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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금융주의보-133] 은퇴하시는 분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선물

by Retireconomist 2010. 11. 4.

조금 신경 좀 쓴다는 후배들. 그저 정성은 하나 없이 경제력으로 밀어붙여서 은퇴한 선배를 가장 힘들게 만드는 상식 밖의 선물이 있습니다. 보기에는 그럴 듯하지만, 선물을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소파’ 와 ‘TV'가 그것입니다.
 
아마도 국외 유학이나 근무 경험을 가진 똑똑하고 현명하며 앞선 분들이 이런 잘못된 소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은퇴한 분들에게 드려서도 안 되고 받아서도 안 되는 것이 ’소파‘와 ’TV'입니다. 물론 ‘소파’와 'TV'는 매우 잘 맞는 궁합입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안락함도 잃어가는 ‘소파’를 보았을 때 ‘이것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을 테고, 거기에 오래된 컬러TV는 더욱 옹색하게 보였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소파’ 와 ‘TV'의 조합은 최악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하고 명확합니다. 편안한 소파와 커다란 TV가 결합하여 24시간 여유로운 시간을 거실에만 머물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활동성을 줄입니다. 운동할 기회를 송두리째 앗아갈 수도 있습니다. 요즈음 수많은 재밌고 유익하고 즐거운 TV프로그램은 밤낮없이 은퇴자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소파’와 ‘TV’를 은퇴선물로 주는 것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면 정말 부끄러움 당할 것입니다.
 
차라리 그 보다 훨씬 값싸지만 유용한 ‘걷기 전용 운동화’를 선배님의 부부에게 사 드리는 것이 더욱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덧붙여 드리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생화로 만든 꽃다발입니다. 은퇴식에서 꽃다발 선물은 맞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가끔 TV 화면에 등장하는 은퇴식과 꽃다발. 볼 때마다 그저 은퇴식도 업무 중 하나라 생각하여 준비한 것으로, 은퇴하는 분의 심정을 진정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준비한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입니다. 아름다운 꽃이지만 그 꽃다발을 제대로 다루기도 어려운 것이 은퇴식 환경입니다. 또한, 생화는 그 기간은 다르지만, 겨우 한두 주일을 버티다가 고약한 냄새와 함께 쓰레기통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마지막 잎새’처럼 은퇴의 우울함을 확대시킨다고 해서 금기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어쩌면 그 쓰레기 분리수거를 은퇴자 자신이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또 한 잎 한 잎 떨어지는 꽃잎을 바라보는 은퇴 선배의 시선을 생각해 보신다면 꼭 생화 꽃다발을 선물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판단이 드실 것입니다. 생화보다도 화초보다도 세월이 가도 변함없는 분재화분이 훨씬 좋습니다.
 
은퇴하는 분들이 남아 있는 후배들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기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저 의례적으로 주었던 것이고 받았던 것뿐입니다. 그러나 이런 의례가 은퇴라는 직장에서의 정리 순서로 보기에 너무 허술하고 형식적이기에 본래의 의미를 찾고 그에 맞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육체적으로 덜 힘들고, 사고력을 자극하지 않는 여가 활동일수록 더 유혹적인 법이고, 건강에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은퇴하는 선배에게 편안한 '소파' 보다 '운동화'가 더 좋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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