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 연금이 일자리를 갖는 것이라고 해서 주거지역을 일자리 중심으로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농촌에서 보내자는 새로운 주거운동인 ‘5도 2촌' 운동도 벌어지는 마당에 주거지를 묶어두는 것은 제한적 사고의 발상으로 비난받을 수 있다.
소득현장을 중심으로 직장이 제한한 주거의 문제가 은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거론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조금 더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있다. 많은 일자리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에 도시를 중심으로 거주했었지만, 은퇴를 통해서 대도시에 꼭 거주해야만 하는 강제적 여건이 해소되는 상황이라면 이제는 시선을 좀 더 넓게 펼쳐 전국을 대상으로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나의 생활 현장이 어떤 이에게는 잊지 못할 관광지가 된다.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 사진·김형래
조금은 엉뚱한 얘기 같지만, 독일의 한 의사는 모든 환자에게 ‘햇볕을 쬐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푸른 채소를 가꾸는 농사일을 해라.'라는 똑같은 처방전을 내놓았는데 결코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처방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의사는 160년 전에 있었던 실존인물로 ‘다이엘 슈레버(Daniel Schreber)’ 박사이다.
그는 19세기 산업화로 인해 도시인구의 급증과 교외 녹지대에 집단 거주하는 빈민을 위한 먹거리 마련 그리고 도시민의 건강과 휴양을 위한 공간이 필요함을 역설했고, 1894년 그가 설립한 ‘슈레버가르텐 협회 (Schrebergarten)’는 오늘날 작은 정원이라는 뜻이지만 하나의 주거 가꾸기 운동으로 불리는 ‘클라인 가르텐(Klein Garten)’의 출발점이 되었다. 클라인 가르텐은 온 가족이 함께 일하고 체험하는 순수한 체험 공동체로 시니어에는 퇴직 후 인생의 황혼기에 소일거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사회로부터의 연대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네 주변 환경을 돌아보면 소시민들도 간간이 스스로 주거 환경을 개척해나가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을 통해서 너무도 대단한 용기를 내었다는 것에 대한 감탄과 동시에 부족한 주변의 정보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씻을 수 없다. 막연하게 ‘당신도 한 번 도전해봐! 다 할 수 있어.’라는 격려만으로 용기를 내기에는 겪어야 할 장벽과 부담을 넘어서기에는 두려움의 크기가 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은퇴지도가 비교적 잘 만들어진 미국을 부러워하지 말자.
이 시점에서 다양한 형태의 은퇴지도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활용하고 있는 미국의 현재 상황을 타산지석의 심정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유에스뉴스(www.USNES..com)에 따르면 ‘은퇴 후 하루 $75 이하로 생활할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 (The Best Places to Retire on $75 a Day)’ 또는 ‘연간 $40,000 이하로 잘살 수 있는 최고의 은퇴지(Best Places to Retire for Under $40,000)', ‘가장 빠르게 은퇴자들이 몰리고 있는 10개 지역(10 Fast-Growing Retirement Spots)', ‘햇빛이 가장 따사로운 은퇴지 10곳 (The 10 Sunniest Places to Retire)’, ‘ 부유한 은퇴자에게 인기 있는 은퇴지 10곳(10 Best Places for the Wealthiest Retirees)’, ‘군인으로 은퇴한 이들을 위한 최고의 은퇴지 (Best Places for Military Retirees)’, ‘독신 은퇴자를 위한 최고의 은퇴지 (10 Best Places for Single Seniors to Retire)’, ‘두 번째 경력에 도전할 수 있는 10곳(10 Places to Launch a Second Career in Retirement)’, ‘매력적인 산악도시가 있는 10의 은퇴지 (10 Best Affordable Mountain Towns for Retirement)’ 등 상황과 기대에 따라 선택적으로 만들어진 정보가 공유되고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더욱 관심이 가는 것은 계속 새로운 은퇴 테마를 가지고 최적지를 안내한다는 데 있다. 이를 보면서 이제 우리나라도 전국적인 은퇴지도를 만드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절감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여러 가지 테마로 필요에 따라 다양한 은퇴지도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은퇴지에 관한 정보가 없는 것이 아니다. 가끔 접하는 귀농 귀촌 프로그램을 선전하는 지방자치단체의 홍보물을 보게 되면 당장이라도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잘 설명되어 있고, 특히나 특전이나 특혜 등을 보게 되면 끌리는 마음이 더욱 커지도록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안내물은 특정지역에 국한된 정보이고 두 곳, 세 곳을 들여다보면 무엇이 더 좋은지에 대한 구분 점을 찾을 수 없는 한계에다가, 각자 자랑에 그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지방자치제도가 잘 적용되는 사례의 현장을 목격할 뿐이다.
특정 지방자치 단체가 만든 은퇴지도가 아닌 전국적인 은퇴지도, 단순하게 공기 좋고 물 맑고 인심 좋다는 내용으로만 설명된 것이 아닌 주제나 관심사에 따라 선택적으로 고를 수 있는 은퇴지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포럼, 연구회 등 수 많은 시니어 관련 모임들이 열리고 있고, 그곳에는 수많은 석학과 전문가들이 모여서 시니어의 미래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고 혜안을 찾으려 골몰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이제 탁상공론에 친목단체로 흐를 것이 아니라, 모임을 통해서 결집한 지식과 정보를 ‘은퇴지도'와 같은 구체적인 주제와 내용으로 방향을 모아서 하나의 긍정적이고 객관적인 산출물을 만들어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베이비붐 세대의 맏형인 1955년생이 환갑을 맞는 시기가 되었다. 그렇다고 꼭 베이비붐 세대만을 겨냥하는 것도 아니다.
시니어의 욕구와 요구가 다양한데 마땅한 은퇴지 정보가 없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시니어가 원하고 있다는 것은 때가 무르익었다는 신호이니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서 부러움에 떨 것이 아니라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지자체, 포럼, 연구회가 막연한 탁상공론에서 벌떡 일어나 함께 중지와 정보를 모아 제대로 된 전국적인 은퇴지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주)시니어파트너즈 김형래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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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7/17/20140717009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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