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앞서 기상청은 지난 7월 25∼26일에도 경기 북부에 10∼40㎜ 가량의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지만, 실제 동두천에는 등 이틀간 100㎜가 넘는 비가 내렸습니다. 또 서울지역도 예보량 보다 많은 이틀간 56㎜의 비가 내려 기상청 예보를 무색케했다. 네티즌 중에서는 "기상청 예보에 반대로 하면 정확하게 맞는다."고 빈정거리기 까지 했다고 합니다. 열심히 일하고도 비난을 받는 예보관의 입장에서는 정말 빈정상하는 상황이 발생되었지요.
이렇게 틀린 예보가 연속으로 6주씩이나 되었으니, 어찌 비난이 쏟아지지 않았겠습니까? 갑자기 기상청의 통보관 자리가 외국인 영입으로 해결을 할 것이라는 둥, 별 얘기가 다 나오다가, 기상청에서 "우리도 할 말이 있다."는 적극적인 해명까지 가세해서 시론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주 기상청은 어떤 예보를 할까요? 그리고 이번 주는 맞출까요? 궁금합니다.
연초에 올해의 금융시장 예측을 기억하시나요? 온통 장미빛이었는데,
그런데 뒤돌아보니 금융시장은 온통 가시밭길이었습니다. 주가 폭락, 경기 악화, 펀드 하락 등 뭔가 좋은 일은 없어 보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모 은행의 고객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간부의 얘기는, 펀드 하락에 대한 책임을 묻기위해 까페를 개설하고 변호사를 동원해서 압박을 가하는 일까지 있다고 합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대출을 받아서 주식을 투자했던 분들도 있을테고, 퇴직금 전체를 묻지마 펀드에 쏟아 붙고 속타 한다는 얘기도 종종 경제 기사를 통해서 접하게 됩니다.
돌아보면 연말 연초에 금융기관이 경기예측을 잘했더라면 이런 불행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습니까? 날씨를 예측하는 기상대가 있다면, 금융시장 역시 시장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이코노미스트들이지요. 그들은 주요 경제연구소 또는 금융기관의 리서치센터장들이 맡고 있는데, 예상대로 맞았는지 한 번 돌아볼 필요도 있겠지요.
그런데 연말 연초에 비관론을 제시했던 전문가들은 극소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속상함이 더 커질 수 밖에 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해 말 올해 증권시장 예측을 바르게 한 당시 증권회사 리서치 센터장은 삼성증권의 김학주 리서치센터장과 교보증권의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이었습니다. 익히 비관론을 제시했던 리서치센터장은 맞는 말을 하고도 소수의견이라 한쪽으로 밀려 힘을 쓰지 못했을게 뻔한 이치 아니겠습니까?
금융기관의 경기예측, 증시예측은 기상대 예보보다 훨씬 많이 틀렸습니다.
증권회사는 강세장에 돈을 많이 버는 회사입니다. 고객도 강세장이 되면 돈을 많이 벌게 되지요. 그런 고객과 증권회사의 욕구가 맞아 떨어져서인지는 모르나 연초에 핑크빛 전망일색을 보면, 마치 운세를 보는 점집들이 늘어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6개월간의 예상 성적을 보면 초라하기 그지 없습니다.
맞건 틀리건 수 억원의 연봉을 받고 비난을 피해다닐 수 있는 직업이 있고, 맞으면 당연하고 한 번이라도 틀리면 박봉에 자리가 흔들리도록 비난을 감수하는 직업이 있다는 아이러니가 미래를 예측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현실입니다.
오늘의 주식시장은 어제 뉴욕시장의 결과만 보면 틀림없다는 개인투자자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실제로 시황을 다루는 일은 하는 직업인들은 거의 전세계의 금융시장을 관찰할 정도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맞고 틀림에 상관없이,
기상대 날씨예보는 선택없는 단 한 개의 예보이기에 가혹한 평가를 받지요.
간간히 시장예측을 잘못한 증권전문가들을 탓하기는 하지만, 한 번이라도 틀리기만 하면 기상청 예보관만큼 비난을 받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기상청 예보관은 한 명이기 때문에 예상이 틀리면 비난의 집중 포화를 받는 것이고, 증권 전문가들은 워낙 많은 다수이기 때문에 꼭 찝어서 비난할 대상을 찾지 못해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휴가를 망친 것과 재산이 뭉텅이로 날아간 것, 경중을 따지기 전에, 분명히 누군가 예측한 쪽도 그것을 맹신한 쪽도 양자간의 책임은 분명히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러니 위험부담이 많을 수 밖에 없지요.
그렇다면 맞지도 않는 예측을 왜 해야 할까요? 소비자의 요구때문이지요.
소비자인 국민이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알 수 없는 미래를, 맞출수도 없는 미래를 맞추라고 강요당하는 그런 어려운 일을 해야만 하는 이들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지난 6주간 날씨예보가 틀렸었다고, 이번주부터는 날씨 예보를 안보실 작정이십니까? 의존도도 낮추고 관대함도 보여주어야 할 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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