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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ifestyle/책Book

《캐털리스트》The Catalyst

by Retireconomist 2020. 11. 29.

* 유권자들은 투표를 할 때 어떤 후보가 자신의 가치관을 대변해줄까를 고려하기보다는, 항상 지지해오던 정당을 보고 투표를 한다. 기업들은 어떤 프로젝트가 주목할 만한지를 살피기보다는, 전년도 예산을 생각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투자자들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기보다는 자신의 기존 투자방식을 참고해 언제나 해오던 대로 투자를 한다. 관성에 따라 대부분의 가족들은 매년 비슷한 곳으로 휴가를 떠나며, 단체들은 기존의 활동을 접고 새로운 일을 시도하기를 꺼린다. _16~17쪽

* 인간에게는 자유와 선택권이 필요하다. 우리는 자신의 삶과 행동을 스스로 통제한다고 인식한다. 무작위적으로 외부의 영향을 받거나 다른 누군가의 의지 때문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무언가를 선택한다고 인식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타인에게 자신에 관한 선택을 맡기는 일을 꺼린다. 사실 우리 인간은 선택권을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설사 나쁜 결과로 이어진대도 직접 선택하고 싶어한다. 심지어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라 해도 그렇다. _44~45쪽

* 처음부터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지 말고 상대방을 이해부터 해보라. 왜 공급사에서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할까? 그들도 비용 압박을 크게 받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왜 싱크대에 양념이 묻은 접시를 그냥 놓아뒀다고 배우자가 화를 낼까? 정말로 접시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부부 사이에 다른 심각한 문제가 쌓였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누군가가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을 도와주려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신뢰하게 된다. 공급사 담당자는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협력관계가 중요하다는 걸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배우자는 양념 묻은 접시 때문에 화를 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호이해가 문제 해결로 향하는 출발점이다. _84쪽

* 의료계, 정치계, 그리고 다른 많은 분야에서 명확한 증거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한계를 갖는다. 진실을 보고 더 믿는 사람들도 있지만, 진실을 보고 오히려 잘못된 인식을 더욱 강화하는 사람들도 있다. 진실을 알려주는 일은 종종 잘못된 믿음을 바꿔주기보다 오히려 오해를 더 키운다.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주면 기존의 잘못된 생각을 더욱더 지키려고 반응한다. _152쪽

* 정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모든 유권자의 마음을 바꾸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그들은 사실과 합리적인 주장에 대해 개방적인 부동층에 관심을 갖는다. 이들은 후보자, 정치상황, 당면한 이슈 등에 따라 표심을 바꾼다. 이들은 정치적 수용 영역이 넓어서 어떤 정당이나 후보자와도 겹치는 영역이 넓게 나타난다. 정치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모든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만들기보다는 타깃을 정하고 이들의 표심을 움직일 만한 특정한 메시지를 제시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_168쪽


◎ 변화를 가로막는 다섯 가지 장벽 REDUCE
Reactance effect(리액턴스 효과): 사람들은 타인의 설득에 저항한다.
Endowment effect(소유 효과): 사람들은 전부터 해오던 방식을 고수한다.
Distance(거리감): 사람들은 수용 범위 밖의 정보를 거부한다.
Uncertainty(불확실성): 사람들은 불확실한 상황을 접하면 일시정지한다.
Corroborating Evidence(보강 증거): 사람들은 더 많은 증거를 원한다.

상대방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는 대신 이 다섯 가지 심리적 장벽만 효과적으로 없애준다면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는 조나 버거는 근본적인 심리적 장벽을 찾는 법, 그리고 그것을 없애는 법을 풍부한 일화와 연구 자료를 토대로 명쾌하게 짚는다. 또한 각 장 말미에 ‘스터디 케이스’를 더해 실제로 어떻게 ‘촉매의 힘’을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지 집중 분석하고, 직접 다섯 가지 장벽을 점검해보게끔 체크 리스트도 제시한다.

사람들은 타인의 설득에 심리적인 반감을 갖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행동을 변화시킬 것인가?


제품 구매, 정치 성향의 전환, 혁신적인 농업 기술의 수용, 새로운 서비스의 홍보, 아이들의 식습관 개선,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채식주의로 이끄는 일 등 우리 생활에는 크고 작은 변화 상황이 존재한다. 상황은 제각기 다르지만 변화는 쉽지 않을뿐더러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차량 공유 시스템 우버를 예로 들어보자. 낯선 사람의 차를 탄다는 우버 시스템은 소비자들의 ‘거리감’이라는 장벽을 마주한다. 이에 우버는 처음부터 대중을 상대로 서비스하는 대신 고급 차량의 호출 서비스라는 작은 분야부터 시작해 시장에 진입했다. 고급 포지셔닝이 성공하자 우버는 대중용으로 우버엑스를 소개하며 점차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소비자에게 디딤돌을 놓아주듯 천천히 고객들을 자기네 시스템으로 이끌었다. 우버처럼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드는 일도 어렵지만, 이미 익숙해진 상황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과정 또한 쉽지 않다.

 

사람들은 익숙한 방식에서 쉽게 벗어나지 않는다. EU에 남는 쪽을 더 선호하는 영국 국민들을 설득해 브렉시트를 결정하게 만든 상황은 이 책이 제시한 ‘소유 효과’를 없앤 대표적인 예다. 브렉시트 안건을 국민투표에 붙이자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도박사들은 영국의 EU 잔류 확률을 탈퇴보다 네 배 높게 점쳤다. 영국이 EU에 분담금을 얼마나 많이 내는지 같은 ‘근거 자료’를 제시해도 EU 잔류파의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합시다”라는 주장에 여론은 더 호의적이었다. 이에 EU 탈퇴파인 도미닉 커밍스는 “영국의 자주권을 찾자”가 아닌, “영국의 자주권을 되찾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어 EU 탈퇴는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는 일이 아니라 그 이전의 영국으로 ‘되돌아가는 일’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마치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슬로건으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처럼 이 전략은 먹혀들어 예상을 뒤엎고 영국은 EU를 탈퇴하게 되었다.

◎ ‘캐털리스트’의 힘을 통해 변화를 일으킨 성공 사례들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유료 옵션을 결제하게 유도하는 ‘프리미엄(freemium)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트업, 드롭박스의 사례(226~232쪽)
투자금이 동날 위기 상황에서 업계 최초로 무료배송 정책을 도입해 급성장한 온라인 쇼핑몰 자포스의 사례(207~210쪽, 232~237쪽)
모두가 실패한 청소년 금연 캠페인에 대성공을 거둬 담배회사에서 캠페인 금지 소송까지 걸었던 척 울프의 사례(35~38쪽, 51~56쪽)
시승 행사 대신 W호텔에 컨시어지 서비스로 무료 차량을 제공해 인지도를 높인 아큐라의 사례(242~247쪽)
제2차세계대전 당시 전장에 육류 공급이 부족해지자 스테이크 대신 부속 고기를 즐기게끔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바꾼 식습관위원회의 사례(312~319쪽)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 협정인 오슬로협정을 이끈 십대들의 ‘평화의 씨앗’ 여름캠프(323~332쪽)
2주간의 시험분양을 계기로 오랫동안 고민해온 반려동물 입양을 결정한 조나 버거의 경험담(248~252쪽)
자살 시도자, 은행 강도, 테러범을 설득시킨 협상가 그레그 베치의 대화법(11~15쪽, 75~86쪽)
소극적으로 예금만 하려는 고객을 주식 투자로 이끈 재정자문가 글로리아 배럿의 노하우(122~125쪽)

누구나 변화의 촉매가 될 수 있다!

상대방을 변화시키려고 할 때 우리는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나 변화가 모두에게 옳고 좋은 것이라고 맹신하면서 정작 변화 대상을 이해하는 일을 간과한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물론이고, 그들이 원하는 것과 우리가 원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그들의 변화를 무엇이 가로막고 있는지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 조나 버거는 멀리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변화를 위한 지름길이라고 강조한다.

 

소비자들이 세탁 세제를 먹는 ‘타이드팟 챌린지’를 막으려다가 오히려 들불처럼 번지게 한 P&G의 마케팅 같은 시행착오 사례부터 박빙의 상황에서 유권자의 표심을 움직이는 전략이나 호텔 예약, 새 휴대전화 구입이나 반려동물 입양 같은 생활 속 결정까지 조나 버거는 크고 작은 분야를 아우르며 ‘캐털리스트(촉매)’를 파악한다. 그리고 이를 적용하는 전략이 단순히 마케팅이나 조직에만 필요한 게 아니라 일상의 작은 부분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언변이 뛰어날 필요도, 특출난 전문지식을 가질 필요도, 사람들을 휘어잡을 카리스마를 갖출 필요도 없다. 『캐털리스트』를 통해 다섯 가지 장벽만 제대로 파악한다면 누구든, 어디서든 변화를 현실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다.

지지 정당을 바꾼 사람에게 어떻게 그렇게 되었느냐고 물어보라. 어느 날 갑자기 어떤 영감을 받아서지지 정당을 바꿨다고 답하는 사람은 없다. 갑자기 어떤 영감을 받아서 위대한 영화나 소설 작품은 만들 수 있지만 실생활에서 커다란 변화가 갑자기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신 우리 삶의 커다란 변화는 그랜드 캐니언처럼 만들어진다. 다수의 중대한 계기들에 의해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바뀐다. 대학에서 교수와 대화를 하거나 동급생과 긴 토론을 함으로, 큰 병을 겪으면서 의료체계를 다시 보게 됨으로, 그전까지 지지하던 정당이나 지도자가 자신의 정체성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걸 인식함으로 변화한다. 이런 식으로 아주 오랜 기간 서서히 변화한다. 커다란 변화는 이렇게 몇 주, 몇 달, 심지어 몇 년이 걸린다. 하지만 왜 사람들이 변화하는지, 그리고 왜 사람들이 변화하지 않는지를 이해함으로써 촉매의 힘을 통해 변화를 더욱 촉진할 수 있다. _336~3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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