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는 지난 수년간 디자인에 그리 큰 변화가 없었던 물건이지만, 점점 더 많은 디자이너들이 휠체어 역시 좋은 디자인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기존의 단순한 디자인을 한층 개선한 독특하고 흥미로운 휠체어의 세계를 살펴본다.
아이 리얼(i-Real)
도요타의 ‘아이 리얼’ 콘셉트는 사용자의 몸을 감싸는 디자인을 통해, 안전하게 타고 달릴 수 있게 한 휠체어이다. 높은 속도를 낼 수 있으며, 몸체가 약간 뒤로 젖혀져 있어 안정감과 안전성이 뛰어나다. 좌석 측면에는 다양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계기판이 장착되어 있으며, 그 옆 핸들에는 브레이크와 연료 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휠체어 뒷면의 LED 패널을 통해 각종 시그널과 기호 등의 그래픽을 제공함으로써, 도로에서의 운전에 편이를 더하고 있다.
우글 웍스(Woogle Works)
디자이너 와이 람 웡(Wai Lam Wong)은 최대한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하는 제품 디자인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사회적 의식이 돋보이는 그의 디자인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이 두 대의 휠체어이다. 우선 디자인에 인간적인 요소를 더한 ‘빅풋(Big Foot)’ 휠체어는 좌석 양편에 만화적인 느낌의 다리를 덧붙인 것이 특징이다. 다음 ‘라임 사이클(Lime Cycle)’은 손자전거(hand bike)로 즉시 변신이 가능한 휠체어이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원하는 방식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장거리를 운행할 때에는 별도의 추진 장치도 부착할 수 있다.
http://woogleworks.blogspot.com
에볼루션 원(Evolution One)
스위스 기업 이모사인의 가죽 휠체어는 크롬으로 만든 특대형 자동차 림 위에 안락한 소파를 얹은 것이다. 번쩍이는 림과 결합한 자동차용 타이어 위에 다양한 색상의 소파를 얹어 주문 제작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아쉽게도 바퀴는 장식적 요소일 뿐, 실제로 굴러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만은 차용해봄 직하다.
http://www.emosign.ch휠체어 자전거
스피디 바이크(Speedy Bikes) 사가 내놓은 이 특별한 자전거들은 휠체어의 기능을 확장시킨 디자인 제품이다. 다양한 휠체어용 부품을 통해 휠체어를 자전거로 변신시킨 것이다. 평범한 휠체어에 부착하기만 하면, 발 페달이나 손 페달을 통해 자전거처럼 움직일 수 있다. 페달을 돌리기가 힘에 부치는 경우에는, 휠체어를 전동식 자전거로 변신시킬 수 있는 장치도 있다. 스피디 바이크 사는 이 밖에도 높이가 낮은 손자전거나, 보통의 자전거 두 대를 연결해 2인승 자전거를 만드는 부품들 역시 제작 생산하고 있다.
페가수스(P'gasus)
‘페가수스’는 포르셰 디자인 스튜디오(Porsche Design Studio)가 내놓은 휠체어 콘셉트로, 앉은 자세나 선 자세 모두로 사용하도록 키를 조절할 수 있다. 이러한 키높이 조절 디자인과 자동차를 연상시키는 스타일리시한 매력을 통해, 휠체어 사용자가 갖는 기존의 이미지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바퀴가 세 개이며, 사용자의 무게 중심에 따라 균형을 잡을 수 있는 회전 센서가 부착되어 있다.
트레키네틱(Trekinetic)
‘트레키네틱’은 어떤 지형에나 적합한 수동식 휠체어로, 뒷바퀴를 더해 안정성을 배가시킨 것이 특징이다. 탄소섬유로 만든 버킷형 좌석이 부착되어 있으며, 운행 및 제동 장치는 손으로 조종하게 되어 있다. 또한 필요할 경우, 우산 같은 덮개를 더해 비를 피할 수도 있게 하였다. 무게는 약 9kg 정도로 가벼우며, 튼튼한 타이어가 어떠한 지면 상태도 소화한다. 접었다 펴는 데 단 8초면 되기 때문에, 자동차에 싣고 다니며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
가정용 요양 의자
크리스텐 할터(Christen Halter)가 디자인한 이 휠체어는 선 자세, 앉은 자세, 누운 자세 그 어느 자세로도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휠체어이다. 네 개의 바퀴가 아래 부분에 달려 있으며, 좌석 부위로 접어 넣을 수 있는 발받침대가 구비되어 있다. 큰 바퀴에는 손잡이가 부착되어 있어 사용자 스스로 손쉽게 움직일 수 있다. 좌석 부분만 따로 떼어내 좌석형 승강기(stair-lift)에 부착해 사용할 수도 있어, 이동의 편리함을 더하였다. 좌석 부분은 하이테크 재료로 제작해, 안락함을 더함은 물론 사용자의 자세에도 얼마든지 맞출 수 있게 하였다.
워킹 로봇 휠체어
이 휠체어의 콘셉트는 첨단 로봇 공학과 거미의 걷는 동작을 접목한 것으로, 일본 로봇 박람회에서 일반에 첫 선을 보였다. 네 개의 다리가 달려 있으며, 윗부분에는 앉아서 조종할 수 있는 충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걸어 다니는 로봇의 발을 통해 사용자는 어디든 원하는 데로 이동할 수 있다. 휠체어용으로 제작된 것은 아니지만, 휠체어 목적으로 사용한다 해도 효과 만점일 기계 장치이다.
평형 스포츠 휠체어(balance sport wheelchair)
에릭 라르손(Eric Larson), 리키 비들(Ricky Biddle), 벤 샤오(Ben Shao), 오스틴 클리프(Austin Cliffe)가 함께 디자인한 이 휠체어는 농구 같은 휠체어 스포츠용으로 제작된 것이다. 경기 중 선수들은 손으로 직접 휠체어를 움직이고 공까지 다뤄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 손을 쓰지 않고도 휠체어를 조종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다. 즉 손을 쓰지 않고도 휠체어를 세우거나 회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공의 핸들링에 장해를 받지 않고 휠체어를 보다 자유롭게 컨트롤할 수 있다. 사용자가 휠체어를 회전시키고 세우거나 몸을 기대는 동작에 따라 작동하는 휠체어이다.
로뎀 휠체어(Rodem Wheelchair)
‘로뎀’은 일본에서 탄생한 새로운 최첨단 휠체어로, 일본에서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노령 인구를 위해 제작된 것이다. 휠체어라기보단 스쿠터를 연상시키는 외관이지만, 사용자가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다. 안장처럼 생긴 뒤쪽 좌석에 올라탄 뒤, 앞쪽 상단의 핸들이나 소형 조이스틱을 이용해 조종할 수 있다. 앞쪽 덮개 밑에 장착된 전동 모터를 이용해 움직인다. 눈에 띄는 독특한 외관이 모든 휠체어 이용자들의 취향에 맞지는 않을 수도 있겠지만, 좌석의 스타일이나 손쉬운 작동법은 다른 휠체어의 디자인에도 적용 가능해 보인다.
아이봇(iBot)
‘아이봇’은 1인용 이동 수단 ‘세그웨이(Segway)’를 개발하기도 했던 발명가 딘 카멘(Dean Kamen)이 탄생시킨 휠체어이다. 세그웨이와 동일한 균형 메커니즘을 이용한 휠체어로, 제2의 바퀴 둘이 달려 있어 경사로나 계단도 올라갈 수 있다. 비장애인의 동작과 똑같은 방식으로 계단을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조종의 어려움을 염려할 필요도 없다. 또한 선 자세처럼 높은 키높이의 디자인이지만 앉은 자세로도 이용할 수 있다. 획기적인 기술의 휠체어이지만, 아쉽게도 더 이상 판매는 하지 않고 있다.
클래식 디자인 휠체어
디자이너 데이비드 폼파(David Pompa)가 탄생시킨 이 클래식한 디자인의 휠체어는 베슬 센터(Vassal Centre)의 의뢰 하에 선보인 ‘포괄적 오브제(Inclusive Objects)’ 시리즈의 일환이다. 폼파는 우리 사회의 배타적 영역으로서의 디자인 아이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쟁점을 제기하기 위해 그는 임스 부부의 라운지 체어 같은 디자인 고전이나, 다양한 앤티크 의자에 휠체어 바퀴를 부착하였다. 콘셉트 단계의 디자인이지만, 의자 디자인과 휠체어 디자인의 상반된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스탠딩 휠체어
호주 멜버른 모나시 대학(Monash University)의 디자인학도 제이크 이디(Jake Eadie)가 졸업 작품으로 준비 중인 휠체어이다. 앉은 자세로 올라타 서 있는 높이로 휠체어의 키를 높일 수 있다. 비장애인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게 함으로써, 휠체어 이용자에 대한 기존의 통념에 도전을 가하고자 하는 디자인이다. 튼튼한 버팀대와 후면의 지지대를 통해, 사용자의 키높이를 위 아래로 조절할 수 있다.
스즈키 미오(Suzuki Mio)
연료 전지를 이용한 전동 휠체어로, 이용이 쉽고 간편하다. 납축 전지를 이용한 스즈키 사의 기존 모델보다 장거리를 소화할 수 있어, 1회 충전으로 40 km를 운행할 수 있다. 넉넉한 크기의 팔걸이가 안전 장치로도 기능하며, 망사형 직물로 만든 좌석은 안락함과 통기성을 높여준다. 계기판에는 대형 LCD 창이 있어, 연료 및 전력 상태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수소 에너지 자동차처럼 아직은 견본 단계에 머물러 있다.
태양열 휠체어
image copyright 2009 wenn.com
전동 휠체어를 탄다고 해서 친환경적 생활과 거리가 먼 것은 아니다. 평범한 일반 전동 휠체어에 소형 집열판을 부착한 이 태양열 휠체어는 기존의 방식대로 따로 충전을 할 필요가 없다. 전력이 다 소모될까 걱정할 것 없이 얼마든지 몰고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태양열 휠체어를 발명한 자오 톈윈은 부착식 태양 전지판을 개발해, 특허 취득 및 전세계 판매를 꾀하고 있다. 아래와 같이 영국의 한 장애인 여성이 발명한 100% 태양열 휠체어와, 대만에서 상품으로 개발된 태양열 휠체어도 있다.
MIT의 지능형 휠체어
photo: patrick gillooly
MIT의 연구자들이 개발 중인 이 최첨단 휠체어는 사용자의 목소리가 지시하는 대로 움직이는 자동 휠체어이다. 현재 니콜라스 로이(Nicholas Roy)와 세스 텔러(Seth Teller)가 함께 개발 중이다. 소프트웨어에 입력된 공간 정보에 따라, 목소리의 지시와 특정 장소를 연결시켜 작동하는 방식으로, 어느 지점으로 이동하라고 명령을 내리면, 조심스럽게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벽 같은 장애물에 부딪칠 염려도 없다. 아직 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자동 조종 기능을 어느 정도 갖추려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 상태이다. 모든 오류가 해결된다면, 휠체어 이용자들에게는 정말 유용한 기술이 될 것이다.
전차 휠체어(Chariot Wheelchair)
photo by liz roll
2륜 전차처럼 생긴 이 착용식 이동 수단은 엑스무버 홀딩스(Exmovere Holdings Inc.)가 개발한 신형 휠체어이다. 손으로 별도의 조작을 가하지 않아도 스스로 균형을 잡기 때문에, 비장애인처럼 자유롭게 타고 돌아다닐 수 있다. 하체 절단 수술을 받았거나 혼자 서 있는 데 어려움이 있는 이들을 위해 고안한 디자인으로, 몸통 및 엉덩이 부근의 센서를 통해 조종할 수 있다. 최소한의 물리적인 수고만을 요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원하는 지점이나 물건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몸체 하단에 위치한 배터리가 전력원이다.
탱크 휠체어(Tank Chair)
평범한 휠체어는 일반 도로를 다니기엔 충분할지 모르나, 울퉁불퉁하고 돌이 많은 곳에선 속수무책일 수 있다. 탱크 휠체어는 바로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높은 등받이 좌석과 레일식 바퀴가 달려 있어, 군사용 탱크처럼 거의 어떤 지면이라도 문제가 없다. 눈밭부터 모래밭까지 얼마든지 소화 가능한 휠체어이다. 이 탱크 휠체어를 개발한 기업에서는 일명 ‘스피드스터(Speedster)’란 이름의 휠체어 역시 생산하고 있는데, 더욱 강화된 모터와 크롬 바퀴 림을 자랑하는 휠체어이다.
http://www.tankcha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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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lated from designb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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