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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금융주의보-120] 시니어용 전화기도 나왔는데, 시니어 요금제는 생각도 않는군요.

by Retireconomist 2009. 10. 12.

추석 전후의 기간 동안, 국내 통신사들은 통신료 하향 압박과 아이폰의 국내시장 진출로 골머리를 아파했던 피하고 싶었던 시기였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 번 얘기가 나오면 쉽게 포기하지 않는 우리 시민의식도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시장지배력이 가장 큰 통신사 하나의 발목을 잡고 힘겨루기를 오랫동안 하다가, 엎어치기 한 판으로 이동 통신료 과금을 10초 단위에서 1초단위로 내리는 승전고를 올렸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1인당 월간 5천여 원의 통신료가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스스로의 공로라고 희색이 완연한 상황입니다. 이동통신 요금의 월간 5천원 인하가 서민 경제의 주름살을 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디에건 불합리한 과금 체계가 정상화된다면 누적된 효과를 기대하는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기에 시니어들에게 반가운 와인폰이라는 시니어용 이동전화기까지 등장을 했습니다.

늦은 감은 있지만 마침 주요 일간지에 전면광고까지 싣고, 톱 탤런트가 밝은 모습으로 시니어 전화기를 TV에 광고까지 하는 장면을 보면서 한껏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시니어들을 위한 통신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는구나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정작 시니어들이 사용하고 있는 이동전화기와 통신회사의 서비스를 돌아보면 시니어에 대한 대접이 시작되다 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습니다.

 가까운 일본의 각 이동통신사들의 최근 지상 과제는 '시니어층을 겨냥하라!' 입니다.

이에 뒤질세라 일본의 각 이동통신사는 지난 9월부터 총력 시니어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9일부터의 ' 경로의 날'을 포함한 이른바 '실버 위크(Silver Week)'라고 하는 장기연휴를 겨냥하여 가입비부터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시니어층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일본인 중 20~49세의 휴대전화 소지율이 90%를 초과하여 시장의 포화감이 짙어지는 상황 속에서 소지율이 아직 50%정도인 시니어층은 남겨진 유망시장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또한 고령자의 휴대폰에 대한 거부감도 덜해지고 있는 것을 틈타 신규계약이나 교체수요 발굴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이동통신사의 하나인 KDDI는 전국의 「au Shop」약 320개 점포에 '시니어용 휴대전화 코너'를 신설하기까지 했습니다. 50세 이상이 2년 약정의 요금플랜에 9월 말까지 가입하면 1만엔을 돌려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했습니다.

 또한 단축버튼이나 표시를 크게 한 「단순기능 휴대전화」시리즈의 신기종을 진열하고, 시니어 할인 등을 강조한 팜플렛도 배포하고 있습니다. docomo Shop을 운영하는 NEC모바일링은 전국의 약 100개 점포에서 docomo의 고령자용 '편리폰'을 할인 판매하는 것 이외에 일부 점포에서는 구 기종을 0엔 즉 공짜폰으로 하여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본의 또 다른 이동통신사인 NTT docomo는 통화기능만 있는 단순 기능으로 시니어들이 기존에 많이 소유하고 있는 제 2세대 휴대전화 '무버'를 제3세대 기종으로의 변경을 촉진하는 캠페인을 경로의 날에 맞추어 시작했었습니다. 이 '무버' 이용자는 2008년도 말로 556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2012년 3월 말에 서비스가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1.3세대 마케팅도 가세해서 시니어 분들의 자제분이나 손주가 '무버'로부터 기기를 변경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소개하면서, 소개자 자신도 기기변경을 한 경우 최대 1만 500엔 (약 20만원)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다시 우리네 이동통신 시장으로 되돌아오면, 아무런 요구나 대책이 없는 정적 속에 빠져있는 듯합니다. 가까운 일본의 이동통신 시장 시황을 직시한다면, 이제 우리나라 이동통신사는 시니어를 위해 똑똑한 상품개발과 저렴한 시니어 요금체계에 눈을 돌려야 할 때가 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에도 효도의 바람이 불기를 기대합니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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