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망토를 휘날리는 나폴레옹이 거칠게 발길질하는 백마 위에 올라타 군대를 호령한다. 말발굽 아래 바위에는 나폴레옹의 이름 '보나파르트(Bonaparte)'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오늘날의 우리가 '영웅 나폴레옹'이라는 단어에서 흔히 떠올리는 이 이미지는 나폴레옹이 가장 아꼈던 화가 자크-루이 다비드의 1801년 작 '생베르나르 협곡을 넘는 나폴레옹'이다. 그러나 실상은 이미지와는 달랐다. 나폴레옹은 농부가 이끄는 노새를 타고 힘겹게 협곡을 넘었다. 적국(敵國) 오스트리아는 강력했고, 전쟁에서 실질적인 공을 세운 사람은 나폴레옹이 아니라 전사한 드세(Desaix) 장군이었다. 다비드는 그림 한 점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승자(勝者)의 신화'를 창조한 셈이다.
미술과 권력, 미술과 사회와의 상호작용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내가 만난 나폴레옹 대관식, 루브르박물관. 2008년 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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