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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준비하는 재테크-054] 잘 훈련된 '금융주치의'들의 최상의 서비스를 받는 방법

by Retireconomist 2011. 5. 13.


사회 진출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친한 친구가 내과 개업을 한다는 초청장을 보내왔다. 의사라는 전문가와는 아플 때 병원을 찾아도 어렵게 증상 몇 마디를 나누고는 궁금증을 없애지 못해 간호사에게 매달려 부족한 정보를 얻기 위해 무리하게 질문을 쏟아붓던 나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속쓰림이 증상이 있어도 감기에 걸려도 꼭 병원을 찾지 않고 전화 상담만으로도 꼭 치료를 받는 경우와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하는 경우까지 해결되어 건강관리가 아주 편해졌었다. 결혼을 하고는 아내까지 친구 병원에 다니게 되면서, 오랫동안 환자와 의사 간의 진료와 치료관계가 유지되다 보니 모친과 결혼한 누님들 가족들까지 모두 친구의 내과를 찾게 되었다. 내과 개업의였지만 아이들이 감기까지 치료해주는 아주 고마운 존재가 되었다.


그 친구를 우리 가족은 우리집 주치의라고 불렀다. 우리 가족은 건강에 관련된 모든 것을 내 친구와 상의했다. 심지어는 아내의 건강상태에 대해서 나보다 더 정확하게 알고 있을 정도였고, 위장이 약한 가족력까지 챙겨주고,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기 위한 조언까지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으니 금상첨화였다.


건강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 주치의가 필요하듯, 더 건전하게 재정관리를 위해서 '금융주치의'를 두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금융주치의'들 역시 투자자들을 만나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어려움에 봉착한다고 한다. 그것은 무엇이고 어떤 이유 때문일까?


금융주치의들을 보통 PB라고 부른다.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 이들의 시작은 스위스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것이 정설에 가깝다.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는 잦은 전쟁과 정국 불안 그리고 예상할 수 없는 급격한 인플레이션 등으로부터 자산을 유지하고 위험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스위스 은행들이 독점적으로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오랜 시간 전쟁이라는 큰 위험도 벌어지지 않고 세계경제는 팽창일로를 걷게 되면서 세계 각국의 눈부신 성장을 보이는 경제 주체들이 등장하면서 스위스 은행의 독점적 지위에서 벗어나서, 본질적으로 자산 종합관리 비즈니스로 자리매김하면서, PB들이 전세계 각국으로 퍼져 나가는 것이 현실이다.


여전히 스위스계 금융그룹이 강력한 위치를 점하고는 있지만, 세계적인 금융그룹 역시 그들의 세력을 확장시키고 있고, 고도로 훈련된 PB들을 우리 주변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금융주치의들이 하는 일은 자산을 지켜주는 것뿐만 아니라, 위험한 경제 상황을 극복해나가면서 증식을 이루어가는 것을 목표로 목표를 두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이 투자자들을 만나면서 겪게 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 의사에게 증상을 '진실'로 정확하게 알려주어야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 시니어파트너즈 김형래 상무 제공



'금융주치의'는 주치의사와 마찬가지로 고객의 자산상황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도움이 될 수 있다. 단순하게 금융상품 한 가지 가입을 해서 투자 결과를 기대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는 감기 증상으로 병원에서 며칠간의 투약처방을 받는 것으로 주치의가 있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자산이 많은 고객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줄여서 상담하거나, 자산이 적은 고객은 상대적으로 부풀려서 자산 규모를 알려주는 경우가 있을 때, 과연 최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물론 없다. 부의 형성과정에 대해서 정당성을 의심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문제이거니와 비밀을 지켜줄지에 대한 의심 또한 투자자들의 정직 보따리를 모두 풀어놓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자신의 자산은 누구에게 맡기기보다는 스스로 지키고 관리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경우가 그 원인이라고 보인다.


어느날 모든 것을 다 알려준다고 하더라도 '금융주치의'가 하루아침에 정답을 내어놓을 수도 없을 것이다.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것과 같이, PB에게도 자산관리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함께 시간을 가져가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투자자에게는 주치의 '선택'의 권한을 처음 거래에서 모두 행사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최종적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최상의 서비스를 받으려는 방법에 대한 정답을 찾는다면 그것은 다음의 명제로 설명된다.


'금융주치의'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받는 방법은 투자자 자신의 자산상황을 숨김없이 밝히는 것이다.


정말 실천하기 쉽지 않은 정답이다.


김형래 (주)시니어파트너즈 상무. COO (hr.kim@yourst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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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김형래가 작성한 것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5/11/201105110064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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