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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준비하는 재테크-034] 전통의 재테크인 계(契), 자꾸 깨지는 이유

by Retireconomist 2010. 10. 8.



우리나라에는 계(契)라는 오래된 재태크가 아직도 성행중입니다.


계(契)라는 것의 역사적 사실로 거슬러 올라가면 기원 1세기 경의 삼한시대(三韓時代)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간으로 따지고 보면 벌써 2천년전부터 우리네 조상님들은 재테크를 하신 것입니다.


당시의 생활상을 역사적으로 보면 움집을 짓고 청동기를 사용하며 오곡과 벼를 생산하는 농경문화 속에서 상호 부조라는 주된 목적으로 출발해서 함께 잔치를 벌리거나, 제사를 지내거나, 모여서 함께 술을 마시는 등에 쓰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 곳에 대대로 오랫동안 정착하는 생활을 하면서 목돈을 준비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 필요한 시기에 가까운 친분을 중심으로 하던 계(契)라는 재테크는 상호 부조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정착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길에서 서로 마주치면 상대방에게 먼저 길을 가라고 권할 정도로 상호 존중하는 마음이 널리 퍼져있었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때 생긴 계(契)가 많은 시대적 사회적 변화가 있었지만 초기 운영방식에서 큰 변화없이 운영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최근들어 유명 계(契)가 중간에 파산하는 뉴스가 많습니다. 왜일까요?


계라는 것의 출발이 손실을 감내할 만큼의 친분을 가진 결속력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깨지고 나면 계주(契主)는 사라지고 계원(契員)들은 손해를 보는 이른바 계(契)가 깨지는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계(契)는 아주 사적인 모임이며 재테크 수단입니다.


따라서 계원간의 계돈 관리는 인간적 친분을 기초로 할 뿐, 법적인 관리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즉, 만일의 경우을 대비하지 못한 안전장치가 빠진 재테크라는 것입니다. 안전장치가 없는 것은 그보다 더한 친분이라는 보증수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친분 그룹 속에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친분이라는 벽을 강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믿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믿는다.'는 것 이외에는 제도권에서 보호해줄 방호막을 스스로 만들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의 경우가 발생되면 보장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한 사람이 주저앉게 되면 전체가 무너진다는 아주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지요.


계(契)의 자금 관리를 계주(契主) 혼자서 처리하는 독특한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계주가 전체 계돈을 일괄 관리합니다. 계원들을 일사불란하게 관리해서 정해진 기일에 입금을 하도록 종용하고 계돈을 받을 사람이 정해지면 계돈을 지불합니다. 전과정이 계주 단독으로 관리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계주입니다. 계주는 계원들의 자금 입금과 인출 과정을 훤하게 알고 있지만, 계원들은 계주의 장부를 볼려고도 본 적도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계주는 가장 큰 권한인 인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계주가 계원들의 계돈 전부를 인출해서 달아난다고 해도 그것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없습니다.


계주는 아주 친분관계에 있어서도 막강한 신뢰를 쌓아야 맡을 수 있고, 그래야 계원이 따르게 됩니다. 그런데 항상 문제의 부각은 계주가 달아난 것이 확인되는 것으로부터 입니다. 계원들은 두렵지만 믿는 마음으로 계주를 바라볼 뿐입니다.


계(契)는 자금 운영방식이 단순합니다. 그래서 미래는 항상 정해져 있습니다.


계는 처음 결성이 되는 시기에 매월 계원들이 정해진 계돈을 불입하면 그 계원 중에 지급할 금액을 정하고 출발합니다. 친목계는 계돈도 그리 많지 않아서 설상 깨지더라도 어느 정도 서로 극복할 수 있는 상호부조 정도의 수준으로 그야말로 친목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낙찰계와 같이 재테크 수단의 하나로 발전되는 경우에는 계돈도 많아지고 계돈을 받는 순서나 받을 돈에 따라 그야말로 예민한 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그 계돈이 그저 계주의 손에 모아졌다가 계원들에게 나누어지는 방식일 뿐 확대재생산을 위한 방법은 계돈 운영방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금리가 오르는 시기이던 금리가 내리는 시기이던 계돈의 불입금액과 지급금액은 결성 당시에 정해진 그대로 적용이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정상적으로 운영될 경우, 제도권의 복잡한 계좌개설 및 운영이행 그리고 인출 등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재테크이겠습니까?


계(契)는 제도권의 시선을 피하기 위한 어두운 면도 있습니다.


소위 금융기관에 돈을 맡길 경우에는 출처가 노출이 되고, 용도가 추적이 됩니다. 계(契)에서는 돈이 어디에서 생겼는지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사적인 경제활동을 침해받지 않으려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돈의 출처 및 흐름이 숨겨질 수록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해결하거나 구제받기가 점점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장 계모임이 문제되면 신문에는 가명으로 TV에는 흐린화면에 변조음성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계(契)의 폐해를 잘 설명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계(契)를 투자클럽으로 바꿀 것을 제안합니다.


투자클럽은 회원들이 투자에 관한 공부와 친목활동을 함께하는 모입니다. 가장 큰 목적은 금융시장 등에 투자하는 방법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계돈을 모았다가 순서대로 나누어 갖는 것이 아니라, 모임에서 서로 돈을 늘리는 방법을 함께 공부하고 직접 함께 투자하는 것입니다. 계주가 중심이 아니라, 회원이 중심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임의 연장선상에서 회원들끼리 식사를 하거나 취미 생활을 함께 하거나 하는 친목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게 이상적인 방법이 있을까? 하는 의문에 서둘러 성공모델 하나를 제시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어즈타운 레이디스 투자클럽'을 소개합니다.





비어즈타운은 미국 중부에 위치한 일리노이주의 작은 마을입니다. 이곳 비어즈타운에 사는 16명의 미국 아줌마 할머니들이 만든 투자클럽의 이름이 '비어즈타운 레이디스 클럽(Beardstown Ladies Investment Club. http://www.beardstownil.org/ladies.htm) 이 클럽은 1983년 11월에 결성되었지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성공적인 운영때문입니다. 이 투자클럽은 91년에는 54.4%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했고, 6년연속 최우수 올스타 투자클럽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투자관련 서적을 5권이나 출간하는 기엄을 토했습니다. 

 

이들이 얘기하는 비법은 두 가지. '장기투자'와 '꾸준한 투자학습'이라고 합니다. 40대로부터 시작해서 60대까지 16명의 시니어 레이디 투자클럽은 사회에 진출한 이후에도 투자교육단체 등의 도움으로 꾸준히 보수 교육을 받았다고 합니다.


우리네 계모임, 이번 기회에 투자클럽으로 바꾸심이 어떠실지?



김형래 (주)시니어파트너즈 상무. COO (hr.kim@your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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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0/06/20101006009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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