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 내용이라도 마케팅에는 써먹어라" 발간 3년째 인기 여전
미디어 종사자들의 아이로니컬한 고민 가운데 하나가 비난도 마케팅 측면에서는 마이너스 효과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를 예로 들면 “우아하고 고상하며 지적인 내용으로 가득한 고급 예술영화”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마케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수가 많다.
반면 “이렇게 노출이 심하고, 내용이 야하며, 지저분하고 비윤리적인 한낱 눈요깃거리를 대중에게 보여도 되는지 의심스럽다”는 악평이 관객을 불러모으는 데는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교사 출신의 이름 없는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이 돈방석에 앉는 데 이러한 점이 적잖게 작용했다. 그가 쓴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는 발간 3년째를 맞는 올해 오히려 더욱 인기가 높아지고 판매가 느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 일등공신은 아이로니컬하게도 교황청이다. 교황청의 끊임없는 비난과 공격이 오히려 판매에 도움을 주는 형국이다.
이 책은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하고 후손을 뒀지만 가톨릭 교회가 로마시대에 공인을 받은 뒤부터 권위를 세우기 위해 이를 숨겼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가톨릭 입장에선 정체성이 정면으로 도전받는 내용이니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영국 더 타임스에 따르면 교황청은 올 들어 이탈리아 제노바 교구 대주교인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에게 이 책의 허구를 공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베르토네 추기경은 “다빈치 코드는 말도 안 되는 저질적인 왜곡으로 가톨릭 교회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이 책을 비난했다. 이 책의 허구를 조목조목 비난하는 전문가들의 회의도 열린다. 하지만 교황청의 이런 공격에도 2년 전 이 책을 출간한 더블데이 브로드웨이 출판사는 지금도 초판 발행 당시 내놓은 24.95달러(약 2만5000원)짜리 하드 커버를 계속 내놓고 있다. 판매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발간 몇 년이 지난 책에 적용하는‘전면 페이퍼백 발행’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2년 전 초판 8만5000권이 나온 뒤 44개 언어로 번역돼 모두 2500만 권이 팔렸다. 작가는 1억4000만 달러를 벌었다. 그럼에도 발간 3년을 맞는 올해에도 여전히 전 세계 주요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목록 1위 등 상위권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 서점 체인인 반스&노블스에서는 발간 이후 2년간 매주 소설 부문 1위에서 내려올 줄 모른다. 이 회사의 밥 위트랙 구매담당 부사장은 “이런 판매 기록은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 책 덕분에 작가 댄 브라운이 이전에 출간했다가 빛을 보지 못한 작품들도 뒤늦게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2000년에 나온 『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는 800만 부가 넘게 팔려 새로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2001년 나왔던 『기만의 시점(Deception Point)』도 370만 부나 팔렸다. 책뿐 아니라 『다빈치 코드』 속의 비주얼물만 모은 특별화보도 90만 부 넘게 팔려 나갔다.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천사와 악마』의 특별화보도 곧 나온다. 소니 픽처스는 310만 달러를 주고 이 작품의 영화 판권을 구입, ‘아폴로 13호’ ‘뷰티풀 마인드’ 등을 만든 론 하워드 감독의 연출로 영화로 만들어 내년 개봉할 예정이다.
교황청의 비난이 이 책의 판매에 도움을 줬다는 상징적인 장면이 있다. 바로 로마 교황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다빈치 코드』를 들고 다니며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다는 점이다. 글 채인택 중앙일보 기자 (ciimccp@joongang.co.kr)
-------------------------------
난 기독교 신자이기에 교황청과는 무관하지만, 악평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는 마케팅의 법칙이 악용된 대표 사례가 된 셈이다.
미디어 종사자들의 아이로니컬한 고민 가운데 하나가 비난도 마케팅 측면에서는 마이너스 효과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를 예로 들면 “우아하고 고상하며 지적인 내용으로 가득한 고급 예술영화”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마케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수가 많다.
반면 “이렇게 노출이 심하고, 내용이 야하며, 지저분하고 비윤리적인 한낱 눈요깃거리를 대중에게 보여도 되는지 의심스럽다”는 악평이 관객을 불러모으는 데는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교사 출신의 이름 없는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이 돈방석에 앉는 데 이러한 점이 적잖게 작용했다. 그가 쓴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는 발간 3년째를 맞는 올해 오히려 더욱 인기가 높아지고 판매가 느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 일등공신은 아이로니컬하게도 교황청이다. 교황청의 끊임없는 비난과 공격이 오히려 판매에 도움을 주는 형국이다.
이 책은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하고 후손을 뒀지만 가톨릭 교회가 로마시대에 공인을 받은 뒤부터 권위를 세우기 위해 이를 숨겼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가톨릭 입장에선 정체성이 정면으로 도전받는 내용이니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영국 더 타임스에 따르면 교황청은 올 들어 이탈리아 제노바 교구 대주교인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에게 이 책의 허구를 공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베르토네 추기경은 “다빈치 코드는 말도 안 되는 저질적인 왜곡으로 가톨릭 교회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이 책을 비난했다. 이 책의 허구를 조목조목 비난하는 전문가들의 회의도 열린다. 하지만 교황청의 이런 공격에도 2년 전 이 책을 출간한 더블데이 브로드웨이 출판사는 지금도 초판 발행 당시 내놓은 24.95달러(약 2만5000원)짜리 하드 커버를 계속 내놓고 있다. 판매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발간 몇 년이 지난 책에 적용하는‘전면 페이퍼백 발행’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2년 전 초판 8만5000권이 나온 뒤 44개 언어로 번역돼 모두 2500만 권이 팔렸다. 작가는 1억4000만 달러를 벌었다. 그럼에도 발간 3년을 맞는 올해에도 여전히 전 세계 주요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목록 1위 등 상위권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 서점 체인인 반스&노블스에서는 발간 이후 2년간 매주 소설 부문 1위에서 내려올 줄 모른다. 이 회사의 밥 위트랙 구매담당 부사장은 “이런 판매 기록은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 책 덕분에 작가 댄 브라운이 이전에 출간했다가 빛을 보지 못한 작품들도 뒤늦게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2000년에 나온 『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는 800만 부가 넘게 팔려 새로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2001년 나왔던 『기만의 시점(Deception Point)』도 370만 부나 팔렸다. 책뿐 아니라 『다빈치 코드』 속의 비주얼물만 모은 특별화보도 90만 부 넘게 팔려 나갔다.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천사와 악마』의 특별화보도 곧 나온다. 소니 픽처스는 310만 달러를 주고 이 작품의 영화 판권을 구입, ‘아폴로 13호’ ‘뷰티풀 마인드’ 등을 만든 론 하워드 감독의 연출로 영화로 만들어 내년 개봉할 예정이다.
교황청의 비난이 이 책의 판매에 도움을 줬다는 상징적인 장면이 있다. 바로 로마 교황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다빈치 코드』를 들고 다니며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다는 점이다. 글 채인택 중앙일보 기자 (ciimccp@joongang.co.kr)
-------------------------------
난 기독교 신자이기에 교황청과는 무관하지만, 악평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는 마케팅의 법칙이 악용된 대표 사례가 된 셈이다.
'일상Lifestyle > 책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05.04.02 교황 요한바오로2세 선종 (0) | 2005.04.02 |
---|---|
말은 쉽지만 실천이 어려운 [카테고리 원 브랜드 전략] (0) | 2005.04.01 |
12. [목숨걸고 일한다.]그도 티있는 인간이더라. (0) | 2005.03.27 |
[연상의 여인에 대한 찬양] 대선배가 허상무가 주신 책 (0) | 2005.03.20 |
[일찍 퇴근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그래! 일찍 퇴근하자! (0) | 2005.03.18 |
[시장점유율의 신화] 우리는 그 신화를 믿고 있지 않나요? (0) | 2005.03.16 |
10. [이노베이션 스토이] 부서원들의 독서속도가 시원치 않다. (0) | 2005.03.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