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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준비하는 재테크-088] 임원으로 진급하셨다구요? 축하와 경고를 함께 드립니다.

by Retireconomist 2012. 1. 19.

연말연초가 되면서 임원 승진이 웬만한 기업이면 일간지나 경제신문의 인사 동정을 통해 보도가 된다. 물론 출신학교의 동문회가 잘 구성되어 있으면 동문회보에도 오른다.  그만큼 임원이 된다는 것은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이른바 신분제도가 없어진 신분사회에서 신분제도를 느낄 만큼의 신분 변화를 느끼게 된다. 이른 반증하듯 연봉은 크게 올라가고 법인 골프회원권, 법인카드 그리고 승용차까지 배정된다.

그러나 임원을 ‘임시직원’의 줄인 말로 자조하는 해석으로 사실상 임시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불안하기 짝이 없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는 업무 성과와 긴밀하게 연관을 갖게 된다. 늘 연간 목표를 옆에 끼고 챙겨야 하며, 실적이 부진하면 1년 단위로 하는 재계약에 실패하기 쉽고, 회사를 떠나야 한다.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임원 진급 축하로 받은 화환이 시들기도 전에 떠나는 경우도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나누기도 한다.
 
최근들어서는 회사의 실적 뿐만 아니라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원이나 대리, 과·차장, 부장과 비교 당하시 일쑤이다. 모 연구소에서는 임원의 창의적 사고 능력이 74.85점이라고 신입사원에 비해서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는 부하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열심히 경청해야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을 한다. 이제는 조언 받고 싶지 않은데 조언을 받아들이지 창의적이거나 혁신에서는 물 건너간 구세대라고 비난 받을 수 있다.

더구나 CEO로부터는 회사 내부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한 혁신과 성과를 일구어 내 달라고 주문을 받는데, 굴러든 돌이 아닌 이상 어찌 내가 자란 텃밭을 외면하듯 이해관계를 부정할 수 있는 용기도 쉽지 않다. 변절자라는 소리도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할 시간과 준비할 여건이 있어야 하는데 밀려드는 전화와 이메일, 책상에는 보고서와 결재서류가 수북히 쌓이고, 수시로 열리는 회의며, 부하직원들이 눈치를 주어야 겨우 퇴근시간임을 알게되는데, 아침에 계획한 일은 시작도 못했고, 사업계획 보고일은 시한폭탄처럼 앞으로 앞으로 째깍거리며 다가온다.

임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 결정하는 일이고, 옳은 의사 결정을 하려면, 생각하는 시간과 건강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 맘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내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 일은 임원이 되었으면 과감하게 위임해야 하고 하루 할 일을 일과표에 매일 아침 계획하고 매일 저녁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처리할 수 있는 분량만큼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 임원이 되어서 정신적 신체적으로 지친다면 옳은 결정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늦은 저녁 식사를 즐기는 손님 가득한 오스트리아 빈의 한 식당,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사진.김형래

지난 가을 고용노동부가 국정감사자료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고위 임원직 및 관리자’의 과로사가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지난 2006년부터 5년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과로사 사망자는 1,572명인데 그 가운데 남성이 1,412명으로 162명인 여성보다 8.7배 많았고, 예비 시니어인 40대가 323명, 시니어의 시작인 50대가 420명 순으로 조사되었다. 그 중에서 직종별 조사에서는 고위임직원 및 관리자가 353명으로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시간대별 과로사 통계를 보면 남성은 오전(6시~12시)에 569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전일 피로가 회복되지 않았고, 아침에 가속 페달을 너무 심하게 밟았기 때문이 아닐까? 의학 전문가의 의견을 엿들어보면 아침 시간에는 혈압도 혈액 점도도 높기 때문에 뇌졸중, 심근경색 등으로 인한 돌연사 위험이 가장 높다고 한다.

임원이 되면 처우와 노동 환경이 많이 개선된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스트레스와 경쟁에 시달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축하만 보내드리는 것보다는 경고를 함께 보내드리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임기 없는 ‘사장님’ 직함을 받으신 은퇴 하신 시니어 또한 '임원'중 가장 높은 직급이기에 현직에 계신 임원과 함께 축하와 경고를 받으셔야 할 일이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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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1/19/20120119013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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