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여름, 스티브 오그본(Steve Ogborn)은 어느 날 자신이 즐겨 찾는 블로그인 인개짓(Engadget, 개인용 전자제품 애호가들을 위한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상상도 못할 장면을 목격했다. 웬 괴짜가 나와서 애플 사에서 막 출시한 따끈따끈한 신제품, 아이폰(iPhone)을 믹서기에 집어넣은 것이다! 동영상에 나오는 남자는 하얀 실험복에 고글을 쓰고 있었다. 믹서기에 들어간 아이폰은 말 그대로 먼지, 괴짜의 말대로라면 ‘아이스모크(iSmoke)'로 변해 버렸다.
[문제의 아이폰(iPhone)을 갈아서 아이스모크(iSmoke)를 만드는 동영상]
스티븐은 이를 보고 난 후 두 가지 일을 했다.
첫째, 동영상에서 언급한 웹사이트 윌잇블렌드닷컴(willitblend.com)을 방문해 하키 퍽(hockey pucks)이라든가 인조 다이아몬드 등 주방에서 거의 쓸 일이 없는 물건들이 아이폰을 갈았던 그 믹서기에서 갈리는 모습을 구경했다.
둘째, 머릿속으로 어떤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스티브 오그본의 아이들은 신선한 과일 등을 갈아서 얼려 만드는 스무디를 좋아했다. 그런데 갖고 있는 믹서기는 성능이 떨어졌다. mfo서 동영상에 나온 믹서기를 살펴보기 위해 윌잇블렌드닷컴에서 자세한 제품 설명을 읽어 보았다.
아이폰을 가루로 만들어버린 믹서기는 399달러였다.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조사해보았지만, 블렌드텍(Blendtec)의 399달러짜리 믹서기를 그보다 저렴한 가격이나 같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스티브는 과일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생각해 난생 처음으로 가장 비싼 믹서기를 그 사이트에서 주문했다.
스티브 오그본 같은 사람들이 많았다. 블렌드텍의 ‘이것도 갈릴까(Will It Blend?)' 시리즈가 유튜브 같은 사이트에 올라오면서 판매율은 20% 상승했다. 이런 마케팅 프로그램을 생각해낸 천재는 대체 누구일까?
블렌드텍의 마케팅 부장인 조지 라이트와 블렌드텍은 기본적으로 비디오 카메라와 몇 달러되지 않는 물건들을 이용해 소비자 브랜드를 창출했다. 물론 아이팟을 분쇄하는 데는 그보다 비용이 조금 더 들었겠지만, 통상적으로 TV 광고를 찍고 유포하는 데 드는 비용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직지혈인 금액이다. 블렌드텍은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그라운드스웰의 전파 능력을 활용했다. 조지 라이트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해법을 찾아 그라운드스웰과 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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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스웰(groundswell)은 본래 먼 곳의 폭풍으로 인해 생기는 큰 파도를 일컫는 말. 기업의 울타리를 벗어난 인터넷 공간에서 생긴 변화가 큰 파도가 되어 기업에 밀어 닥치는 새로운 트렌드로 이 용어를 재정의해 사용하고 있다.
>그라운드스웰, 네티즌을 친구로 만든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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