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실을 조심하지 않으면 큰 덕을 허물게 된다" (不矜細行, 終累大德)
이덕무는 자신이 『사소절』을 집필하게 된 동기를 책머리에 밝히면서 『서경(書經)』에 나오는 한 구절을 인용하고 있다.
◇ 말을 할 때는 몸을 흔들지 말고, 물건을 만지작거리지 말라(230쪽)
이덕무는 '말을 할 때 해서는 안 되는 동작들'을 상세하게 규정해 놓았다. 말할 때 무의식 중에 산만한 동작을 일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것이 얼마나 현대에도 유용한 지침인지 알 수 있다.
◇ 음식이 차려지면 지체하지 말라(199쪽)
아마도 가정주부가 가족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일 것이다. 사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예절 하나에도 음식을 차린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함께 식사하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음식과 관련, 너무 커서 한입에 다 안 들어가는 김치는 베어먹은 후 원래 접시에 놓지 말라(217쪽)는 부분에서도 섬세하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 아는 이야기라도 상대방이 신나게 이야기하면 끝까지 들어준다(148쪽)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장황하게 말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지침을 제시하는 한편, 경청하는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다소 사려 깊지 않더라도 이해하며 포용하라고 충고한다.
◇ 절대로 대답해서는 안 되는 말들(140P)
음란하거나 남을 비난하는 말 등에는 대답하지 말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대화를 단절하는 게 아니라 분위기를 깨지 않게 슬그머니 물러나거나 못 들은 척하라고 권하고 있어, 어디까지나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잃지 말라는 입장을 보여준다.
◇ 강한 자와 약한 자의 약점(75쪽)
강한 자는 스스로 거룩한 체하다가 넘어지고 약한 자는 스스로 포기하기를 잘한다고 지적하며 독선과 나약함을 동시에 경계한다.
◇ 여름에 질병 때문에 긴소매 옷을 입은 사람 앞에서 더위를 불평하지 말라(172쪽)
겨울에 얇은 옷을 입은 사람 앞에서 춥다고 하지 말며, 굶는 사람 옆에서 음식을 불평하지 말 것 등, 어려운 이웃이 옆에 있을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 관대함과 게으름, 강직함과 과격함, 좀스러움과 치밀함, 줏대 없이 뒤섞이는 것과 화합하는 것을 구별하라(27쪽)
사람의 성품에서 혼동하기 쉬운 6가지를 지적하며 이를 잘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여기서 인간에 대한 그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이 시대에 예절없는 장관이 청문회에 세수하고 등장하는 기가 막힌 현실을 주목하면서, 지침하나 다시 되새겨야 겠다는 마음을 알아주는 책 한 권이 서점에 등장했다. 작가의 바램처럼, 작은 예절의 지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 개구리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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