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체면은 차리고 지내십니까?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 중의 하나가 '체면'이란 말이 있습니다. "체면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체면이 말이 아니다," "체면 좀 세워야겠다," "체면 좀 차려라" 등등 '체면'을 포함하는 어귀는 끝이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체면이란 말이 우리의 생활 속에서 이처럼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나라 사람들이 체면에 대하여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체면이라는 용어가 우리나라에만 있나요? 아닙니다. 전세계적입니다.
얼마 전에 광운대학교 임태섭 교수님의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체면은 우리만이 갖고 있는 우리 문화 특유의 현상은 결코 아닙니다. 중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유교문화권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서구나 미대륙 그리고 아프리카를 포함한 세계의 모든 문화권에서 정상적인 성인이라면 누구나 체면을 유지하거나 세우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바꾸어 말하면 체면에 대한 집착과 체면을 세우고자 하는 욕구는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체면욕구는 좀 별난 데가 있다는 것입니다.
서구인이 스스로가 자율적인 사람이라거나 바람직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등 몇몇 제한된 영역에서 체면을 찾는데 비하여 한국인은 생활 전반에 걸쳐서 체면에 신경을 쓴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의식주의 선택, 승용차등의 구입, 친구나 준거집단의 선택, 진학 및 취업, 학교성적 및 진급, 선물의 선택, 명절맞이 인사 등 남의 이목을 끌 가능성이 있는 것이면 어떠한 행위나 소유물도 체면과 관련지워지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임교수님의 말씀으로는 체면이 우리 한국인의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처럼 높기 때문에 우리는 체면에 관한 한 서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고, 자신의 체면이 손상당하는 것을 "죽기보다도" 싫어하며, "체면에 몰렸다"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필요한 경우에는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자신의 체면을 세우려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한 재테크 상담코너에서는 체면유지비를 노후 생활비중의 주요항목으로 꼽았습니다.
당연히 은퇴 후에도 체면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나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필요한 것이 금전적인 품위라고 합니다. 금전적으로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돈을 써야할 때 인색하지 않고, 남에게 베풀 줄 아는 마음을 금전적으로 과시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체면유지는 하되, 과용하지 않는 절제도 필요합니다. 물론 경제적인 기반이 충분할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젊을 때처럼 체면에 목숨걸듯 집착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체면 때문에 내 배 고픈 일이 있다면 말도 안되는 일이겠지요.
시니어 행태조사를 통해본 시니어들의 체면유지비는 얼마나 될까요?
시니어파트너즈에서는 지난 2006년과 2008년에 이어 2010년에도 50세 이상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시니어 행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지난 조사 결과에서 시니어의 월 평균 개인용돈 지출금액을 보니,평균 41만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남성은 44만원으로 여성의 37만원에 비해서 약 7만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중에서 경조사비가 약 17%를 차지했습니다. 직접적으로 체면유지비라는 항목은 없었지만, 경조사비가 체면유지비의 대표 항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체면유지비, 시니어들의 사회생활을 위해서 꼭 필요한 항목이기는 하나, 절제의 미덕을 살리는 지혜도 함께 활용하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형래 (주)시니어파트너즈 상무. COO (hr.kim@your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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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3/04/20110304008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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