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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금융주의보-150] 엄홍길 대장도 나이 쉰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냈다.

by Retireconomist 2011. 5. 18.

산악인 영월 엄가 엄홍길은 히말라야 8천 미터 높이의 고봉을 16개 완등한 대장이라고 불리는 산 사나이이다. 그런데 히말라야의 등반과정은 성공이라는 결과만이 점철된 승리의 월계관만은 아니었다. 그가 도전한 기간은 두 번 강산이 변했을 법한 22년간이었고, 38회라는 도전에 따른 결과이다.

아마도 북한산을 수 백번 오르내리는 시니어가 있을법한 산타기를 유독 좋아하는 우리에게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도전을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안겨주고 있다. 우리는 정서적으로 실패 끝의 성공이라든지, 좌절을 극복한 인간 승리 그리고 육체적인 고통을 정신력으로 이겨낸 그런 누군가에게 매료되면 오래도록 수 십 번, 아니 수 백 번 반복되는 TV 시청도 귀찮지 않게 빠져들 수 있는 매력의 화신임을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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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스위스 인터라켄에 인접한 '융플라우', 전차로 올라도 숨이 찬 이곳 높이는 3,454m에 불과하다. 사진:김형래]

엄홍길 대장의 뒤를 잇는 많은 산악인이 있다. 악마의 붉은 성벽이라 불리는 탈레이사가르 북벽을 정복한 구은수 등반가가 있다. 거벽 등반가로 수직 암벽에만 매달려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길을 여는 고산 거벽 등반가 김세준, 또 다른 거벽을 등반하는 여성의 벽을 넘어서는 여성 등반가 이명희 등 많은 산악인이 새로운 미지의 자연과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또 그중에서는 더 많은 엄홍길 대장과 같은 존경의 대상이 될 것을 기대한다.

작은 키에 체력도 그리 강하지 못한 그가 혼자서 산에 올랐다면 아마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스스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어깨를 기대고,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은 채 어우러져 사는 삶, 그리고 자연 앞에 겸허해져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엄홍길 대장이 모든 등정에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 8,091m의 안나푸르나는 5번째 등정으로 성공을 맛볼 수 있었다. 이전의 네 번 등정은 실패였다. 그 가운데는 형제와 같은 셰르파가 목숨을 잃는 것을 바로 눈앞에서 보아야 했고, 안나푸르나 등정의 성공하고 하산하는 길에 후배 여성 산악인인 지현옥 씨가 실종되는 아픔도 겪었다. 그는 1960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난 50세대 초반의 시니어.

이렇게 산에서 등정만으로 인생의 황금기를 보낸 엄홍길 대장이 또 다른 세계에 도전장을 내 놓았다.

그는 16좌 등정의 산악인으로서 고생 끝에 즐거움을 한없이 누린다고 해도 누구 한 사람 비난할 일이 없을 터인데 탄탄대로의 엄 대장, 영예를 한몸에 안고 존경받는 산악인이지만, 함께 등반하면서 불의의 사고로 산에서 생명을 잃은 많은 산악인과 등반 안내인이 셰르파에 대한 회한의 감정을 늘 안고 있었다. 그래서 2008년 재단을 설립했다. 그 재단의 이름은 '엄홍길휴먼재단'

엄홍길 대장은 이러한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자연에 대한 사람을 실천하고자 뜻을 같이하는 분과 함께 재단법인을 설립한 것이다. 네팔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교육 및 의료지원 사업, 국내외 청소년 교육사업,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사업, 환경보호를 위한 환경사업을 추진하려는 목적으로 말이다. 첫 번째 사업으로 엄홍길 휴먼재단은 네팔 히말라야의 오지인 핑보체 마을에 초읃학교를 건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산악인으로서 최초로 재단을 설립한 것은 아니다. 지난 1953년 영국의 힐러리경이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고나서 부와 명예를 한 손에 거머쥘 수 있었지만, 자신에게 영광을 준 네팔 오지마을 사람들의 열악한 생활환경에 늘 가슴 아파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을 돌며 강연한 돈을 모아 네팔 오지마을에 학교와 교량 등을 건설하는 자선사업을 벌인 것이다.

아마도 엄홍길 대장도 이와 비슷한 동기로 엄홍길휴먼재단을 설립했으리라 생각된다. 발상의 먼저와 나중이 문제가 아니다. 인간이 행복할 때가 자신이 갖고 싶었던 것을 자기 손에 쥐었을 때라고 하고, 그보다 더 행복했을 때는 자신이 갖고 싶었던 것을 남에게 줄 때라고 한다.

나의 것을 늘려나가는 재테크만이 행복을 키워주는 것이 아니다.

이제 나의 욕심을 채우는 데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작아도 나눌 수 있을 때, 도울 수 있을 때 손을 벌리는 그들에게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제 더는 주변 사람의 눈치를 보지 말고, 깊은 마음에서 출발한 기부와 따뜻함을 서로 나누는 넒은 마음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엄홍길 대장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강연이 코앞에 다가왔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자.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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