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비싸게 팔아서 이익을 더 챙기려는 판매자와 물건을 한 푼이라도 더 싸게 서려는 소비자의 숨 막히는 협상 현장 상거래는 인류 역사 이래 거의 한순간도 쉼 없이 반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싸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과 이에 대한 정답을 전해주는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그야말로 정보전이 뒤따르고 있다.
‘시니어가 물건을 사는 방법은 가히 신의 경지에 달한다.’라는 한 상인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워낙 오랜 기간 동안 검토하고 실행하기를 거듭한 경륜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결과적 지혜이기도 하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자신의 기준이나 경험을 토대로 품질을 인식하고 산정한 가격을 ‘준거가격(refernce price)’이라고 한다. 자주 샀던 쌀이라던지 배추라던지 우유, 라면 같은 상품들은 그냥 가격표를 보고도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준거가격'과 비교해서 비싸다 싸다를 판단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쉽게 판매자가 초과 이익을 더 누릴 기회는 없다.
▲ 미래 금전적 위험을 대비한 보험가입은 현대인의 필수금융상품이다 /사진.김형래
그러나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의 경우에는 과거에 구입한 경험이 전혀 없어서 판매자가 유리하게 가격을 정해서 팔더라도 소비자는 비싼지 싼지 전혀 판단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어쩌면 소비자는 구매를 망설이게 되거나 구매를 하지 않게 되어 판매자에게는 아주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판매자는 어떻게든 팔아야 므로 ‘이전 가격표(previous price tag)’라는 ‘외부준거가격(external reference price)’을 도입한다. 어떤 새로운 가전제품의 가격표를 ‘이전가격 100,000원'과 ‘50,000원’을 동시에 붙여 놓으면, ‘이전 가격보다 50% 할인된 가격에 사는 절약의 기회구나.’라는 합리적인 판단하고 그 절약에만 집중하게 한다. 물론 이 상품이 지난 이전에 ‘100,000원’에 팔렸던 기록은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 소비자의 행동이다. 준거가격과 상품 가격 차이를 ‘거래 효용(transaction utility)’이라고 하는데, 이는 소비자가 ‘내가 잘 샀구나'라고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을 의미한다. 소비자는 당연히 거래 효용이 없으면 구입하고도 만족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거래에서 소비자가 ‘거래 효용 5만원의 승리같이 보이지만, 판매자가 승리하는 한 판의 승부 장면이다.
과연 시니어는 모든 구입에서 ‘거래 효용'에 만족감을 느낄 자신이 있을까?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2014년 보험소비자 설문조사'를 보게 되면 설문참가자 36.1%가 오답을 선택한 중요한 질문을 확인할 수 있다. 보험료가 비싼지, 싼지 구분하는 질문인데, 질문은 ‘보험표 지수가 높으면 보험료가 비싸다.’에 대한 OX 문제였다.
정답은 ‘보험료지수가 높으면 보험료가 비싸다.’라는 문제의 답은 O였다. 63.9%만이 정답을 맞혔다.
그렇다면 ‘보험료가 싸다 또는 비싸다.’를 비교하는 것이 보험료 지수라는 것인데, 어떤 의미일까? ‘보험료지수’란 순보험료에 대한 보험료 수준을 말한다. 순보험료와 사업비를 합한 것인데, 순수하게 보험금 지급 등에 사용되도록 미래의 보험 사고 발생시 지급할 보험금의 재원으로 사용되는 것을 순보험료라고 하고, 보험사가 보험료를 받아서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사용하는 인건비 등 각종 부대비용을 사업비라고 한다. 보험표 지수가 높고 낮은 것의 차이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생명보험 상품의 보험료를 10만 원씩 내고 있는데, A 보험사 상품의 보험료 지수는 100%, B 보험사 상품의 보험료 지수는 200%라고 했을 때, A 보험사는 순보험료에 10만 원을 쓰고 사업비를 하나도 쓰지 않은 반면, B 보험사는 순보험료에 5만 원을 쓰고, 사업비에 5만 원을 쓴다는 뜻이다. 정리하자면 보험료지수가 높으면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비싼 것이다.
관련 정보를 확인해보니 보험료 지수의 높낮이만으로 비교해보니, 월 보험료가 낮은 저가 보장성 보험의 보험료 지수가 높은 것이 확연했다. 보험가입이 제한된 시니어가 관심을많이 두는 보험상품이 대부분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판매자는 낮은 가격과 가입제한의 벽을 허무는 것을 무기 삼아 소비자에게 ‘거래 효용'이 높은 것처럼 판매 유도를 하는 것이 지당한 영업 활동의 일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는 비교라는 방패를 들고 구매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보험을 가입하기 전 생명보험협회 상품공시 사이트 (http://pub.insure.or.kr)에서 상품명을 통해 검색해보면 내가 경험하지 못한 ‘준거 가격’의 벽을 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보험 가입 전에 ‘보험료 지수’부터 확인하는 현명한 경제활동이 필요하다.
<(주)시니어파트너즈 김형래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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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1/14/20150114024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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