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어느 토요일. 어머님 친구분께서 발목 골절상을 입으셨다고 하시면서 잰거름으로 문병을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도 조심하세요.'라는 말인사만 드리고, '우리 어머님 발목은 무엇으로 보호할까.'라는 걱정을 했었습니다. 마침 신문을 뒤적이던 차에 그야말로 대문짝 만한 실버보험 전면광고를 보았습니다.
'75세까지 전화로 가입 가능하다.'는 가입연령을 보고는 솔낏 했습니다. 한달 보험료가 3만원도 안되고, 골절의 경우에는 최고 1,500만원까지 지급하는 등 정말 괜찮은 상품이 실렸더군요. 전화로 가입 가능하다니까. 귀찮게 병원에 가서 진단받고 하는 일도 없을 뿐더러, 어디 70세 이상된 시니어를 받아주는 보험회사가 있었습니까? 반갑고 고마워서 찬찬히 들여다 보기를 계속 했습니다.
시니어들에게 겨울에 많이 발생하는 골절사고를 비롯해서 화상 등의 상해 사고시에는 몇 번의 사고라도 매번 보장되니까 안심하라는 문구가 솔깃할 수 밖에 없겠지요. 여기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광고 맨 아랫쪽 두 줄이 문제였습니다. 연령증가와 요율변경에 따라 매년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것과 병력으로 인해 가입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매년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면, 해년마다 보험료가 인상된다는 얘기인데, 보험료가 매년 올라간다는 것은 매년 똑같은 보험료를 수년 수십년 불입해왔던 관행상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러니 놓치기 쉬운 부분인 셈입니다.
또 하나, 1년마다 자동갱신되는 상품이고 갱신시 갱신이 거절될 수 있다는 문구도 있습니다. 어려울 때를 대비해서 가입하는 것이 보험인데, 1년마다 갱신한다는 것이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것입니다. 1년짜리 보험이라는 얘기에 가깝습니다. 다음해에는 어떤 식으로 바뀔 지 모른다는 얘기이고, 가장 무서운 문구는 다시 가입시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험을 들고 나서 안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년에 보험료가 인상될까봐, 또는 갱신 거절 당할까 걱정이 쌓여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신문광고를 본 것 이외의 함정은 여러 곳에서 확인되었나 봅니다. 이 문제 때문에 한국은퇴자협회에서는 보험사들의 '장노년 보험' 과장광고 사례를 발표하고 공정거래를 촉구하는 실력행사를 벌인 적이 있습니다.
무진단 가입이라고 광고하더니, 실제로는 최근 5년 이내 수술을 받거나 3개월 이내 약을 복용한 적이 없어야 한다는 제한이 있더랍니다.
광고를 좀 잘 합니까? 마땅히 효도를 해야하는 자식들의 애뜻한 책임감을 불러내서 충동구매를 조장하는 듯한 노력은 가히 놀랍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이성적인 선택이 필요합니다.
보험가입을 방해하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혹시 시니어 본인 또는 자제분들의 관심이 보험상품에 있다면, 불편하시더라고 '약관' 꼼꼼히 챙겨보시고 궁금한 것은 물어서 이해하실 때까지 답변을 얻으시고, 형편에 맞게 가입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입하신 후에나 알게되는 불편부당함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 이것이 현명한 시니어 재테크의 기본이겠지요.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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