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터에서 그리고 가족과의 일생 생활 가운데 열정과 꿈을 실현하는 것을 뒤로 미루고 있는지 모른다. 은퇴는 우리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실행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었던 일(Bucket List)’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실현할 기회를 만들어준다. 영국의 출판사 하인즈(www.Haynes.co.uk)는 ‘당신이 은퇴할 때 모든 여가 시간에 할애할 만큼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으로 지난 2012년 영국 전역에서 55 + 시니어를 대상으로 ‘버킷리스트'를 물어보았고, 그때 얻은 답으로 ‘영국인의 인기 버킷리스트 20가지’를 선정하였다. 우선 답변을 돌아보자.
영국인의 두 번째 인기 버킷리스트는 ‘손자 손녀의 성장을 바라보는 것'
전체 질문자에게 원하는 것을 무엇이던 선택하라는 무제한 선택의 방법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여행(50.4%)’이었다.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주는 여행은 심신의 활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란다. 두 번째는 ‘손자 손녀의 성장을 바라보는 것(41.2%)’으로 선택되었다.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기도 하지만 가장 단순하고도 쉬운 일이라는 것으로 설명되었다. 세 번째는 ‘내 가족생활에서 경제적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34.4%)’이라고 했다. 놀랄 일이 아니다. 나의 사랑하는 가족이 재무적 안정감을 갖도록 해주는 것은 우리가 모두 원하는 일이지 않는가? 네 번째는 ‘바닷가에 집을 사는 것(33.2%)’이었다. 소금기 섞인 바다 공기를 마시며 바닷가를 걷는 것은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는 ‘나의 유언장을 쓰는 것(25.2%)’으로 조사되었다. 죽음에 대한 계획은 인생의 중요한 일부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행을 하고 싶다는 버킷리스트는 순위 불문하고 세계 공통사항인듯 싶다.]
여섯 번째로는 책을 쓰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여섯 번째는 ‘책을 쓰는 것(21%)’이다. 누군가 말하기를 우리는 모두 책 한 권 정도는 쓸 소재가 있다고 했다. 일곱 번째는 ‘열기구를 타보는 것(20.4%)’ 이유는 눈높이를 달리해서 세상의 장엄한 광경을 보고 싶기 때문임을 이유로 설명했다. 여덟 번째는 ‘외국어를 배우는 것(20.4%)’이다. 나와 다른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 중에 가장 시도하기 쉽지 않은 방법이라는 것을 동의하기 때문이다. 아홉 번째는 ‘악기 배우기(15.4%)’가 선정되었다. 소리를 통해서 즐거움을 얻는 것을 배워가는 것으로 자신에게도 큰 보상이 되기 때문이다. 열 번째는 ‘자원봉사 또는 자선단체 봉사자(15%)’가 되기를 희망했다. 경제적인 도움 뿐만 아니라 시간과 재능을 나눌 수 있다면 보람된 생활이 될 것이다.
애완동물을 기르면서 출가한 자녀의 빈자리를 대신 채우고 싶다는 영국인들
열한 번째는 ‘애완동물 기르기(11%)’로 꼽혔다. 둥지를 떠난 자녀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데는 그만이라는 것. 열두 번째는 ‘화해를 주도하고 싶다.(10.6%)’ 과거 좋은 시간을 생각하면서 아픈 관계를 따라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보람될 것인가. 열세 번째는 ‘고도 1마일 클럽에 가입하기(10.4%) 우리네 문화와 많이 다를 수 있는 부분인데, 고도 1마일이면 1,600m 상공이다. 바로 비행기가 운항하는 고도인데, 비행 중인 여객기 안에서 성행위를 하면 회원 자격을 얻는다는 가상의 클럽(Mile-High Club)으로, 성인이면 한 번쯤은 꿈꾸는 일이라고는 하는데 높은 등수임에는 분명하다. 열네 번째로는 ‘복수하기(9.2%)’를 선택했다. 누군가에게 원한을 품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열다섯 번째로 ‘부동산에 투자하기(8.4%)’, 경제적인 안전성을 갖고자 하는 희망은 전 세계 어디에나 있지만, 영국에도 부동산 투기 열풍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SNS에 가입하고 싶다는 것을 버킷리스트에 담다니? 당장 실천하세요!
열여섯 번째로 ‘여왕을 알현하기(7.4%)’ 영국인다운 발상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장수하면서 많은 영국인과 만났겠지만 못 만난 영국인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우리나라의 경우라면 누구를 만나고 싶어했을까? 열일곱 번째로 꼽은 것은 ‘스카이다이빙 해보기(3.4%)’ 전율을 맛보고 싶다는 심정이 나타난 셈. 열여덟 번째는 ‘SNS에 가입하기(3.2%)’ 활동적인 정신과 사회생활을 멋지게 유지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열아홉 번째는 ‘성형수술하기(2.4%)’로 조사되었다. 가장 확실하게 미인이 되는 방법이라는 것을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스무 번째는 ‘번지점프 해보기(1.4%)’ 스카이다이빙은 떨어지기만 하는데 번지점프는 튕겨 올라가는 것이 있기 때문일까?
가끔은 타인의 계획을 통해서 나의 계획을 점검해보는 것도 일상의 소소한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버킷리스트를 쓸 수 있는 벽을 만드는 캔디챙의 ‘죽기 전 (Before I die) 프로젝트’(http://candychang.com/before-i-die-in-nola/)가 진행되고 있다. 뉴올리언스의 한 건물에 칠판 구조물을 설치해 ‘내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Before I die I want to...)라는 문구를 적어 놓고 지나치는 누구나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고, 하고 싶은 일들을 다시 꺼내어 소통하려는 시도의 프로젝트는 현재 30여 개 국가에 100개의 벽에 설치되어 버킷리스트를 적도록 하고 있다. 캔디챙은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당신의 삶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라는 말로 남은 인생을 더 의미있게 살도록 안내하고 있다.
최근 창조경제의 모델이 되어 관심의 중심에 선 영국. 그곳에 살고 있는 영국 시니어의 버킷리스트를 통해서 우리와 흡사하지만, 또 다른 삶의 한 단면을 통해서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을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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