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한 넥타이로 한 껏 멋을 낸 시장님, 이 도시는 다들 아는 "부동산 공포"속에 있습니다.
이른바 911사태. 2001년 9월 11일 뉴욕 시의 모든 사람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 뉴욕의 모습은 마치 쿠데타 직후처럼 기묘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모퉁이마다 주차된 자동차나 열려 있는 트럭 문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는데, 그렇게 모여 있는 사람들 열 명 중 한 명은 허연 먼지 가루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의 두려움을 이해한다면 그가 원하는 것을 알게 된다.’는 속담이 있는데, 뉴욕 사람들은 굉장히 개인적이지만, 그날만큼은 모두 동일한 두려움을 느꼈고, 그런 두려움을 가라앉혀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즉 공감을 원했는데, 그때 생각지도 않았던 뉴욕시장인 루디 줄리아니(Rudy Giuliani)가 그 역할을 해주었다.줄리아니 시장은 어떻게 보면 공감보다는 공격적인 사람으로 더 잘 알려져 있었다. 그는 범죄와의 전쟁에서 엄청난 대중적 지지를 받았지만, 9.11 테러가 일어나기 1년 전, 지지율은 상당히 낮았다. 아마 그는 상원의원 입후보와 대중의 지지급락, 논란이 되는 이혼과 전립선암의 투병 등으로 인해 괴로워하고 있었음에 틀림없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투병에 동정심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가 뉴욕시민을 돌보거나 이해하고 있다고는 확신하지 못했다. 즉 그에 대한 우리의 신뢰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9.11을 겪으면서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었고, 만약 지난 선거에 나왔다면 3선에 성공했을 것이며, 이제 그는 어디든 나타나면 기립박수를 받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줄리아니 시장에 대한 우리의 감정을 호의적으로 바꾼 것일까?
그날 사고 현장에 나타나 열심히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훌륭해 보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신의를 얻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사건 당일 오후 늦게까지 계속된 기자회견에서 시장은 사망자 숫자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어떻게 답변을 하든지 받아들여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즉 짧게 ‘모른다’고 하거나 정부기관 책임자들에게 대답을 떠넘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한숨을 내쉬며 아래 위를 쳐다본 후,“최종 사망자 수가 얼마에 이를지 모릅니다. 단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이상이 될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는데, 그는 이 짧은 문장 -단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이상이 될 것입니다- 으로 우리의 신뢰를 얻었다. 왜냐하면 그는 1,200만 명이라는 인구 수 만큼의 다양성과 불일치성을 보이는 뉴욕시민 모두의 감정을 이해하는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우리의 두려움도 다소 완화되었는데, 왜냐하면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지만, 우리 곁에서 올바른 일을 해줄 지도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 [CEO가 원하는 한 가지 능력 ] 중에서
2006년 12월. 오늘의 서울은 지난 2001년 9월 11일의 공포처럼, 귀를 기울이고 위기를 극복해줄 지도자를 찾는 형국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서울 전 지역이 투기지역으로 고시되었지만, 어디에서도 서울시장의 지도력을 보지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내부 갈등을 잠재우고 나설 것인가? 뉴욕만큼이나 발전된 서울의 시민은 여전히 우리 곁에서 올바를 일을 해줄 지도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싶어한다.
[CEO가 원하는 한 가지 능력] 책은 경험이라는 남들의 소장보물을 간결하고 명쾌하게 정리하고 있다. 아랫사람을 한 사람이상 둔 사람이나, 아랫사람을 두고 잘 이끌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 중에 하나 (★★★★, ★5개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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