나,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무슨 일이라도 하는 것이 반드시 여성의 가장 큰 특성은 아니다. 트웬지 교수가 알게 되었듯이, 여성은 사회적 신호에 반응하여 시대의 허용치에 맞추기 위해서 인성을 바꾸는 경향이 있다. - 본문 중에서 


장애물을 넘어 정상을 노리는 여성들 


여성에게 ‘일’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데 비해 직장이라는 공간은 여전히 남성 위주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 해결책을 가장 유연성이 뛰어난 직장이라 할 수 있는 ‘실리콘벨리’에서 찾는다. 디지털 업계는 비교적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직종 중 하나다. 저자는 여성이 최정상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우리 안의 ‘머뭇거림’을 최정상의 위치에 오른 여성이 많아지면 힘이 더 적은 수백만의 여성에게 더 나은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 주장한다. 


해나 로진은 변화된 사회에서 여성의 성공 요인을 여성적 특성에 천착한다. 이는 육체적 힘과 스태미나보다 사고능력과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경제적 성공의 중요한 요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며, 또한 한 사회의 절반의 구성원이 아닌 전체 구성원의 재능을 모두 이용하는 사회가 더 경쟁력 있는 사회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공격적이고 경쟁적인 과거의 리더와는 달리 오늘날 리더들은 협상능력이 더 필요하고 자기주장을 펼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입장과 맥락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또한 기존의 명령과 권위로 모든 의사 결정을 추진하는 강한 리더가 아니라 마치 ‘좋은 코치처럼 다른 사람들을 격려하고 고무하는 데 카리스마를 사용하는 리더’인만큼 여성이 지닌 다양한 특성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기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전망이다. 현재의 상태가, 정상의 자리는 영원하고도 굳건히 남성의 차지로 남을 것임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혹은 곧 사라질 시대의 마지막 숨결을 드러내는 진실된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다. 우리가 이 문제를 표현하는 방식조차도 최정상 권력을 움켜쥔 남성의 지배가 느슨해지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기업계에서는 정상의자리에 여성이 부족한 현상이 ‘인재 유출’이나 ‘인재 유지’의 위기로 묘사된다. 대여섯 개가 넘는 포괄적 연구에서 고위직 여성 임원들의 퇴사가 수익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본문 중에서 


가장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다 


이러한 전 지구적 변화의 흐름은 우리나라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가사를 도맡은 남성 전업 주부는 약 15만 6000여 명에 이르고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남학생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의사와 약사, 판사나 변호사 등 남성이 점유하다시피 하던 주요 직업 역시 여성의 수치는 점점 늘어나 거의 절반에 가까워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가장 심한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한국의 사회에 특히 관심이 지대한 저자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특별히 한국을 방문해 취재한 내용을 한 챕터를 할애해 실었다. 아시아 토론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여대생들의 모습을 필두로, 킹콩걸, 건어물녀, 골드미스 등 싱글 여성들을 가리키는 새로운 용어의 등장은 한국 사회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저자는 한국의 아내들에게 지워진 가사 부담이 과거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직장 일까지 해야 하는 한국의 워킹맘이야말로 한국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일례로 2009년 일간지에 “나는 나쁜 여자입니다. 아침마다 이별하는 엄마”라는 전면 광고를 자비로 실어 국내 언론은 물론, 《워싱턴 포스트》에까지 소개된 황명은 씨의 경우는 한국에서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현실이 어떠한지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해나 로진은 한국을 방문해 황명은 씨를 직접 취재하면서, 광고를 낸 이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떤 변화도 이루어지지 않은 한국 사회의 실태를 비판한다. 


이제 한국 남성이 충격에 빠진 이유를 알 만하다. 한국 여성은 겨우 한 세대 만에 가정주부에서 정신없이 바쁜 슈퍼우먼이 되었다. 하지만 충격에는 똑같은 충격으로 맞설 필요가 있다. 최근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저서 『남자의 물건』에서 저자는 한국 남성에게 습관을 바꾸라고 조언한다. 그들의 가부장적인 형태는 사라져 가는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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