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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금융주의보-023] 광고만 믿고 투자하진 않으시죠?

by Retireconomist 2007. 12. 13.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니 행동도 굼뜰 수 밖에 없는 겨울입니다. 활동성이 떨어지니 시니어 투자자들의 재테크 관심도 점점 시들어 갈 수 있는 계절입니다. 이럴 때 가끔은 조간신문에 간지로 배달되는 전단이나, 신문광고는 더 없이 좋은 정보전달 수단이 됩니다.

더우기 빳빳한 종이에 화려한 색상으로 큼직큼직하게 표기한 금융상품 전단은 기다리고 있었던 차에는 더없이 반가운 정보입니다. 어째 그리 잘 만들었는지, 알고 싶은 내용에 강조까지 해가며 쏙쏙 머리에 들어오도록 제작되어 안방까지 배달해주고 있으니 얼마나 고맙습니까? TV에서는 잠깐 스쳐가나 내용을 알 수 없었지만, 전단지의 경우 보고 보고 또 보면서 요목조목 짚어 갈 수 있으니 고마움에 기특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도덕성을 갖추어야 할 금융판매사들이 불법광고물을 사용했답니다.

그런 불법을 저지르는 이유는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경쟁사들보다 더 자극적으로 눈길을 끌도록 만들고, 투자자들을 위해서 현혹시키지 말도록 하라는 규정을 위반하는 일을 지나치는 일들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펀드를 선전하는 광고는 '자산운용협회'라는 곳에서 사전에 심의를 하고 고객들에게 배포할 수 있습니다. '자산운용협회'에서도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때는 거의 요식행위처럼 그저 문제없는 광고문구를 사용해서 법에서 정한 꼭 다녀와야 할 심의과정 중에 하나였지만, 최근 들어서 펀드에 돈이 몰리기 시작하다보니, 너도 나도 이 기회에 고객도 많이 확보하고 남보더 더 많이 팔아야 겠다는 경쟁이 가속화 되면서, 결전불사의 정신으로 규정대로의 내용을 전달하기 보다는 없는 내용이라도 더 넣어서 한 분이라도 고객을 끌어드리려는 생각에 과장된 불법 광고물을 만들었겠지요.

자주 접하는 '먹는 것으로 장난치는 나쁜 이들과 다를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로부터 아래로부터 더 자극적으로 만들어달라는 압박 속에 파격적인 광고물을 제작하는 실무자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금융기관 직원들의 기본이자 책무를 져버리는 것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지난 9월까지 13개월 간 펀드판매 광고 심사 신청건수는 3천건이 넘었는데, 이중 절반도 되지 않는 1천3백여건만이 적격판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음식으로 말하자만 절반도 안되는 음식만이 제대로 된 재료를 썼다는 얘기입니다. 어디 금융기관이 해야될 일입니까?  조건부 규정위반 유형은 객관적인 근거도 없이 지나치게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입니다. 이 정도가 되니, 시니어 투자자들께서는 지금까지 투자하실 때 참고하셨던 전단지에 대한 신뢰감이 많이 반감하시지요?

더구나 수시 입출금이 되어 많이 가입하시는 머니마켓펀트(MMF)는 특수한 펀드로 지급불능 위험(디폴트. Default) 경고문이 반드시 표시되어야 하는데 이를 누락한 사례가 16%가 넘는 다는 것입니다. 돈을 떼일 수도 있다는 것을 고의적으로 감춘 셈입니다. 물론 고의적이냐 하는 것은 다소 과장된 판단일 수 있으나, 규정에 의하면 '꼭' 넣어야 할 문구를 빼 먹었고, 그것이 투자자들에게는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문구이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거기에 투자자들의 판단을 오도할 수 있는 원금보장이나 경기전망 문구 삽입(앞서 글을 통해서 알려드린 바 있지만, 광고에 삽입된 경기전망 중에 나빠질 것이라는 문구는 절대로 찾아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 언론보도의 유리한 부분의 임의 편집, 실현 수익률이 아닌 시뮬레이션 자료 사용, 수상내역 증빙서류 미제출 등도 문제가 돼 해당 광고의 적격판정이 보류됐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것을 관리 감독하고 있는 '자산운용협회'의 태도인데, 위반 정도를 나름대로 판단해서 금융감독위원회에 보고해서 형사고발토록 할 수 있으나 사안이 경미해 경위서를 제출받고 더 이상 문제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나름대로가 문제입니다.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는 사안의 경미함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경미하건 중대하건간에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광고물이 제작 배포되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발본색원. 자산운용협회는 어떠한 배짱으로 사후 법정문제가 발생될 경우 그 책임을 감당하려고 선처를 자청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시니어 투자자 여러분. 아시고 계신 것이지만 재차 강조합니다. 편리하게 안방까지도 배달되는 금융기관의 광고물들만을 믿고 투자하셔서는 안됩니다. 역시 불편하기는 하지만 직접 금융기관을 방문하셔서 직접 상담하시고 투자결정하세요. 물론 약관에 대한 내용도 짚어보시구요.

아~ 약관이 또 문제입니다. 너무 글씨가 작지 않습니까? 그들만이 아는 용어를 너무 많이 쓰고 있지요?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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