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생활을 영위하려는 것은 모든 인간의 욕망이다. 부와 명예를 얻은 상태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편안함에는 비수가 숨어 있다. 현재의 편안하고 즐거운 생활에 만족하면, 언젠가는 그곳에서 굴러 떨어지는 비극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실 속에서 안주한다고 영원한 안식이 보장되지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를 안락사시킬 뿐이다. 그러나 인간의 안주 욕구 뒤에는 그것을 파괴하고 뛰어넘고 싶어 하는 욕구도 있다. 그것이 바로 도전 욕구이다. 이 점이 바로 다른 생명체와 인간이 다른 점이다. 도전 욕구야말로 인간의 위대한 본성이며 프로마니아의 근성이다.
2001년 8월 산악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히말라야 14좌를 최단 기간에 올라 세계 최고의 산악인 반열에 오른 박영석. 그는 동양인이라는 신체적 한계를 딛고 전 세계 산악인 중에서 유일하게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위대한 산악인이다. 그러나 이것은 불굴의 투혼으로 처참한 실패를 극복한 기록이기도 하다.
1991년 에베레스트 남서벽 등정 때는 앞에서 루트를 뚫다가 1백여 미터나 추락했다. 선혈이 낭자한 채 함몰된 안면을 마취약도 없이 바늘로 꿰매는 고통을 견뎌야 했다. 그는 6개월 후 재도전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뼈마디를 쑤시는 살인적인 추위와 강풍 때문에 정상 1백여 미터를 앞두고 포기해야 했다. 1993년에는 아시아인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에 성공하지만 하산 길에 동료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북극원정 첫 도전 당시에는 준비와 경험부족으로 인해 절반 넘게 갔던 길을 돌아와야 했던 뼈아픈 기록도 있다. 이 이야기는 그가 분루를 삼켜야 했던 숱한 실패와 좌절, 그리고 극복의 기록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는 절대로 포기하는 법이 없었다. 거두어들인 성공보다 도전하고 이루고 싶은 꿈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북극점 재도전, 좌절을 안겨주었던 에베레스트 남서벽 등정, 인도 갠지즈강의 발원지 추적과 탐험, 무동력으로 세계 일주,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로 히말라야 정상에 서는 것 등이 그에게 남은 중요한 목표이다. “단 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박영석. 그의 머리와 가슴을 지배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한 마디로 “안락은 스스로를 안락사시킨다”는 영혼의 소리일 것이다. 생사를 건 위험천만한 모험의 세계로 그를 내몰았던 이유, 그것이 없었더라면 그는 등반의 프로마니아 세계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위업을 달성하는 순간, 멈추고 말았을 것이다.
박영석은 충고한다. “실패가 두려운 게 아니라 도전하지 않는 게 두려운 것이에요. 100% 완벽한 실패를 해야 그게 내 것이 됩니다. 그래야 재도전을 했을 때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어설프게 실패하면 계속 실패합니다. 실패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도전을 했으면 좋겠어요.” 성공은 또 다른 성공의 고지를 가리키는 안내판일 뿐이다. 한 번의 성공은 인생의 게임 오버를 알리는 차임벨이 아니다. 값진 성공을 거둘수록 가슴속에서 터져 나오는 절규에 귀를 기울이자. 안락은 스스로를 안락사 시킨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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