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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데 최소 네 배의 희생이 따라야 한다는데

by Retireconomist 2016. 9. 6.

삼성전자가 신뢰의 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는 제계에서는 큰 뉴스거리고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직원들이 먼저 단결을 호소하면서 문제는 오히려 완벽하게 정리하는 방향으로 연결되었다. 


기업은 사업계획이라는 목표를 내세운다. 정기적이던 비정기적이던 목표를 설정하는 이유는 생존하기 위해서다. 모두가 CEO 같은 손익개념을 갖고 있거나 전문적인 지식이 없거나 구체적인 수치를 모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기업의 CFO는 생존을 위한 수치를 가장 근접해서 제시한다. 현재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재량을 파악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생존하기 위한 고정비용이 얼마나 필요하고, 제품 생산과 연관된 변동비용이 얼마인지 계산한다.


목표는 이렇게 생존이익만을 확보해서는 안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주주에게 이익금을 차치하고라도 설립에 소요된 투자 원금을 회수해야하고 기계설비를 들여오고 빌린 돈도 갚아야하고 그에 따른 이자도 계산해야 한다. 그러니 생존매출 이상을 팔아야 하고, 생산해야 하고, 그에 따른 효율성을 가져야 한다. 


삼성이 치른 비용은 일종의 신뢰비용이라고 생각한다. 그 대가는 많게는 2조5천억원이라고 한다. 이는 지난 95년에 흘린 눈물을 잊고 발생된 쓰디쓴 반복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화형식을 치르고 체질화하자는 것이 삼성의 노력이었다. 


나는 삼성 휴대폰과 궁합이 잘 맞지 않았다. 첫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을 등장한 것을 줄을 서서 가입했지만 3천명이 넘는 내 전화정보는 기본적인 전화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 고객과 수시로 통화해야 했지만, 전화가 울리고 받는 사이에 고객은 이미 끊어진 전화를 경험하는 그야말로 불경한 사람으로 혼줄이 나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차에 '블랙베리'라는 미국 대통령이 사용한다는 전화기로 바꾸었다. 4천명이 넘어선 많은 분들과 전화가 수월하게 되었고, 이메일을 송수신하는데 소비자의 정보 수요를 미리 직감하듯 잘 연계되어 손에 들고 다니는 컴퓨터라는 생각이 들도록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블랙베리'와의 밀착관계도 오래가지 못했다. 수 많은 앱을 바탕으로 공세를 펴고있는 IOS와 안드로이드 OS를 블랙베리는 따라가지 못했다. 그때 무선충전을 기치로 선전했었다. 나는 출시 첫날 회사에 가까운 이동통신을 검색하면서 업무 시간에 첫 개통고객이 되려고 부산을 떨었다. 물론 그 전화기는 성공이었다. 그러나 무선 충전기는 2년 뒤에 출시된 갤럭시 S6에 정식으로 적용되었다. 나는 삼성전자의 휴대폰의 늦깍이 대응에 다른 핸드폰 구입으로 반응했다. 


지금은 노트북도 핸드폰도 애플사의 제품을 사용한다. 나에게 '실망'을 가져다주고 '신뢰'를 가져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삼성전자를 응원한다. 삼성전자가 잘 되어야 대한민국 경제가 잘 돌아가기 때문이다. 응원하지만 적극 소비자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깊이 반성하고 회복해야 할 과제인다. 


내가 자동차를 살 때, 가장 먼저 국내 제조의 자동차를 선택할까? 아마 10년 전에는 당연히 국내 제조의 자동차를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망설이고 있다. 신뢰의 점수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국내 생산 자동차에 대한 불신의 시작은 단순 네비게이션에서 출발한다. 네비게이션 장착비용은 1백만원에 가까운데, 새로이 개통된 길의 반영을 수동으로 해야한다. 새 자동차를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사는 마음으로 살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물론 요즘에 나오는 새 차는 네비게이션이 바뀌어 자동으로 업그레이드 된다고 한다. 


그러나 속 좁은 나는 더 많은 기간동안 더 많은 적어도 4배 정도의 깊은 신뢰를 경험하기 전에는 선택의 선상에 올려놓지 않을 계획이다. 제발 나같은 소비자가 나 한 사람으로 그치기를 바랄 뿐이다. 


얘기를 돌려보자. 나는 '신뢰'를 주제로 조직문화 강의를 300시간을 넘게 했지만 실제 일하는 현장에서 적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쉽게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일종의 책임감을 느낀다. 교육이 체득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반복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신뢰 교육이 더 확대되고 실제화 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갖게 된다.


신뢰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 '신뢰의 값' 조선일보 만물상 2016년 9월 5일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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