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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Press

13.01.30 [기고] 은퇴 후 당신이 살 곳은 어디인가? - 시니어조선

by Retireconomist 2013. 1. 30.

은퇴가 머지않았다. 은퇴 후 당신은 어디에 살 생각인가? 혹시 익숙하지만 조금은 지루한 이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의 삶을 꿈꾸고 있나? 그렇다면 몇 가지 예시가 있다. 당신의 입맛에 맞는 타입을 골라보라.


“이곳은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받은 영감을 창조적 예술로 승화시키기에 적당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뿐더러 영화나 연극을 감상하고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이를 준비할 수 있는 스튜디오나 영상 편집실,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교실도 제공한다.”


이는 고급 실버 타운의 광고 전단 문구가 아니다. 바로 캘리포니아 버뱅크 지역 내 임대아파트에 대한 설명이다. ‘버뱅크 시니어 예술가 마을’로 불리는 이곳은 141개의 노인 주거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컴퓨터 교실, 노화방지 운동교실, 글쓰기 수업 등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 공공기업 인게이지(EngAge)가 고안한 평생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모르긴 몰라도 이는 여지껏 당신이 알던 주거 공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다. 아직도 주거 공간을 이야기할 때면 넓은 거실과 주방, 조용한 침실을 떠올리는가? 그렇다면 당신의 주거 관념은 낙제점이다. 집은 더 이상 그냥 쉬는 ‘장소’가 아니다. 생각을 현실화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다. 특히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은퇴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생각의 틀을 조금만 넓히면 우리가 살아갈 곳은 아주 많아진다.




©gettyimages/multibits


그레이 이민의 꿈


생활이 팍팍할 때면 누구나 한번쯤 이민을 꿈꾼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살림살이…. 이런 현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보면 따뜻한 기후에 먹을 것이 넘쳐나는 남태평양의 안락한 섬들을 떠올리게 된다. 은퇴 후 모아둔 돈이 없다면 생각은 더 간절해질 것이다. 쥐꼬리만한 연금으로는 국내에서 살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생활비가 적게 드는 동남아에서라면 좀 낫지 않을까?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은퇴 이민 숫자는 도리어 줄어들고 있다. 해를 더할수록 강력해지던 이민 열풍은 1990년대 후 반 정점을 찍은 뒤, 2000년대 들어서는 감소 추세를 보인다. 대표적인 동남아 이민 유치 프로그램인 말레이시아의 ‘MM2H(Malaysia My 2nd Home)’와 태국의 ‘타일랜드 엘리트 카드(Thailand Privilege Elite)’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더욱이 영구 주거를 목적으로 국적을 바꾸는 것이 행복의 방점을 찍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직·간접적으로 느끼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은퇴 후 한번쯤 새로운 삶을 꿈꾼다면? 이때는 과감히 이민을 택해도 좋다. 날씨도 좋고, 생활비도 적게 들고, 범죄율도 낮은 곳이라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디로 떠날 것인가이다. 다행히 내게 딱 맞는 나라가 어디인지를 알려주는 해외 거주 정보 사이트가 있다. 바로 1979년 오픈한 ‘인터내셔널 리빙(www.internationalliving.com)’이다. 이 사이트는 42만여 명의 회원에게 매일 주거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 이 사이트에서라면 한 달에 1000~2000달러로 생활할 수 있는 곳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니카라과(995달러), 말레이시아(1076달러), 에콰도르(1415달러) 등이 대표적이다. 세금이나 기후 등 관심 정보도 망라돼 있어 해외 이주 준비에 유용하다.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시기에(gray), 자식들 눈치 보지 않고(reliance-free), 경제적으로 여유롭게(affluent), 젊은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youthful) ‘그레이 이민(gray stay)’을 떠나고 싶다면 우선 인터내셔널 리빙에 접속해보길 권한다.


이민이 아니라도 좋다


해외에서 제2의 삶을 꾸리고는 싶지만 고국을 아예 떠나기는 싫다면? 대안으로 롱 스테이(long stay)가 있다. 롱 스테이란 통상 2주 이상 장기간 해외에 거주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본국에서 생활 자금을 가지고 가서 ‘오래 머무는 손님’으로 생활하는 것이다. 롱 스테이의 대부분은 주방 등 시설이 완비된 곳을 매입하거나 임대해 생활한다. 물론 주거 공간에 약간의 변화를 줄 수도 있다.넓은 거실에 여러 나라 사람이 모여 환담을 나누며 각국의 음식을 한 주방에서 함께 만들어 먹는 영화 같은 풍경을 원한다면 셰어 하우스(share house)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셰어 하우스는 아파트 현관과 거실, 주방을 공용으로 사용한다. 각각의 방만 독립성을 유지하는 식이다. 옛날식 하숙과 같은 형태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셰어 하우스가 일반화되지 않았지만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비교적 활성화되어 있다. 아무래도 타인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집 거실에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언어와 문화, 가치관을 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만약 셰어 하우스를 직접 운영한다면 주택 가격 하락으로 입은 부동산 손실을 단번에 만회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낯선 사람과 쉽게 친해질 수 있고 그런 관계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보다 창조적인 공간을 탄생시킬 수도 있다. 주변 대학과 연계해 ‘대학 기반 주거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은퇴한 시니어들이 대학 근처로 이주해 대학의 다양한 교육 인프라를 즐기며 사는 대학 기반의 은퇴자 커뮤니티인 ‘UBRC(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y)’가 여기에 해당한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되어 있다. 일본에서도 ‘칼리지 링크(college-link)’라 불리며 크게 각광받고 있다. 학생이 줄어들고 대학원 과정이 시들해지면서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 수를 유지하려는 대학과 배움의 기회를 얻으려는 시니어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은퇴 후 시간적 여유가 늘어난 시니어의 지적 욕구를 충분히 채워줄 수 있는 주거 공간이라고 할 만하다.



☞ 말레이시아의 MM2H(Malaysia My Second Home)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은퇴자들을 위해 지난 2002년부터 말레이시아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 장기 체류 및 준영주 프로그램으로 10년짜리 장기체류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주택 및 차량 소유가 가능하다. 해외 투자와 현지에서의 비즈니스는 물론이고 자녀의 선진국형 교육 등 다양한 혜택까지 제공한다.


☞ 태국의 타일랜드 엘리트 카드(Thailand Privilege Elite)


2004년 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내놓은 국가 회원권. 프로모션 금액을 지불하면 회원으로 등록, 5년짜리 복수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회원이 되면 토지 소유가 가능하다. 골프를 위해 태국을 방문한 이들 가운데 이 카드를 통해 토지나 주택을 구입한 후 여유로운 레저생활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http://senior.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1/29/20130129021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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