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에 대한 고정관념은 긍정, 무관심, 부정의 복잡한 혼합이다. 노인들을 따뜻하고 상냥한 사람으로 바라보는가 혹은 무기력하고 무능한 사람으로 바라보는가는 우리의 행동을 지배할 수 있다. 하버드대학교의 애미 커디 연구팀은 미국 내 24개의 서로 다른 사회적 집단(아시아인, 장애인, 홈리스 등)이 노인들을 바라보는 태도를 조사했다. 여러 집단에서 노인들을 따뜻하지만 동시에 무능한 사람으로 여겼다. 두 집단만이 노인들을 별 다를 바 없이 여기고 있었는데, 바로 장애인 집단과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집단이었다. 나이와 관련된 고정관념이 남녀에 관한 고정관념을 능가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다. 노인 남성과 여성 모두가 야망과 책임감이 부족하며, 젊은이들에 비해 더욱 여성적이며, 덜 남성적이라고 한다. 아이고!
사실 점점 더 노인인구가 늘어나는 사회에서는 노인들 스스로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 많은 연구들이 노인에 대한 편견이 노인들을 더 비활동적으로 만든다고 경고한다. 스스로 젊은 시절보다 기억력과 계산력이 떨어졌다고 믿는 노인들은(혹은 주변에서 그런 암시를 받는 노인들은) 실제로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모든 문화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이런 편견은 성별에 대한 편견을 압도한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중국이 중년과 노인 인구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불편한 모순이 도사리고 있다. (노인들이 무보수로 집안일을 하고 그래서 사회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가정에서는 노인들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이나 정부 기관처럼 중요한 결정을 하는 자리에서 노인들은 소모품처럼 여겨진다.
“폴란드에서 부동산을 구매해 집세를 받아 살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폴란드에 사람이 없어서 그러기 힘들어요. 배관공, 전기기사, 목수 등 기술자들은 유럽이나 미국으로 가버려서 젊은이들이 남아 있지 않아요. 폴란드에서 사람을 쓰려면 벨로루시나 우크라이나에서 데려와야 하죠. 그런데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에 가면, 또 우크라이나 젊은이들이 보이지 않아요. 결국 사람을 쓰려면 카자흐스탄이나 조지아에서 또다시 데려와야 해요.
에콰도르 정부는 에콰도르 경제가 이민자들이 본국으로 송금해주는 돈보다 이들이 해외에서 습득한 인적, 지적 자본에서 더 많은 가치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에는 유럽 고령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느라 에콰도르 경제와 인구 구조를 악화시킬 여유가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후 1년 동안 8,600가구가 역이민을 왔으며,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다. 이제 연령을 담보로 차익거래를 하는 정책에는 경제적 국가주의와 세계화라는 추세가 복잡하게 작용한다.
일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엘리엇은 우드워드에서 일한 마지막 10년 동안 휴가나 병가를 쓴 적이 없었다. 그가 10년만에 처음으로 쉬던 날은 53세이 되던 2000년에 조기퇴직을 하던 날이었다. 엘리엇은 회사가 자신에게 떠날 것을 종용하는 신호를 보낸 방식이 현대적인 인력감축의 과학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들로 하여금 고용주가 잠재적으로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는가를 상상하도록 하면서 결국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런 전략은 통상 연령차별에 관한 고소를 피할 수 있게 해준다. 한편으로는 달콤하고도 씁쓸한 혜택을 제시하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와 동시에 보통 고소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법률가의 검토를 거친 이러한 전략은 회유와 강제가 합법적으로 혼합된 것이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외관만 부드러운 연령차별이다.
2008년 중국 공장은 100명이 넘는 새로운 노동자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여성들이었고 새 기계를 사용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공장을 증설했는가를 묻는 질문에 그 엔지니어가 대답했다. “옛날에 봤던 그 스위스 기계 생각나시죠? 중국 회사에서 일하는 젊고 유능한 엔지니어들에게 보여줬어요. 그 친구들이 카피 제품을 만들어줬죠. 1/5 가격에 말입니다. 이제 생산라인 대부분을 이쪽으로 옮겨올 생각이에요.” 말해지지 않은 사실은 이것이다. 한때 회사가 너무나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미국과 독일의 공장에 있는 세계 최고의 숙련공들이 모두 실직했다는 것.
베이징에서 세대 간 불협화음이 늘어나는 한 가지 이유는 젊은이들이 집을 사려면 부모에게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집을 사는 젊은이 중 60%가 집값의 2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부모가 집이 없다면, 이런 도움도 받지 못한다. 한편 집을 가진 부모는 자녀들이 집을 마련하는 데 돈을 보태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때로 자녀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살던 집을 줄이기도 한다.
일본의 남편들은 매일 평균 가사노동에 5분, 자녀양육에 30분 미만의 시간을 할애해 가사에 관해 거의 문외한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들은 은퇴한 남편이 집에 있으면, 불편해해요. 남자들은 여자들의 세계에 적응하지 못해요. 주부들이 은퇴한 남자들을 묘사하는 두 가지 재미난 표현이 있습니다. 하나는 고장 난 냉장고나 부서진 안락의자처럼 ‘덩치 큰 폐물’이라는 거예요. 음식을 신선하게 해주지도 못하고 안락함을 주지도 못하지만 쓰레기통에 버리기에는 너무 크다는 뜻이지요.”
일본 정부는 돌보미 한 사람이 노인의 모든 요구를 보살피는 시스템 대신 각자 전문 분야가 있는 여러 돌보미들이 교대로 보살피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 시스템이 갖는 논리는 돌보미 서비스가 전문화되어야 하며, 돌보미들이 한 사람을 오랜 기간 동안 보살핌으로써 나타나는 감정적 애착을 겪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돌보미들은 정해진 일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가족들의 시달림을 받아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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