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로버트 랭던이 파리에서 초청 강의를 마치고 묵게 되는 호텔.
우아한 거리 플라스 방돔에 위치한 리츠 파리 전경.
호텔의 아버지라 일컫는 세자르 리츠(Cesar Ritz)가 플라스 방돔(Place Vendome) 15번지에 자리한 18세기에 지어진 맨션을 개조하여 1898년 6월 1일 문을 연 리츠 파리 호텔의 명성은 한마디로 대단하다.
최고의 VIP들을 비롯한 명사들이 이곳에 투숙 하였는데, 후일 에드워드 7세가 되는 영국 황태자,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러시아 공작과 이란의 왕이 이곳을 선택했다. 찰리 채플린도 리츠를 파리에서의 거주지로 삼았다.
우아한 거리 플라스 방돔에 위치한 리츠 파리 전경.
호텔의 아버지라 일컫는 세자르 리츠(Cesar Ritz)가 플라스 방돔(Place Vendome) 15번지에 자리한 18세기에 지어진 맨션을 개조하여 1898년 6월 1일 문을 연 리츠 파리 호텔의 명성은 한마디로 대단하다.
최고의 VIP들을 비롯한 명사들이 이곳에 투숙 하였는데, 후일 에드워드 7세가 되는 영국 황태자,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러시아 공작과 이란의 왕이 이곳을 선택했다. 찰리 채플린도 리츠를 파리에서의 거주지로 삼았다.
1898년 세자르 리츠 Cesar Ritz가 오픈한 호텔 리츠 파리 Hotel Ritz Paris의 명성은 형용할 어구가 마땅치 않을 정도다. 더불어 리츠 파리를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킨 계기는 아마도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그녀의 연인 알 파예드가 리츠에서 나와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일 것이다. 알 파예드에 의해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21세기의 리츠는 여전히 ‘왕들의 호텔, 호텔의 왕’이라는 별명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리치 ritzy라는 단어가 있다. 권위 있는 웹스터 사전에까지 올라 있는 이 단어는 ‘호화로운, 사치스러운, 패셔너블한, 우아한’ 등의 의미를 나타낸다. 바로 이 단어의 유래가 호텔 리츠 파리다. 리츠의 시작은, 스위스 산악 지대의 작은 마을인 니더발트 Niederwald에서 태어난 세자르 리츠가 14세 때 소믈리에의 견습생이 되면서부터다. 야망을 품은 소년은 뛰어난 기억력과 인간 관계에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웨이터에서부터 호텔리어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룰 결심을 한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들이 집처럼 느낄 수 있는 호텔을 만들고야 말겠다’고.
(왼)샤넬 스위트에는 코코 샤넬이 직접 상하이 등지에서 구입해 온 중국 가구들이 현재까지 잘 보존되어 있다. (오)고정 고객인 유명인의 이름을 붙인 방들이 많다. 사진은 엘튼 존 스위트 .
고객들이 만드는 이야기, 역사, 전설
플라스 방돔 Place Vendome 15번지에 자리한 18세기에 지어진 맨션을 개조하여 1898년 6월 1일 문을 연 리츠 파리는 일약 센세이션의 대상이 되었다. 정상의 자리에 있던 은행가들을 비롯한 유럽 사교계가 이곳으로 몰려들었고, 대서양 건너 신대륙에서 몰려온 신흥 부자들도 있었다. 후일 에드워드 7세가 되는 영국 황태자,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러시아 공작과 이란의 왕이 이곳을 선택했다. 리츠 파리에 투숙했던 손님들의 입을 통하여 세자르 리츠는 자신의 꿈이 이루어졌음을 증명해 보였다. 칼 라거펠트는 코코 샤넬 스위트를 보고 “이건 내 집이야”라고 외쳤고, 패션 디자이너인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리츠는 파리의 내 집”이라고 말했다. 찰리 채플린도 리츠를 파리에서의 거주지로 삼았다.
이처럼 리츠 파리에 얽힌 유명인들의 일화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이 호텔의 주인인 알 파예드뿐만 아니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리츠 파리 건물 가운데 일부가 부상병들을 수용하는 병원으로 전용되었다. 리츠의 유명 고객들 가운데 한 사람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1944년 파리가 탈환되었을 때 4년간 독일군에 의해 점령당했던 리츠 파리를 해방시킨 연합군 가운데 한 명이기도 했다. 현재 리츠 파리에는 그의 이름을 붙인 ‘헤밍웨이 바 The Hemingway Bar’가 있다. 헤밍웨이 바는 이 유명한 미국인 작가가 자신의 군대 시절 친구를 위해 마티니를 주문하던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이혼녀와 사랑에 빠져 왕위를 포기한 영국의 윈저 공과 심프슨 부인 또한 리츠의 유명한 게스트였다. 이들의 이름을 붙인 윈저 스위트룸에는 두 사람의 초상화가 걸려 있고, 은은한 푸른빛이 감도는 영국 저택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인생의 절반에 해당하는 37년을 리츠 파리에서 살고 생을 마감한 사람이 바로 코코 샤넬이다. 그녀는 1937년부터 1971년까지 리츠 파리에 둥지를 틀고 바로 길 건너에 있던 자신의 숍으로 출퇴근을 하다시피 했는데, 그녀의 완벽주의에 걸맞는 호텔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름을 붙인 샤넬 스위트는 침실 두 개와 거실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는 코코 샤넬이 직접 상하이에서 가져온 중국의 오리지널 가구들이 현재도 보존되어 있다. 샤넬 스위트뿐만 아니라 리츠 파리의 모든 욕실의 커튼과 욕실 용품에는 복숭아색이 사용되었다. 세자르 리츠는 복숭아색이야말로 목욕한 직후의 여성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도록 만들어주는 색이라고 여겨 특별한 감각을 발휘했다. 세계적인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샤넬 스위트를 애용한다.
리츠의 고객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은 소시민들에게도 리츠 파리는 친숙한 곳이다. 영화나 소설 속에서 수차례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설가 F. 스콧 피츠제럴드는 리츠 바를 빈번하게 드나들면서 리츠를 다이아몬드에 비유했다. 빌리 와일더 감독의 영화 <오후에는 사랑하세요? Love in the Afternoon?>에서 오드리 헵번과 게리 쿠퍼가 두 뺨을 맞대고 바이올린 음악에 맞춰 로맨틱한 춤을 추던 곳 역시 리츠 파리다. 애슐리 주드와 케빈 클라인이 촬영 중인 영화 <이것들 중 단 하나 Just One of Those Things>의 배경 중 일부도 리츠 파리의 프랑스풍 안마당과 볼룸, 객실로 꾸며진다.
(왼)챔버 스위트. (오)헤밍웨이 바는 작가가 이곳을 즐겨 찾던 시절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카르티에보다 리츠에서의 파티가 낫죠
지난 1979년 모하메드 알 파예드 일가가 리츠를 매입하면서 세자르 리츠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새로운 리츠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집트 출신의 사업가로 영국에 본거지를 둔 알 파예드는 심미주의자이자 우아함을 숭상하며, 세자르 리츠처럼 완벽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알 파예드는 2억5000만 달러를 투입, 무려 9년에 걸친 레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완비한 리츠를 탄생시켰다. 리츠의 전설을 다시금 현실 세계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 그가 투자한 금액은 리츠를 여덟 번이나 통째로 사고도 남는 액수다.
리츠에는 총 162개의 객실이 있고, 이들 가운데 55개가 스위트룸이다. 한 호텔의 스위트룸 숫자로는 어마어마하다. 가장 크고 비싼 방은 임페리얼 스위트 The Imperial Suite다. 황실 가구로 치장한 거실, 베르사유 궁전 마리 앙투아네트의 침실을 본떠 만든 방, 프랑스 루이 15세의 정부였던 퐁파두르 부인 Marquise de Pompadour에게 헌정된 곳인 또 다른 침실에는 그녀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세계 각국의 최정상만을 위해 비워두는 이 방에 묵었던 유명인으로는 스페인 왕 알폰소 13세 Alfonso XIII와 모로코의 하산 왕,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 등이다.
새로운 주인을 맞은 리츠의 또 다른 변화는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큰 실내 수영장이 생긴 점이다. 로마 귀족의 목욕탕처럼 천장까지 이어진 커다란 열주가 웅장한 이 실내 수영장은 덮개를 덮고 패션쇼 등을 열기도 한다. 고상한 왕들의 거주지인 리츠 파리에 나이트럽을 만든다는 발상은 굉장한 모험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즐거운 한밤의 여흥도 웰빙의 필수 요소라는 점을 리츠는 간과하지 않았고, ‘리츠 클럽 The Ritz Club’은 투숙한 고객들뿐만 아니라 파리지앵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가 되었다. 영국 출신의 유명한 예술 애호가 엘사 맥스웰 Elsa Maxwell이 “카르티에 같은 보석류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아니오, 리츠에서의 파티를 더 좋아해요”라고 한 말은 리츠가 단지 화려한 객실과 편안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곳만이 아닌 즐거움을 주는 곳으로 알려지게 된 일화. 알 파예드의 ‘리츠 왕국’은 이러한 점에 보다 충실하다.
(왼)에스파동 레스토랑의 천장은 하늘처럼 만들어져, 천상에서 식사를 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레노베이션을 거친 리츠 파리의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가 실내 수영장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실내 수영장으로 손꼽힌다.
여성들에게 호소하는 고도의 감성 마케팅
리츠를 굳이 성별로 나누자면 여성임에 틀림없다. 리츠의 유명한 요리사인 오귀스트 에스코피에 Auguste Escoffier는 자신의 요리에 여성들의 이름을 붙이는 것을 즐겼다. 한번은 호주 가수인 넬리 멜바를 위하여 아이스크림과 복숭아를 섞은 디저트를 만들고 ‘복숭아 멜바 Peach Melba’라는 의미의 ‘라 페체 멜바 La Beche Melba’라 명명했다. 이 디저트는 신선한 복숭아와 아이스크림을 밑에 깔고 그 위에 라즈베리와 시럽을 곁들인 다음 은을 입힌 아몬드로 장식한 것으로, 후일 세계적인 디저트가 되었다. 또한 세자르 리츠의 뒤를 이은 호텔 디렉터의 딸 엘렌 엘르 Helene Elles의 결혼식을 위해 만든 ‘아름다운 엘렌의 배’라는 의미의 ‘푸아+R10 벨 엘렌 Poire Belle Helene’도 유명한 디저트 가운데 하나.
세자르 리츠는 이미 100년도 전에 여성들이 소비의 주체가 될 것임을 인식한 훌륭한 마케터였다. 그는 호텔을 장식하고 집기류를 마련하면서 항상 여성의 취향과 욕구를 먼저 고려했는데, 그의 아내인 마리 루이즈 Marie Louise의 역할이 컸다. 여성의 얼굴과 의상, 보석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해주는 은은한 조명, 곡선을 그리며 내려오는 계단까지도 그곳에서 등장하는 여성이 얼마나 근사하게 보일는지 치밀한 계산하에 꾸민 듯 하다. 우아한 차림으로 디너 테이블에 앉은 여성들을 번거롭게 하는 핸드백을 걸 수 있도록 의자 팔걸이 쪽에 핸드백 걸이를 설치한 배려도 섬세하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1930년대 초까지 리츠 파리의 ‘캄봉 바 The Cambon Bar’는 신사들에게만 문호를 개방했다는 것. 하지만 여배우 콘스탄스 베넷 Constance Bennet이 남자로 변장한 채 이곳에 출입하고, 세자르 리츠의 아들인 샤를 리츠와 호텔 디렉터이던 클로드 아우젤로의 아내들이 대담하게 캄봉 바에 자리를 잡고 앉는 일이 빈번해지자 1936년 호텔 측은 마침내 여성의 바 출입을 허용했다.
리츠 파리를 초창기부터 후원해 왔던 영국인 변호사 헨리 히긴스는 세자르 리츠에게 이렇게 말했다. “왕과 왕자들이 자네를 부러워할 거야. 자네는 그들에게 제대로 사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으니 말일세.” 불경기로 객실 점유율이 낮았던 시기에도 600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유지하며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 리츠 파리의 명성은 10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대로다. 리츠의 콧대 높은 자부심은, ‘세상 사람들에게 천국은 한 가지 이상의 모습일는지 몰라도, 리츠는 단 하나’라고 할 정도로 강하다. 그래서, 리츠 파리에 ‘베스트’라는 말은 충분하지 않다.
문의: (33) 1 43 16 30 30 홈페이지: www.ritzparis.com
리치 ritzy라는 단어가 있다. 권위 있는 웹스터 사전에까지 올라 있는 이 단어는 ‘호화로운, 사치스러운, 패셔너블한, 우아한’ 등의 의미를 나타낸다. 바로 이 단어의 유래가 호텔 리츠 파리다. 리츠의 시작은, 스위스 산악 지대의 작은 마을인 니더발트 Niederwald에서 태어난 세자르 리츠가 14세 때 소믈리에의 견습생이 되면서부터다. 야망을 품은 소년은 뛰어난 기억력과 인간 관계에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웨이터에서부터 호텔리어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룰 결심을 한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들이 집처럼 느낄 수 있는 호텔을 만들고야 말겠다’고.
(왼)샤넬 스위트에는 코코 샤넬이 직접 상하이 등지에서 구입해 온 중국 가구들이 현재까지 잘 보존되어 있다. (오)고정 고객인 유명인의 이름을 붙인 방들이 많다. 사진은 엘튼 존 스위트 .
고객들이 만드는 이야기, 역사, 전설
플라스 방돔 Place Vendome 15번지에 자리한 18세기에 지어진 맨션을 개조하여 1898년 6월 1일 문을 연 리츠 파리는 일약 센세이션의 대상이 되었다. 정상의 자리에 있던 은행가들을 비롯한 유럽 사교계가 이곳으로 몰려들었고, 대서양 건너 신대륙에서 몰려온 신흥 부자들도 있었다. 후일 에드워드 7세가 되는 영국 황태자,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러시아 공작과 이란의 왕이 이곳을 선택했다. 리츠 파리에 투숙했던 손님들의 입을 통하여 세자르 리츠는 자신의 꿈이 이루어졌음을 증명해 보였다. 칼 라거펠트는 코코 샤넬 스위트를 보고 “이건 내 집이야”라고 외쳤고, 패션 디자이너인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리츠는 파리의 내 집”이라고 말했다. 찰리 채플린도 리츠를 파리에서의 거주지로 삼았다.
이처럼 리츠 파리에 얽힌 유명인들의 일화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이 호텔의 주인인 알 파예드뿐만 아니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리츠 파리 건물 가운데 일부가 부상병들을 수용하는 병원으로 전용되었다. 리츠의 유명 고객들 가운데 한 사람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1944년 파리가 탈환되었을 때 4년간 독일군에 의해 점령당했던 리츠 파리를 해방시킨 연합군 가운데 한 명이기도 했다. 현재 리츠 파리에는 그의 이름을 붙인 ‘헤밍웨이 바 The Hemingway Bar’가 있다. 헤밍웨이 바는 이 유명한 미국인 작가가 자신의 군대 시절 친구를 위해 마티니를 주문하던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이혼녀와 사랑에 빠져 왕위를 포기한 영국의 윈저 공과 심프슨 부인 또한 리츠의 유명한 게스트였다. 이들의 이름을 붙인 윈저 스위트룸에는 두 사람의 초상화가 걸려 있고, 은은한 푸른빛이 감도는 영국 저택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인생의 절반에 해당하는 37년을 리츠 파리에서 살고 생을 마감한 사람이 바로 코코 샤넬이다. 그녀는 1937년부터 1971년까지 리츠 파리에 둥지를 틀고 바로 길 건너에 있던 자신의 숍으로 출퇴근을 하다시피 했는데, 그녀의 완벽주의에 걸맞는 호텔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름을 붙인 샤넬 스위트는 침실 두 개와 거실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는 코코 샤넬이 직접 상하이에서 가져온 중국의 오리지널 가구들이 현재도 보존되어 있다. 샤넬 스위트뿐만 아니라 리츠 파리의 모든 욕실의 커튼과 욕실 용품에는 복숭아색이 사용되었다. 세자르 리츠는 복숭아색이야말로 목욕한 직후의 여성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도록 만들어주는 색이라고 여겨 특별한 감각을 발휘했다. 세계적인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샤넬 스위트를 애용한다.
리츠의 고객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은 소시민들에게도 리츠 파리는 친숙한 곳이다. 영화나 소설 속에서 수차례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설가 F. 스콧 피츠제럴드는 리츠 바를 빈번하게 드나들면서 리츠를 다이아몬드에 비유했다. 빌리 와일더 감독의 영화 <오후에는 사랑하세요? Love in the Afternoon?>에서 오드리 헵번과 게리 쿠퍼가 두 뺨을 맞대고 바이올린 음악에 맞춰 로맨틱한 춤을 추던 곳 역시 리츠 파리다. 애슐리 주드와 케빈 클라인이 촬영 중인 영화 <이것들 중 단 하나 Just One of Those Things>의 배경 중 일부도 리츠 파리의 프랑스풍 안마당과 볼룸, 객실로 꾸며진다.
(왼)챔버 스위트. (오)헤밍웨이 바는 작가가 이곳을 즐겨 찾던 시절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카르티에보다 리츠에서의 파티가 낫죠
지난 1979년 모하메드 알 파예드 일가가 리츠를 매입하면서 세자르 리츠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새로운 리츠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집트 출신의 사업가로 영국에 본거지를 둔 알 파예드는 심미주의자이자 우아함을 숭상하며, 세자르 리츠처럼 완벽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알 파예드는 2억5000만 달러를 투입, 무려 9년에 걸친 레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완비한 리츠를 탄생시켰다. 리츠의 전설을 다시금 현실 세계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 그가 투자한 금액은 리츠를 여덟 번이나 통째로 사고도 남는 액수다.
리츠에는 총 162개의 객실이 있고, 이들 가운데 55개가 스위트룸이다. 한 호텔의 스위트룸 숫자로는 어마어마하다. 가장 크고 비싼 방은 임페리얼 스위트 The Imperial Suite다. 황실 가구로 치장한 거실, 베르사유 궁전 마리 앙투아네트의 침실을 본떠 만든 방, 프랑스 루이 15세의 정부였던 퐁파두르 부인 Marquise de Pompadour에게 헌정된 곳인 또 다른 침실에는 그녀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세계 각국의 최정상만을 위해 비워두는 이 방에 묵었던 유명인으로는 스페인 왕 알폰소 13세 Alfonso XIII와 모로코의 하산 왕,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 등이다.
새로운 주인을 맞은 리츠의 또 다른 변화는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큰 실내 수영장이 생긴 점이다. 로마 귀족의 목욕탕처럼 천장까지 이어진 커다란 열주가 웅장한 이 실내 수영장은 덮개를 덮고 패션쇼 등을 열기도 한다. 고상한 왕들의 거주지인 리츠 파리에 나이트럽을 만든다는 발상은 굉장한 모험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즐거운 한밤의 여흥도 웰빙의 필수 요소라는 점을 리츠는 간과하지 않았고, ‘리츠 클럽 The Ritz Club’은 투숙한 고객들뿐만 아니라 파리지앵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가 되었다. 영국 출신의 유명한 예술 애호가 엘사 맥스웰 Elsa Maxwell이 “카르티에 같은 보석류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아니오, 리츠에서의 파티를 더 좋아해요”라고 한 말은 리츠가 단지 화려한 객실과 편안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곳만이 아닌 즐거움을 주는 곳으로 알려지게 된 일화. 알 파예드의 ‘리츠 왕국’은 이러한 점에 보다 충실하다.
(왼)에스파동 레스토랑의 천장은 하늘처럼 만들어져, 천상에서 식사를 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레노베이션을 거친 리츠 파리의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가 실내 수영장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실내 수영장으로 손꼽힌다.
여성들에게 호소하는 고도의 감성 마케팅
리츠를 굳이 성별로 나누자면 여성임에 틀림없다. 리츠의 유명한 요리사인 오귀스트 에스코피에 Auguste Escoffier는 자신의 요리에 여성들의 이름을 붙이는 것을 즐겼다. 한번은 호주 가수인 넬리 멜바를 위하여 아이스크림과 복숭아를 섞은 디저트를 만들고 ‘복숭아 멜바 Peach Melba’라는 의미의 ‘라 페체 멜바 La Beche Melba’라 명명했다. 이 디저트는 신선한 복숭아와 아이스크림을 밑에 깔고 그 위에 라즈베리와 시럽을 곁들인 다음 은을 입힌 아몬드로 장식한 것으로, 후일 세계적인 디저트가 되었다. 또한 세자르 리츠의 뒤를 이은 호텔 디렉터의 딸 엘렌 엘르 Helene Elles의 결혼식을 위해 만든 ‘아름다운 엘렌의 배’라는 의미의 ‘푸아+R10 벨 엘렌 Poire Belle Helene’도 유명한 디저트 가운데 하나.
세자르 리츠는 이미 100년도 전에 여성들이 소비의 주체가 될 것임을 인식한 훌륭한 마케터였다. 그는 호텔을 장식하고 집기류를 마련하면서 항상 여성의 취향과 욕구를 먼저 고려했는데, 그의 아내인 마리 루이즈 Marie Louise의 역할이 컸다. 여성의 얼굴과 의상, 보석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해주는 은은한 조명, 곡선을 그리며 내려오는 계단까지도 그곳에서 등장하는 여성이 얼마나 근사하게 보일는지 치밀한 계산하에 꾸민 듯 하다. 우아한 차림으로 디너 테이블에 앉은 여성들을 번거롭게 하는 핸드백을 걸 수 있도록 의자 팔걸이 쪽에 핸드백 걸이를 설치한 배려도 섬세하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1930년대 초까지 리츠 파리의 ‘캄봉 바 The Cambon Bar’는 신사들에게만 문호를 개방했다는 것. 하지만 여배우 콘스탄스 베넷 Constance Bennet이 남자로 변장한 채 이곳에 출입하고, 세자르 리츠의 아들인 샤를 리츠와 호텔 디렉터이던 클로드 아우젤로의 아내들이 대담하게 캄봉 바에 자리를 잡고 앉는 일이 빈번해지자 1936년 호텔 측은 마침내 여성의 바 출입을 허용했다.
리츠 파리를 초창기부터 후원해 왔던 영국인 변호사 헨리 히긴스는 세자르 리츠에게 이렇게 말했다. “왕과 왕자들이 자네를 부러워할 거야. 자네는 그들에게 제대로 사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으니 말일세.” 불경기로 객실 점유율이 낮았던 시기에도 600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유지하며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 리츠 파리의 명성은 10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대로다. 리츠의 콧대 높은 자부심은, ‘세상 사람들에게 천국은 한 가지 이상의 모습일는지 몰라도, 리츠는 단 하나’라고 할 정도로 강하다. 그래서, 리츠 파리에 ‘베스트’라는 말은 충분하지 않다.
문의: (33) 1 43 16 30 30 홈페이지: www.ritzpar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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