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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ifestyle/책Book

《나이 드는 맛》Happiness is a choice you make

by Retireconomist 2019. 3. 15.




미래에서 자유로워진다고 생각해보자. 그건 바로 반드시 일어날 단 한 가지 사건인 ‘죽음’을 제외한 나머지, 즉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모든 일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단 1분일지라도 그 기분이란 마치 처음 하늘을 나는 것처럼 가볍고 자유롭다. 우리는 대부분 매일 이 미래의 무게에 짓눌려 살아간다. 고령자들처럼 생각한다면 누구든 홀가분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___p.63 


2천 년 전, 스토아학파 철학자인 세네카는 이렇게 주장했다. “노년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든 모르든 즐거움이 가득 넘치기 때문이다…… 인생은 추락하기 전, 천천히 아래를 향해 내려올 때가 가장 즐겁다. 나는 그 마지막 끝자락 위에 서 있는 시간에도 나름의 기쁨이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기쁨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기쁨이 될 수도 있다. 드디어 뭔가를 원하는 데 질려버렸고 다 끝났다니 얼마나 마음이 편하겠는가!” ___p.68 


만족은 늘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있었다. 내가 미처 몰랐을 뿐이었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초고령자들은 더 나은 뭔가를 찾아 애태우지 말고 할 수 있을 때 꼭 붙잡으라고 알려준다. 그들은 헛된 꿈을 꿀 시간이 없다. 아직 시간이 있다는 믿음도 헛된 꿈이다. 고령자들은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사랑하느라 바쁘다. 그리고 우리 중에서도 어느 누군가에게는 내일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___p.123 


다시 말해서 노년은 그때를 살아보지 않은 이들이 규정해 놓은 개념이다. 인생 중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인생의 전성기는 바로 중년이라고 주장하면서 젊은이들의 의견은 유치하고 어리석으며 고령자들의 의견은 노망이 나서 주절거리는 소리 정도로 치부해버린다. ___p.143 


“젊은 사람들이 나이 든 사람들보다 훨씬 나아야지. 과학이 발전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모든 게 변하잖아. 이제는 달에도 갈 수 있어. 늙은이들은 꿈도 못 꾸지. 젊은 사람들이 옛날 것들을 배워서 좋을 게 뭐 있어. 옛날 것들은 대부분 다 지나간 거야. 세상은 계속해서 발전하니까 말이야.” 하지만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젊었을 때는 말이야. 행복이나 슬픔이 무슨 뜻인지 몰라.” ___p.189 


“나는 젊은 사람들한테 늙은 다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라고 할 거야.” 핑이 대답했다. 마치 어릴 적 자신뿐만 아니라 딸에게 건네는 충고 같았다. “나이가 들면 어떨지, 할머니가 되면 어떨지, 늙으면 어떨지 자꾸 생각하는 건 좋지 않아. 늙는 건 당연히 끔찍해. 좋은 점도 있고 안 좋은 점도 있지. 어떻게 알겠어? 그래서 내가 너무 멀리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거야. 당장 코앞을 생각해. 어떻게 신나고 건강하게 살지, 어떻게 돈을 벌지, 어떻게 그 돈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고 제대로 쓸지 말이야. 노후를 꼭 생각할 필요는 없어. 건강하게 열심히 살면서 돈을 벌어.”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는 한바탕 크게 웃었다. 마치 자기 연민의 기미 따위는 모두 날려버리겠다는 듯했다. “세상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어. 내 인생도 점점 좋아지고 있고.” ___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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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통학하던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납니다. 

언덕을 올라가려면 변속 기어가 없는 제 자전거는 자연스럽게 갈지(之)자로 흔들거리며 올리가야 겨우 겨우 목적지에 가까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보상도 없었지만, 그 힘겹게 올라온만큼 자연스럽게 미끌어져 내려가던 내리막의 즐거움을 잊을 수 없습니다. 

누군가 뒤에서 밀어주어서 올라간 언덕보다 힘겹게 오른 언덕에서 내려오는 맛이 참 유달랐습니다. 


저는 힘겹게 힘겨워도 조금이라도 더 높게 올라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신나게 바람을 가르며 내려오던 짜릿한 맛으로 은퇴를 즐기고 싶습니다. 


내려가는 아쉬움을 쉽게 느끼지 않으려면 더 높이 올라가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페달을 밟은 발바닥에 온 힘을 집중하고 시선을 바닥으로 겸손하게 내리꽂고 바들바들 핸들을 잡을 손을 놓지 않고 간신히 올라가는 모습이 아슬아슬해도

좀 더 올라가 보겠습니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높은 언덕을 올라가 보겠습니다.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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