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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준비하는 재테크-053] 지나쳐 보이는 시상품을 내놓은 금융회사들, 본래 업종을 잊은 것이지?

by Retireconomist 2011. 5. 11.



스마트폰의 유행은 가히 세계적이며 시니어의 마음마저 흔들어 놓고 있다.


해마다 시니어가 나오는 뉴스거리가 있다. '핸드폰으로 손자에게 생전 처음 보내서 하늘을 나는 것 같다.'라고 시니어가 환하게 웃는 장면이다. '어르신에게 문자 보내는 법 알려 드리는 봉사'가 이동통신사 직원들과 함께 막강한 홍보력에 실려 재방송하듯 TV 단골 뉴스로 나온다. 반복하기를 10년은 된 것 같다. 이제 바꿀 때도 되었는데, 올해도 역시 5월 중에 한 번씩은 3대 지상파 TV를 통해서 나오기 십상이다.


고객발굴의 한계에 도달한 통신사는 어린이에게 접근했다가는 '코 묻은 돈'까지 벌려고 한다는 비난을 받을까 걱정도 되니, 시니어에게 접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올해부터는 시니어를 문자도 못 보내는 대상에서 시야를 바꿀지 모르겠다.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단말기도 나오고, 정액요금도 효도폰 보다는 훨씬 비싸니 말이다.


더구나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에는 예전에 있었던 TV나 사진 찍는 기능에 세상과 소통하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 함께 작동할 수 있으니, 처음 조작하고 등록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통과의례만 거치면 얼마나 유용한 것인지 손에서 떼어놓기 싫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물론 노안을 고려해서 글자 키우기 기능 같은 상상할 수 있는 기능은 일찌감치 충분히 준비되어 있다.


어쩌다 스마트폰을 들고 모임에 나가면 주변에서 수많은 시니어들이 관심을 보여 단박에 주인공이 되어버리는 일도 있다고 하니 스마트폰은 젊은이 전용폰이라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없는 시절이 되었다. 스마트폰이 시니어가 갖고 싶은 전화기로 바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약금 걱정 없이 새로운 스마트폰으로 바꾸세요.' 당장 바꾸고 싶어도 기존의 단말기 위약금이 문제인데, 위약금 걱정 없이 스마트폰으로 바꾸라는 광고문구를 접하면 누구도 유혹당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뉴스에 단말기 할부금과 최대 수십만 원의 단말기 위약금을 지원해주면서 최신 스마트폰으로 바꾸어준다는 문구가 등장했다. 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기다리고 있던 바. 이동통신사 대리점의 광고가 절대 아니다. 국내 굴지의 금융회사가 내놓은 마케팅 광고이다.



▲ 발만 보아서 어찌 실체를 알겠습니까? 본질을 보여주세요. / 시니어파트너즈 김형래 상무 제공


금융회사입니까? 아니면 이동통신사입니까? 해지 위약금까지 지원!


덧붙여서 우수한 투자자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도 공유할 수 있고, 투자 대가들의 기준으로 선택한 종목을 추천해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해 준다고 하니, 금상에 첨화다. 조건이 있다. 월간 300만 원 이상 거래하는 고객 2천 명 한정이다. 또 다른 금융회사에서는 매월 100만 원 이상 거래 시에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 단말기까지 제공한다는 것이다. 고객을 끌어와야 회사가 유지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지만, 금융회사인지, 이동통신회사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아마도 몇몇 대형사가 추진하니, 뒤따라 다른 금융회사들도 더 많은 혜택으로 뒤따라 행사를 벌일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수억 원대의 시상품을 걸고 행사를 주최한 곳은 백화점? 아니요! 금융회사.


몇백만 원의 주식투자 자금으로 '잘' 하면 대형, 중형 승용차를 받을 수 있다. 상금도 1천만 원까지 준단다. 거기에 추첨으로 스마트 TV에 디지털카메라, 상품권도 지급하고, 새 손님에게는 교환권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곳은 백화점이나 가전제품 양판점이 아니라, 금융회사이다.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법이 정하는 범위에서 사은품을 내걸고 진행하는데 무슨 방해의도냐고 반문할지 모르나, 고객이 사은품에 한 눈이 팔려 과도한 매매를 유발하거나 건전하게 투자하는 선의의 고객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 과연 이런 행사가 필요한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이 또한 10년이 넘도록 똑같은 방식으로 되풀이된 마케팅 방식이다. 다른 나라에서 이것과 유사한 금융회사의 마케팅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창의성은 인정된다.


금융회사의 본업이 무엇인지? 감독 당국은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금융회사 한쪽에서는 도덕 불감증으로 인출제한을 어기고 불법 출금한 사실로 금융감독 기관이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고, 수백만 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되어 개인 신용정보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는 현실과 너무 대조적이지 않을 수 없다. 금융회사 한쪽이 어려운 처지에 처해있다고 해서 다른 한쪽도 똑같이 어려워지라는 법은 없으나, 이참에 금융회사의 본업과 본질에 대해서 숙고하는 것은 어떨까? 금융회사마다 내세운 고객 차별화 서비스가 이동통신사나 백화점을 닮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평소에 지체 높고 문턱 높은 금융회사가 그 비싼 스마트폰을 그냥 쥐여주는 것 같은 문구로 현혹하는 질 낮은 영업활동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 2011년 5월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시니어는 특히 주의해야 할 것.


김형래 (주)시니어파트너즈 상무. COO (hr.kim@your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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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5/09/20110509006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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