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Column

[금융주의보-116] 결국 언젠가 쓸 '출구전략' 에 잘 대처할 방법

by Retireconomist 2009. 9. 5.
Burn_the_Floor_2-2222

'출구전략(exit strategy)'이란 용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원래부터 전쟁 용어로 쓰이던 것이 그제곤 어제곤 계속 언급이 되다보니 아무튼 상황이 전쟁에 가까운 좋지 않음을 금새 알게 됩니다. '출구 전략'이 전쟁용어로 처음쓰이게 되었을 때는 군대에서 퇴각할 때,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전쟁을 마무리하는 전략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이 전쟁용어 '출구전략'이 경제에 적용시키게 된 것이고, 따지자면 현 경제상황이 별로 좋지는 않지만 잘 마무리하고 일상 상황으로 전환할 때 쓰이는 경제정책으로 쓰이는 말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출구전략'은 주로 최고 사령관격에 해당하는 분들이 사용하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버락 모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 말을 쓰고, 벤 버냉키(Bernanke) 미국 연준(FRB) 의장도 요즘 이 말을 가끔씩 쓰고 있습니다.

굳이 '출구전략'이란 용어를 쓰는 가장 큰 배경은 상황이 나쁘다는 것이고, 호전이 아닌 정상수준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 다른 전략과도 다릅니다. 결국 현재의 피해를 더 이상 확장하지 않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경기를 살리기 위하여 시행하는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이나, 경기 부양책 등의 특단의 경제 정책은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처음부터 안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남의 나라 눈치를 보아가면서 나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가면서 언제 어떻게 빠져나오나가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지금 각국의 경제 수장들이 가장 걱정하는 후폭풍 중 가장 큰 문제는 인플레이션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의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을 찍어냈는데, 결국 그에 따른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의 인플레이션을 진화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야 하는 처방이 나오는데, 금리를 올리게 되면 이제 막 살아나던 경기 다시 내려앉게 되는 경제의 그야말로 원리가 작동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원리대로 작동되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게 되면 경기가 침체된다.'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게 되는 것입니다.

'출구전략' 상으로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지만, 그것보다 시급한 문제는 디플레이션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입을 모으로 있습니다. 최근 일부 경제지표들이 호전되면서 경기가 조기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많은 경제전문가는 여전히 L자형 장기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지금의 실물 경제를 대공황 당시를 연상하고 있는 말들이 여전히 시중에 회자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세계 경제의 수장들은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한 곳에 두고 싸우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만큼 현재의 경제상황은 진단과 처방이 너무도 어려운 과제 속에 있는 것입니다.

'출구전략'을 구가함에 있어서 예상가능한 또하나의 유력한 장애물은 자산 버블이 있습니다. 넘쳐나는 초과 유동성이 금이나 원유, 곡물, 부동산 등 자산 가격 폭등으로 이어져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올 초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구책을 찾기 시작했고, 드래서 금(gold)이나 원자재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이른바 인플레이션의 극복 대안으로 찾은 투자자산이었습니다.

후유증으로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에는 통화 공급의 증가만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신용시장이나 고용시장 상황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 은행 부실 처리가 지연되면서 신용시장의 돈줄이 막혀 있고, 실업률이 두자릿수로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임금 상승이 억제되고 있습니다. 여러 복병이 있는 셈이지요. 대체적으로 현재의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혼조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났을 때를 예상해 보면 종국의 승자는 '인플레이션'이 될 것이 우세합니다. 그 이유는 경기 회복을 위해 쏟아부은 초과 유동성 때문입니다.

결국 언젠가 쓸 '출구전략'과 그것을 잘 대처할 방법을 생각해 봅니다. 양쪽에서 달려드는 두 마귀를 동시에 방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지만,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인데, 가장 잘 대처하는 방법은 유연성을 갖는 것입니다. 현금자산도 일부분 가져야 할 것이고, 투자대체 수단으로 금(gold)이나 원자재 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도 필요하고, 부동산과 같은 자산에도 편입시켜야 하는, 그러나 이론일뿐 실천하기에 정말로 어려운 행동강령이 놓여져 있습니다.

혹자는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얻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경기회복에 따른 후유증을 걱정하는데 반론을 펼 수는 있으나, 기회가 많지 않고, 선택대안을 많이 가질 수 없는 시니어들이 가져야 할 '출구전략'은 보수적 견해를 유지하는 것이 그리고 미리 미리 대비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최선의 대처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 김형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